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현·칠성·산격동...보수·진보 다 뛰는 대구 '북구갑', 누구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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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민심르포-북구갑]
민주 이헌태·통합 양금희·정의 조명래·공화 김정준·배당금당 장금진·무소속 정태옥
"통합당 공천자" vs "보수 바꿔야"..."선거 무관심·고민" 속 '탈당' 정태옥, 평가 엇갈려

 
대구 '북구갑' 선거구는 고성동, 칠성동, 침산1~3동, 노원동, 산격1~4동, 복현1~2동, 대현동, 검단동 일대로, 지난 1985년 12대 총선 때 민주한국당 목요상(북구·동구) 후보의 당선 이후 35년 동안 '보수' 정당 후보만 당선된 곳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정태옥 후보가 53.7%를 얻어 무소속 권은희(24.3%)와 더불어민주당 이현주 후보(12.6%)를 누르고 당선됐다.
 
'북구갑' 총선 후보들...(사진 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헌태, 미래통합당 양금희, 정의당 조명래, (사진 아래, 왼쪽부터) 우리공화당 김정준, 국가혁명배당금당 장금진, 무소속 정태옥 후보 / 사진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북구갑' 총선 후보들...(사진 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헌태, 미래통합당 양금희, 정의당 조명래, (사진 아래, 왼쪽부터) 우리공화당 김정준, 국가혁명배당금당 장금진, 무소속 정태옥 후보 / 사진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번 21대 총선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헌태(57.전 매일신문 기자), 미래통합당 양금희(58.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정의당 조명래(55.정의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우리공화당 김정준(55.현 우리공화당 대변인), 국가혁명배당금당 장금진(58.국가혁명배당금당 당대표 특별보좌관), 정태옥(58.국회의원) 후보 등 6명이 등록했다. 후보 7명이 등록한 '동구을'에 이어 2번째로 많다.

기자는 '북구갑'에 있는 칠성종합시장, 산격종합시장, 복현오거리, 경북대학교북문, 신천 산책로, 산격대우아파트 단지 등 칠성동, 복현2동, 산격2동 일대에서 지난 25일과 29일 30여명의 시민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지난 2월 29일 기준 북구갑 전체 인구는 18만5,707명으로 복현2동이 2만7,906명으로 가장 많고 칠성동이 2만3,646명, 산격2동 1만1,494명이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그래도 통합당"이라거나 "대구는 보수"라며 '통합당 지지' 성향을 보였지만,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 정태옥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층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40대 이하 유권자들은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지만 지지정당 없이 "공약, 사람을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선택을 미루는 유권자도 많았다.

"공천받은 양금희"...'현역' 정태옥 평가 엇갈려

통합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당 공천을 받은 양금희 후보를 꼽았다. "통합당 공천자", "민주당 이기기 위해"라고 말해 후보 개인의 인지도보다 '소속 정당'이 영향을 더 미친 것으로 보였다. 산격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송모(51.복현2동)씨는 "당에서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양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에서 만난 이모(31.복현2동)씨도 "양금희가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양 후보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대구시 북구 칠성동 신천둔치 공원으로 나온 시민들 (2020.3.25)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 북구 칠성동 신천둔치 공원으로 나온 시민들 (2020.3.25)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통합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무소속 정태옥 후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유권자들은 대부분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 막말 논란과 '무소속 출마'에 정 후보를 비판한 반면, 정 후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유권자도 있었다.

산격대우아파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50대.산격2동)씨는 "막말로 당에 한 번 해를 끼친 사람이 무슨 낯으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느냐"며 "통합당에서 정당히 공천 받은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이모(59.산격 2동)씨도 "자기 당에 물을 먹였으면 안 나오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칠성시장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금모(52.대현동)씨는 "국회의원 계속 바꾸면 일 못한다"며 "정 후보 한 번 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격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류모(45.검단동)씨도 "한 번 현역 뛴 사람이다. 한  번 더 기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 지지자들은 망언 논란에 "잘못된 발언"이라면서도 대부분 "말실수"로 받아들였다. 정 후보는 지난 2018년 한 방송에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하거나 실직하면 부천 정도 갔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로 간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샀다.

"통합당 실망, 민주당 지지...무조건 보수, 바꿔야"

40대 이하 유권자 상당수는 민주당 이헌태 후보 지지의사를 보였다. 산격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43.복현2동)씨는 "나는 민주당 지지자"라며 "이헌태 후보는 사회운동도 오래한 사람, 이헌태 뽑겠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어모(33.침산1동)씨는 "통합당은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 실망스럽다"며 "민주당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산격동 산격종합시장 (2020.3.29)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 북구 산격동 산격종합시장 (2020.3.29)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진보정당 지지자도 있었다. 신천강변에서 만난 직장인 강모(44.복현2동)씨는 "민주주의는 다당제가 원칙이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당도 국회에 있어야 한다"면서도 "정의당이 세가 약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지정당과 관계없이 "대구의 보수세를 바꿔야 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경북대학교에서 만난 대학원생 김모(27.산격1동)씨는 "대구 보수세 강하다는 건 편견, 젊은 세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대우산격아파트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이모(49.산격1동)씨는 "무조건 통합당만 지지하는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며 "잘못을 하면 지적, 비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코로나 대처 잘해"...북구갑 숙원, '지하철 개통' 많아

하지만 상당수 유권자들은 "아직 결정을 못했다"거나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코로나로 신경 쓰지 못했다", "후보, 공약을 더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한 유권자도 있었다.

경북대학교에서 만난 직장인 박성환(33.산격2동)씨는 "대구라고 통합당만 뽑으려고 하진 않는다"며 "후보들 홍보물 보면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직장인 채모(35.복현2동)씨도 "아직 후보들 공약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공약과 후보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산격대우아파트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일현(35.산격1동)씨는 "이탈리아나 다른 선진국들은 봉쇄하고 있는데 한국은 봉쇄하거나 그러는 일은 없다"며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 은 곳에서 만난 직장인 조승현(31.복현2동)씨도 "미국, 이탈리아, 유럽은 대처를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훨씬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산격2동 산격대우아파트 단지 (2020.3.29)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 산격2동 산격대우아파트 단지 (2020.3.29)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 북구 복현2동 복현오거리 (2020.3.25)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 북구 복현2동 복현오거리 (2020.3.25)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북구갑'의 많은 유권자들은 숙원 사업으로 "지하철 개통"을 꼽았다. 산격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이동기(62.산격3동)씨는 "주민들 대부분 지하철을 바라는데도 아직 들어서지 않고 있다"며 "누가 되든 지하철 좀 깔아달라"고 말했다. 경북대학교에서 만난 김모(27)씨도 "학교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지하철이 걸어서 20분"이라며 "지하철이 개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은 경북대학교, 엑스코 등 북구 주요시설을 지날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TBC와 매일신문이 지난 30일 발표한 '북구갑' 여론조사에서는 양금희 후보 34.3%로, 정태옥(26.8%), 이헌태(23.0%), 조명래(3.1%)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TBC와 매일신문이 여론조사회사 소셜데이타리서치에 공동의뢰해 지난 28~30일 동안 북구갑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면접한 결과다. 응답률은 3.6%~5.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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