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빨갱이·종북·나치"...TK 총선 후보들의 막말과 혐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4.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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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포항 김병욱 "썩은 땅·석고대죄" 폄하 SNS글
대구 홍준표·김용판·조원진 TV토론서 혐오 발언


"썩은 땅, 석고대죄, 빨갱이, 종북, 나치" 4.15총선 대구경북 후보들 입에서 나온 막말들이다.

자신이 금배지 적임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SNS(사회연결망서비스)나 TV토론에서 상대를 깎아내리고 공격하는 글과 말을 서슴없이 뱉어냈다. 논란은 한 때 뿐, 정도를 넘어선 거친 말이 되려 사람들 입길에 올라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그 탓에 TK 총선에서도 막말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통합당 김병욱 경북 포항 남구울릉군 후보는 지난 8일 한 시민의 의혹 제기성 SNS글에 "포항 미래와 싸우기도 버겁습니다. 썩은 땅에 새싹 하나 틔우기 참 힘드네요"라는 지역 폄하성 답글을 달았다. 김 후보는 또 SNS에 "제가 당선된다 치고 그 뒤에 일부에서 저한테 제기하는 의혹 아닌 의혹이 아무 문제 없이 그냥 넘어간다면 저를 비방한 분들은 형산로터리에서 포항 시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글도 올렸다. 지역사회에서는 "포항 비하", "시민 협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성명서에서 "세심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포항시민에게 심려를 끼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반면 "썩은 땅은 포항과 울릉이 결코 아니다. 마타도어와 비방만 일삼는 지금의 낡은 정치를 썩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통합당 포항 남울릉 김병욱, 무소속 대구 수성을 홍준표, 달서병 통합당 김용판, 공화당 조원진 후보 / 사진.선관위
통합당 포항 남울릉 김병욱, 무소속 대구 수성을 홍준표, 달서병 통합당 김용판, 공화당 조원진 후보 / 사진.선관위

대구에서는 TV토론에서 색깔론과 혐오성 발언이 있었다. 무소속 홍준표 수성구을 후보는 지난 8일 KBS대구 TV토론에서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무리 나라에 문제가 있어도 민주주의인 우리나라를 수천만명 학살한 나치 정권에 비유하는 것은 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저는 그렇게(문재인 정부는 나치) 본다"며 "나치 선전선동 정권이 거짓말을 해도 참말이 된다. 그걸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에도 문재인 정부를 '나치'에 비유한 막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달서구병 후보는 지난 9일 대구MBC 토론 중 "문재인 정권은 친중·친북·종북 정권"이라며 "토착 빨갱이들이 모인 게 문재인 정권"이라고, 통합당 김용판 후보는 "나라를 거덜낸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막무가내 좌파독재정권을 심판하자"는 거친 표현을 썼다.

지역 정치권 막말의 역사는 오래됐다. ▲2014년 7월 2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야당과 세월호 특별법 협상 중 "저희의 기본 입장은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다"라고 말한 주호영 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현재 통합당 수성구갑에 출마했다. ▲2017년 9월 12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무식한 게 자랑이 아니다. 나이가 들었으면 철 좀 들어라"는 말로 뭇매를 맞았다. 곽 의원은 중남구 재선에 도전했다.

▲2018년 1월 8일 한국당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 원인 첫 번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두 번째는 최순실 게이트, 세 번째 자유한국당 오만"이라고 한 김상훈 전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서구 3선을 노린다. ▲2018년 6월 7일 YTN 뉴스에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에 산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정태옥 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현재 무소속 북구갑 후보다.

되풀이되는 막말의 원인은 풀린 입에 제동을 걸 방법이 없는 탓이다. 제명과 탈당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2013년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국회법상 폭력행사에 신체·물리·언어폭력을 사용할 경우 징계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자기 입에 스스로 자물쇠를 채우기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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