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몰아친 대구...한국게이츠·AVO카본 '해고' 칼바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6.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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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단 입주 업체 2곳, 7월 말 폐업·해고 통보 "코로나 경영위기, 부득이하게 잉여인력 해고"
노조 "수십억 흑자에도 코로나 핑계, 최대 수천명 거래처 피해·특정 노조탄압...정리해고 철회"


줄줄이 이어지는 폐업과 해고. 코로나19 후폭풍이 대구지역 노동계에도 몰아치고 있다.

대구 달성산단에 입주한 외국계 업체들이 잇따라 코로나를 이유로 해고를 예고했다. 공장 문을 닫으니 백여명의 노동자들에게 나가라는 '한국게이츠'와 잉여 인력은 내보낼 수 밖에 없다는 'AVO(에이브이오)카본코리아' 2개 기업이다. 노조는 "코로나를 핑계로 한 정리해고"라며 반발했다.

"코로나 핑계 폐업, 해고 규탄" 대구 한국게이츠 앞 기자회견(2020.6.30) / 사진.민주노총대구지부
"코로나 핑계 폐업, 해고 규탄" 대구 한국게이츠 앞 기자회견(2020.6.30) / 사진.민주노총대구지부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지회장 채붕석)는 30일 한국게이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핑계로 폐업과 해고를 자행하는 한국게이츠를 규탄한다"며 "해고를 철회하고 재가동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26일 대구 공장 폐업과 한국 사업 철수를 통보했다. 공장은 7월 말까지 정리한다.
사측은 "코로나로 인한 경영위기"를 폐업 이유로 들었다. 설립 31년 만에 147명 전체 직원들을 비롯한 거래 업체 51곳 직원 등 최대 6,000여명이 해고 위기에 내몰려 피해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최근 3년 한국게이츠 매출과 순이익을 이유로 "코로나로 인한 경영 위기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2017년 매출 1,004억원 중 순이익 77억원, 2018년 매출 923억원 중 순이익 47억원, 2019년 매출 860억원 중 순이익은 45억원으로 매년 흑자를 기록한 탓이다. 또 ▲공장은 폐업하는데 납품은 계속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자동차 1차 밴드인 한국게이츠에 대해 현대차가 수년 전부터 같은 단가로 중국 게이츠에서 생산한 제품을 겸해서 사용한 것도 현재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국가들이 자국산업을 우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수십년 협력업체를 폐업시키고 외국 공장 제품을 받는 것은 현대차의 간접적인 책임이라는 비판이다.

한국게이츠 지난 3년간 매출, 순이익 지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 지난 3년간 매출, 순이익 지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 51개 거래처 명단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 51개 거래처 명단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때문에 "147명 직원들과 공장 경비, 청소, 통근, 납품 차량, 그 외 수십개 협력사와 그 가족들까지 한 순간에 거리로 내모는 살인적인 폐업과 해고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대구시와 지역 정계, 정부는 한국게이츠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터, 발전기 등에 사용되는 카본브러시를 생산하는 AVO카본코리아도 지난 23일 노동자 13명에게 해고 예고 통보서를 전달했다. 이유는 역시 '코로나 경영 위기'다. 대표이사는 통보서에서 "코로나 경제 침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잉여 인력 발생 상황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라는 극단적 조치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근로계약해지 날짜는 내달 31일로 7월 말까지 공장에서 나가야 한다. 

"코로나 틈타 정리해고 AVO카본코리아 규탄" 기자회견(2020.6.29) / 사진.민주노총대구지부
"코로나 틈타 정리해고 AVO카본코리아 규탄" 기자회견(2020.6.29) / 사진.민주노총대구지부

하지만 ▲해고 대상자 13명 모두 특정 노동조합 소속이다. 박주현 금속노조 AVO카본코리아 지회장을 포함한 부지회장, 조직부장, 대의원 등이다. ▲또 AVO카본코리아의 최근 5년 재무제표를 보면 2015년 순이익 9억원에서 2019년 순이익은 26억2천만원으로 늘어났다. 때문에 노조는 "흑자 경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를 핑계로 특정 노조를 표적 해고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대표이사 주모씨를 '부당노동행위'로 지난 29일 대구노동청에 고발했다.

금속노조 AVO카본코리아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흑자경영에도 코로나를 틈타 정리해고를 자행하는 사측을 규탄한다"며 "특정 노조 조합원만 표적삼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를 철회하고 코로나 직격타를 맞은 대구지역에서 고용불안을 불지피는 행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AVO카본코리아 정리해고 명단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AVO카본코리아 정리해고 명단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AVO카보코리아 최근 5년간 매출액, 순이익 현황 지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AVO카보코리아 최근 5년간 매출액, 순이익 현황 지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AVO카본코리아, 해고 예고 통보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AVO카본코리아, 해고 예고 통보서 / 자료.금속노조 대구지부

곽영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직부장은 "긴박한 경영상 이유가 없음에도 코로나를 방패로 한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더 이상 해고가 없도록 노동청은 제대로 감독하라"고 했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30일 논평에서 "코로나발 경제위기로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AVO카본코리아와 한국게이츠를 규탄한다"며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사람을 살리는 게 위기 극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게이츠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AVO카본코리아는 법무법인 '태평양'에 이번 사건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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