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 올 여름은 코로나로 "잠정 보류"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6.0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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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7월 동성로에서 행사·행진→12회 축제는 코로나 사태로 미정...서울 등 전국 줄줄이 보류
"여름은 사실상 포기, 가을에도 상황 봐야...성소수자들에게 힘 줄 수 있는 다른 방안 적극 검토"


매년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성(性)소수자를 위한 대구퀴어축제가 올 여름은 코로나19로 잠정 보류됐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 기획단은 8일 "12번째 대구퀴어축제(12th Daegu Queer Culture Festival)는 사실상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 여름에는 열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퀴어축제는 2009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동성로 광장 일대에서 6월 말~7월 초 사이 열렸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보편적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게 퀴어축제의 목적이다. 서울을 제외한 국내 퀴어축제 가운데 대구가 가장 오래됐으며, 최근에는 수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세가 커졌다.

대구퀴어축제에 참가한 1천여명이 동성로에서 행진 중이다(2016.6.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퀴어축제에 참가한 1천여명이 동성로에서 행진 중이다(2016.6.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주년 대구퀴어축제 동성로를 수놓은 무지개 깃발들(2018.6.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주년 대구퀴어축제 동성로를 수놓은 무지개 깃발들(2018.6.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 초 대구퀴어축제조직위는 기획단을 꾸리고 12회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 장기화로 여름 축제는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제주, 광주, 인천은 취소를 발표했고, 전주는 이미 온라인 랜선퍼레이드를 개최했다. 서울퀴어축제와 대구는 보류한 상태고, 경남은 행사가 11월이라 아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내 8개 퀴어축제는 줄줄이 야외 행사를 보류하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온 수많은 인파가 광장에 모여서 함께 춤을 추며 노래하고, 자긍심 퍼레이드를 통해 행진하는 등 밀접 접촉이 잦아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해 행사를 보류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일단 상반기 행사는 취소했지만 올해 축제 자체를 완전히 취소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가을에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이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여기에 기존 오프라인 행사가 아닌 성소수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다른 방식도 검토 중이다.

배진교 조직위 위원장은 "코로나 확산으로 여름 축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가을에도 상황을 봐야 한다"며 "힘든 시기를 버티는 성수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창호 조직위 인권팀장은 "감염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 상황에서 축제 강행은 어렵다. 지금은 모든 게 미정"이라며 "축제 취지를 왜곡하거나 훼손할 가능성도 있어 심사숙고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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