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동인동 망루 현장조사..."음식·식수 지급" 경찰에 제안

평화뉴스 김영화, 한상균 기자
  • 입력 2020.04.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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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 2명 "농성자들에게 최소한 물품 지급"→ 재개발 조합에 전했지만 '거부'
인권위, 다시 대구 중부경찰서에 지급 제안...경찰 "내일 오전까지 조치"


국가인권위원회가 28일 오전 대구시 중구 동인동3가 '동인3-1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철거민들의 망루 농성장에서 현장조사를 했다.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한지 하루만이다

인권위 조사관 2명은 이날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와 동인동 재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대구시 인권팀 관계자, 대구시 인권옴부즈만이 동행했다. 이들은 망루 농성장에 올라가 철거민들의 상태를 살피고 재개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측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국가인권위가 28일 대구 동인3-1지구 재개발 망루 현장조사를 나왔다(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국가인권위가 28일 대구 동인3-1지구 재개발 망루 현장조사를 나왔다(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망루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철거민들이 설치한 철골들(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망루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철거민들이 설치한 철골들(2020.4.28)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동인3-1지구 재개발 지구에 묶인 니나유니폼 건물주 등 집주인 5명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수십여명은 지난달 29일부터 한 달째 니나유니폼 건물 5층 옥상 망루에서 농성 중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시세보다 땅값이 낮게 측정돼 생계 유지가 어렵게 됐다며 이주대책과 제대로 된 보상을 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하지만 양측의 합의가 성사되지 않아 철거민들은 망루를 짓고 농성을 벌이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합 측은 용역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컨테이너와 철골 등 중장비를 이용해 망루 철거에 나섰다. 거친 대치 상황이 수일째 이어졌고, 급기야 최근에는 망루에 전기와 물,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음식물 반입도 금지되자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긴급구제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

조사관들은 면담 중 "음식, 식수, 전기, 배터리, 의약품은 최소한 망루에 올려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우유, 빵은 한 차례 올려보냈다"며 "그러나 직접 가공한 음식, 약품, 배터리 등은 어떤 위험한 일이 생길지 몰라서 지급이 불가하다"고 인권위 제안을 거부했다.

때문에 조사관들은 대구 중부경찰서에 식수와 식량 지급을 제안했다. 중부서 측은 "내일(29일) 오전까지 지급하도록 조합을 최대한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상황이 달라지는 게 없을 경우 인권위는 또 다른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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