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독립영화전용관인 오오극장이 코로나19 사태 두 달 만에 조심스럽게 재개관했다.
오오극장이 지난 20일 다시 문을 열고 관객들을 받았다. 앞서 2월 20일 휴관 후 60일 만이다.
재개관 스크린에는 지난 두 달간 상영하지 못한 국·내외 독립영화들이 걸렸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 군인들의 베트남 민간인들 학살을 다룬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 ▲감독 본인이 직접 주연을 맡은 정가영 감독의 로맨스물 <하트> ▲가난한 영화 프로듀서의 삶을 다룬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흩어져 지내던 5남매가 오랜만에 모이며 벌어지는 가부장제를 다룬 정승오 감독의 <이장>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모두 5편이다.
지난해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제외한 국내 독립영화 4편은 모두 지난 2월과 3월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대구지역 영화관들이 모두 문을 닫아 관객들을 만나지 못했다.
당초 오오극장은 지난 달 재개관을 하려고 준비했다. 두 달 넘게 수익이 없어 월 평균 1천만원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관객들의 개관 요구가 잇따라 문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대구시의 만류로 재개관을 미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며 안정화돼 시 허가를 얻어 영업을 재개했다.
이를 위해 오오극장 측은 좌석 55석 중 25%인 14석만 티켓팅을 오픈해 극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 극장 전체 운영시간은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1시간 단축했다. 또 매주 방역업체를 불러 극장 전체를 소독하고 상영이 끝날 때마다 알콜소독제로 좌석 시트와 손잡이를 소독한다.
노혜진 오오극장 홍보팀장은 "수익 0원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대구시와 협의를 통해 문을 열게 됐다"며 "대구 영화관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어 기대와 동시에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방역하는 만큼 관객들도 안심하고 찾아와주길 바란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상영을 기다린 독립영화들 모두 작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빨리 소개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팔공산 자동차 극장 '씨네80'에 이어 오오극장까지 2곳으로 늘었다. CGV(시지브이)·메가박스·롯데시네마 '멀티플렉스 3사'는 코로나 사태 후 대구 전체 지역 22개관을 휴관했다. 3사는 각각 홈페이지에 "당분간 계속 휴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심에 있는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과 그레이스 실버 영화관도 재개관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