5년차 코웨이 코디인 50대 여성 이모씨는 지난 27일 대구시청 앞에서 동료 10여명과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했다. 피켓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구에 코로나19로 인한 코웨이 정수기 점검 중단하라. 생계대책도 마련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마스크와 유니폼(작업복)에는 코웨이 마크가 찍혔다.
이씨는 "지역 코디 2~3명이 (코로나19)걸렸다는 의혹이 있는데 회사는 알려주지 않는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방문점검을 재개하고 자율에 맡긴다고 하는데 사실상 영업압박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점검을 안가면 돈을 못 버는데 어떻게 자율이겠냐"면서 "지난 달 월급 99만원→이달 12만원→다음 달 0원이지만 돈보다 코로나에 걸릴까 더 무섭다"고 했다. 또 "하루에 20집씩 들어가는데 고객이 무슨 상태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냐"며 "이러다가 우리가 제2의 콜센터처럼 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구시가 코웨이에 영업을 중단시키든, 방역대책을 따로 만들든 방법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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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감염병 확진자의 70% 가량이 대구경북지역에 몰렸음에도 사측이 방문점검 업무 형태를 계속 가동시키는 탓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가습기 등 각종 렌털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웨이 특성상 코디(Coway Ladies.코웨이 레이디)라고 불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고객 집집마다 방문점검을 해야 한다. 코디는 기본적으로 렌털 방문 서비스 노동자라서 업무가 재개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떤 환경과 상태에 있는 고객의 집을 들어가는 지 본인들도 알 수 없다.
상황이 어려운 대구에 대해 코웨이는 2월 임시휴업 후 이달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대구 코디에게는 점검과 영업에 대해 자율 방침을 내놨다. 이달에 못하면 다음 달로 미루라는 뜻이다. 월 12,000원 마스크 구입비도 지급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사실상 영업압박"이라며 반발했다. 고용형태 탓이다.
실제 코웨이 코디 어플리케이션을 보면 달력에 점검해야 할 하루 평균 집 숫자가 20~50곳 정도 뜬다. 월 200~300곳 점검해야하는데 처리율은 0%다. 코로나 후 점검하지 않은 고객 이름과 번호가 주황색으로 떠있다. 일부 고객은 코디들에게 당분간 오지 말라고 말하지만 개인 선의로만 불안의 시기를 버틸 수 없는 노릇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웨이는 지난 26일 대구경북 코디들에게 50만원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영업과 점검을 하지 않은 코디와 1인 시위를 한 이들에게는 이마저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역시 뒷말을 낳고 있다.
한편, 코웨이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사에 질문과 연락처를 남겼지만 31일까지 전화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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