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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왜곡·폄훼, 재난보도·신문윤리 저버린 '코로나19' 기사들

기사승인 2020.05.12  17: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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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윤리] 한경·매경·동아·문화·한국·국민·대전일보...'주의' 제재
"자극적·선정적 제목, 사실관계 과장·왜곡, 객관적 근거 부족, 의료진 폄훼"


누적 확진자 10,936명, 258명 사망. 현재 1,008명이 격리 중.
2020년 5월 12일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이다. 언론은 지난 1월부터 이 같은 '국가재난' 상황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은 1957년 제정된 '신문윤리강령'뿐 아니라,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재난보도준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최근 3개월(2~4월)간 기사 심의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신문윤리·재난보도준칙 위반 기사 10여건에 대해 '주의'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대부분 '과장·왜곡·폄훼'가 그 이유였다.

 
 
▲ <한국경제> 2020년 1월 30일자 1면

신문윤리·재난보도준칙 위반 첫 사례는 <한국경제>의 1월 30일자 「"천안 간다더니 우리가 호구냐"…아산·진천 주민, 트랙터로 도로 봉쇄」 기사의 제목이었다. 한국경제는 이 기사에서 정부가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 중국 우한 거주 교민의 격리 수용 장소를 아산과 진천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 여론을 전했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 본문 어디에도 '호구' 또는 '우리가 호구냐'라는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 제목에 쓰고, 이 표현이 마치 지역주민의 발언인 양 인용부호까지 썼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목이 본문 내용을 왜곡한 것인데다, 재난이나 대형사건 보도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윤리강령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신문윤리위 939차(2.12) 회의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급속히 퍼진 2월에는 6개 기사가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 940차(3.25) 회의 결과)

매일경제 2월 21일자 1면 「코로나 국내 첫 사망… 전국 방역망 붕괴」기사의 제목
동아일보 2월 20일자 A20면 「“병실 없어 입원 못한 어머니, 딸에게 옮길까봐 목숨 끊어”」기사와 제목
문화일보 2월 28일자 6면 「韓탈출 외국인 속출… ‘코리아 포비아’서 ‘엑소더스’로」기사와 제목
머니투데이 2월 13일자 2면 「3차 우한교민 147명 입국…140명 국방어학원 입소」 기사의 관련 사진
서울경제 2월 13일자 4면 「의심환자 급증에도 확진자는 뚝…‘코로나 통제국면’들어서나」 기사의 사진
세계일보 2월 13일자 1면 「“환자 동선 찾아 감염원 차단…시간과의 싸움」 기사의 관련 사진


 
 
▲ <매일경제> 2020년 2월 21일자 1면

신문윤리위는 <매일경제> 기사의 제목에 대해 "확진자가 크게 늘고 사망자가 처음으로 나온 것을 두고 전국 방역망이 무너졌다고 해석하고 단정적인 표현으로 제목을 단 것"이라며 "조만간 엄청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사 본문에는 '붕괴'라는 표현도 없고 전국 방역망이 뚫렸다고 볼만한 내용도 없다"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감염을 막기 위한 전국 체계 붕괴'로 확대 해석한 기사 제목은 지나친 논리비약이며 사실관계를 과장 혹은 왜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제목 내용은 독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난보도준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 <동아일보> 2020년 2월 20일자 A20면

<동아일보> 기사는 '코로나 봉쇄' 한 달을 맞는 중국 우한시 상황을 전했으나 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코로나로 인한 자살 사건은 우한시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도 아니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인 점 ▲취재원이 전해들은 것을 기자에게 전달해준 것일 뿐 중국 당국 등에 의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닌 점 ▲웨이보에 올라온 자살과 관련된 글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면서 그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 자료'는 물론, 취재 기자가 확인하려고 어떠한 시도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제시하지 않은 점 ▲기사 제목이 자살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자극적인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재난보도준칙은 '확인되지 않거나 불확실한 정보는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제13조 유언비어의 방지)고 규정하고 있다"며 "게다가 이러한 보도는 비슷한 처지의 독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 <문화일보> 2020년 2월 28일자 6면

<문화일보> 역시 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받았다. 이 기사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고 러시아 등 일부 국가는 자국민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기사 제목은 '코로나19'로 한국을 탈출하는 외국인이 속출해 위기 국면이 '한국 공포'에서 '한국 대탈출'로 바뀌었다는 단정적인 내용이지만, 기사 본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른 시일 내에 잡히지 않으면 중국 우한시에서 펼쳐진 외국인 엑소더스가 한국에서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예측과 우려를 전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 탈출 외국인 속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사 내용 역시 보도 시점에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세계일보>는 기사에 실린 '사진'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 신문은 정부가 중국 우한으로 보낸 '3차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우한 교민들이 2월 12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중 '어린이가 창밖을 내다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을 실었다.

