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구에서 유치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월 말 유치원으로부터 무급휴직을 통보 받았다. 코로나19로 원생들의 등교가 늦춰졌기 때문이라는 게 유치원의 설명이었다. A씨는 "유치원은 퇴사도 권유했다"며 "2개월 간 무임금은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2. 대구지역 40대 직장인 여성 B씨는 대구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남편도 노동자지만 회사에서 돌봄휴가를 허락하지 않아 B씨는 자택에서 일을 하면서 혼자 돌봄노동까지 맡았다. B씨는 "나도 일 잘하는 여성 노동자"라며 "남편들이 눈치보지 않고 돌봄휴가를 쓸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여성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남성보다 평균 임금이 낮고 '독박 돌봄'도 이어지고 있어 대구지역 여성 노동자들이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또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기준 여성노동자의 월 평균임금은 237만1,000원으로 남성 368만2,000원에 비해 131만1,000원 낮았다. 여성 비정규직의 월 평균임금도 153만4,000원으로 남성 정규직 412만6,000원에 비해 259만2,000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임금격차는 세계에서도 두드러진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성별임금격차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4.1%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은 13.2%로 한국은 20.9%p 높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여성노조대구경북지부, 대구여성광장, 대구여성노동자회 등 대구지역 9개 시민단체가 모인 '임금차별타파 대구여성공동행동'은 지난 18일 오후 3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임금차별타파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남성 정규직 노동자의 37%에 불과하다"며 "1년으로 계산하면 여성 비정규직은 5월 18일부터 12월 말까지 무임금으로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 취업자는 지난해에 비해 지난 4월 29만5,000여명이 감소했다. 누가 코로나19 시대 해고 1순위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금차별타파의 날 행사는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여성 고용의 불안정성과 성별의 임금 격차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올해 행사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남성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5월 18일부터 12월말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18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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