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갑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측이 '공약이행률' 관련 현수막 여러 장을 철거했다.
12일 대구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주 후보는 지난 10일 범어네거리 등 수성구 곳곳에 내건 '95% 주호영 vs 공약이행률 55% 김부겸. 약속을 천금같이 거짓말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주 후보 선거사무소와 선관위 관계자들이 당일 함께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부분은 주 후보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공약이행현황 자체평가표'를 근거로 전체 공약 20개 가운데 '완료 19개', '추진 중 1개'라며 공약이행률 95%라고 주장한 내용이다.
주 후보 '20대 국회의원 공약이행현황 자체평가표'를 보면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추진' 항목을 '완료'라고 했다. 밀양 유치 추진을 '대구공항 통합 이전 추진'으로 '변경해 완료했다'는 주장이다.
'도시철도 3호선 범물~혁신도시(시지) 연장 추진' 항목도 '완료'로 나왔다. 하지만 3호선 연장은 대구시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았다. 아직 설치되지 않은 '수성못 대형주차장 건립 사업'도 '완료' 표기됐다.
하지만 자체평가표는 매니페스토본부가 점수를 매긴 게 아니다. 개별 의원 스스로가 완료 여부를 체크하는 것으로 자의적 성적표다. 때문에 'TK 공약이행률 1위', '95% 공약이행률'이라는 주 후보 공보물과 현수막은 마치 매니페스토본부가 순위를 매기고 공식 발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때문에 주 후보가 해당 내용을 현수막에 이어 10만여장 선거공보물과 지난 6일 대구MBC TV토론에서도 인용하자 선관위와 주 후보 선거사무소에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우려가 있다"는 항의가 이어졌다. 특히 공보물에 상대방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다른 후보들 실명도 비교 거론해 논란이다.
수성구선관위 한 관계자는 "여러 번의 항의가 있어서 조치를 취했다"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수막을) 내린다고 해서 다 뗐고, 우리도(선관위) 같이 뗐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아직 조사 시작은 안했고 조사 여부도 미확정이고 일정도 없다"며 "선거 전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 후보측 한 관계자는 "현수막을 걸 때 걱정을 한 부분도 있었지만 공약이행률에는 허위가 없어서 자신을 갖고 걸었다"고 했다. 하지만 "항의가 오고 불편해 하는 의견들이 있어서 깊은 고민 끝에 배려 차원에서 철거했다"며 "크게 고발된 건도 아니고 추후 시시비비 상황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수성구민 A씨는 이날 오후 주 후보를 '허위사실유포죄' 혐의로 수성구선관위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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