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비정규직 교수노조가 총장 선거 투표권 보장을 촉구하며 교수회의실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분회(분회장 이시활)는 지난 13일부터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있는 경북대학교 교수회의실에서 현재까지 농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정규직 교수노조 조합원인 경북대 소속의 비정규직 교수(강사)들과 경북대 총학생회 소속의 대학생 등 20여명이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총장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 치르는 오는 7월 15일 총장 선거에서 학내 구성원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 교수들에게만 투표권을 주지 않은 것에 항의하는 농성이다. 노조는 교수회, 학내 구성원들과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논의를 통해 "총장 선거 투표권 보장"을 요구해왔지만 교수회는 받아 들이지 않았다.
현재 경북대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80%, 교직원·조교 15%, 학생 5%다. 학생 5%도 "너무 적다"는 총학생회의 거센 반발로 인해 '기타 1%'에서 기타를 제외하고 최근 학생 몫으로 그나마 높여준 것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교수는 투표권이 아예 없다. 교수 1천1백여명, 교직원 6백여명, 학생 3만여명은 각자 많든 적든 총장직선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비정규직은 선거권이 없는 셈이다.
문제는 교수들이 총장 선거 투표권 비율을 결정하는 '교육공무원법 제24조'에서 비롯됐다. 교수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이유로 '교육공무원법'을 방패삼고 있다. 24조 3항의 '대학 교원이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이라는 문구에 따라 비정규직 교수들의 투표를 '정규직' 교수들이 반대하고 있다. 경북대뿐만 아니라 모든 전국 국립대에서 교수회가 비정규직 교수들의 투표권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교수회는 이에 맞서 14일 오후 전체 교수들에게 "비정규직 교수노조와 총학생회에 의해 교수회실이 점거된 상황"이라며 "교수회의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불가능함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또 '경북대학교 총장 선거인 비율 관련 설문'을 전체 교수들을 대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시활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은 "비정규직 교수들도 엄연히 대학 구성원으로서 총장 선거 투표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총장직선제 취지를 살려 선거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는 1990년부터 총장직선제를 실시했다. 당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1~2%였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교수회 평의회는 2017년 간선제를 폐기하고 5년만에 직선제로 회귀하는 규정개정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2순위 총장 사태' 당사자 제18대 김상동 총장을 끝으로 오는 7월 온라인 선거를 통해 다시 직선제 총장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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