신문윤리위는 "이날 다수의 신문은 같은 내용의 사진을 쓰면서 어린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이들 3개 신문은 이러한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13세 미만 어린이를 보호자 동의 없이 촬영, 공개한 것은 신문윤리강령에 위배된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3월에도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사들의 '신문윤리 위반'이 이어졌다. (신문윤리위 941차(4.8) 회의 결과)

국민일보 3월 2일자 15면 「"코로나 걸리기 싫어" 집단 사표 낸 간호사들」 기사와 제목
한국일보 3월 2일자 1면 「지쳐가는 TK 간호사들…"더 못 버텨" 집단사표도」 기사의 제목
동아일보 3월 5일자 A29면 「'총살… 총살… 총살…' 북한식 코로나 방역법」 기사의 제목
대전일보 3월 3일자 4면 「국민들 모임 자제하는데…대통령은 대규모 인력 동원」 기사의 제목
국민일보 3월 5일자 21면 「국립발레단원들, 이번엔 자가격리 중 특강 의혹」 기사와 관련 사진

 
 
▲ <한국일보> 2020년 3월 2일자 1면
 
 
▲ <국민일보> 2020년 3월 2일자 15면

<국민일보>와 <한국일보>는 각각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이 "코로나 병동에 가기 싫어서" 혹은 "지쳐서" 집단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후 병원 측은 이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언론 등을 통해 밝혔고, 미디어오늘과 경북일보 등 지역신문은 잘못된 보도라는 포항의료원측의 주장을 잇따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사표를 낸 16명 가운데 11명은 공무원시험 준비, 결혼, 타 의료원 이직 등을 이유로 코로나 확산 전 연초에 사직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5명은 육아 문제 등 집안 사정으로 사표를 낸 것이지 코로나에 걸리기 싫어서, 혹은 치료현장이 힘들어서 사표를 낸 간호사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당초 1~2월 사직하려다 대체인력이 투입되기로 한 3월까지 사직을 미뤘다는 것이다.

때문에 신문윤리위는 "두 신문의 기사와 제목은 포항의료원이나 간호사 단체의 입장과는 상반되고,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포항의료원이나 간호사측의 입장이 기사에 충실하게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게다가 두 신문은 위 기사 보도 이후에도 포항의료원측의 입장을 지면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매월 발간하는 <신문윤리> 4월호(246호)에 <"코로나 싫어...간호사 집단사표" 의료진 폄훼 보도 제재> 제목으로 이들 기사의 문제를 전하기도 했다.

"재난보도준칙 제17조(정정과 반론 보도)는 '보도한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는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으로 신속하고,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난보도는 무엇보다 정확성이 강조되어야 하며, 포항의료원과 간호사측의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후속보도를 통해 이들의 주장을 지면에 반영하거나 진실을 추적하는 것이 언론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것이다"(신문윤리위 심의결정문 중에서)
 
 
 
▲ <동아일보> 2020년 3월 5일자 A29면

<동아일보>는 칼럼 형식의 기사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3명을 처형했다고 전했고, 편집자는 큰 제목을 「'총살… 총살… 총살…' 북한식 코로나 방역법」으로 달았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의 제목은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감염 의심자 등을 처형하고 있음을 확인된 사실인양 기술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일부 외신에서 단편적으로 보도한 내용 외에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이 없고 '처형'과 관련한 기사도 없었다"며 "게다가 북한 당국은 확진자나 사망자 발생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기사의 출처는 익명의 취재원인 '북한 소식통'인데, 그 소식통이 어떤 지위의 정보원인지는 기사만으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다"며 "취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북한 관련 보도의 맹점을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마치 확인된 기정사실인양 제목을 다는 것은 신문윤리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0조「편집지침」③(미확인사실 과대편집 금지) 편집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득이 보도할 경우 과대하게 편집해서는 안 된다)

 
 
▲ <대전일보> 2020년 3월 3일자 4면

<대전일보>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전 자운대 국군대전병원과 국군간호사관학교를 방문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 의지를 밝히고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인원을 격려했다는 내용인데, 이 기사의 '제목'이 문제로 지적됐다.

신문윤리위는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격려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고,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경호 인력이 따라붙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도 기사 제목을 「국민들 모임 자제하는데…대통령은 대규모 인력 동원」이라고 달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며 "대통령 참석 행사에 대해 '대규모 인력 동원'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을 연상케 하는데다, 관련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이 이제 막 임관한 간호장교 등 많아야 50명 정도에게 연설하는 장면인데 이를 두고 '대규모 인력 동원'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익명의 특정 개인의 발언에서 제목을 뽑으면서, 그나마 인용부호도 없이 단정적으로 「대규모 인력 동원」이라고 표현했다"며 "이는 사실의 전모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보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기사는 국립발레단 단원이 코로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사설학원에 특강을 나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내용으로, 기사와 사진 모두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와 사진은 코로나와 관련된 인물을 실명으로 밝혀 이들의 인격권 등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단원)세 사람은 공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닌 자가격리 대상자일 뿐이다. 게다가 이들 세 사람이 자가격리 지침을 어겼는지도 불분명하다"면서 "이러한 보도 태도는 개인의 명예와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매월 기사와 광고 등에 대해 심의한 뒤,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해당 언론사에 통보하고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현행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운영규정' 9조는 "같은 규정 위반으로 1년 동안 3회 이상 경고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는 경우 윤리위원회는 1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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