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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파업한다는데"...대구 동네의원 4백곳 휴진에 대학병원 몰려

기사승인 2020.08.16  15: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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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파업, 지역 의원 23.3%·전공의 5백여명 휴진·파업 "의사 증원 철회"...26일 2차 파업 예고
허탕·대기·진료취소 '대학병원'으로 발길 돌려 "솔직히 이해 안돼"...시민들 "불편", 의사들 "이견"


'의사 증원 반대' 전국 의사 파업 첫 날인 14일 대구 의사들도 파업에 참여해 병원 4백곳이 휴진했다. 

동네 A의원을 찾았던 대구 남구 주민 김모(27)씨는 A의원이 문 닫은 것을 병원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이날 아침부터 배가 아파서 자주 가던 A의원을 찾았지만 의사 파업 참여를 이유로 휴진한 탓이다.

김씨는 허탕을 치고 상급종합병원인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접수처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김씨는 "솔직히 불편하다. 무작정 증원 반대만 하고 환자들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냥 배가 아파도 이렇게 답답한데 정말 급한 환자였다면 어떻겠냐.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 의사 파업 첫 날 경북대병원 접수처에서 대기 중인 시민들 (2020.8.14)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 파업 첫 날 대학병원에 몰린 환자들(2020.08.14.경북대병원 삼덕본원)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집단 휴진으로 인해 개인 의원들이 문을 닫으면서 시민들은 대학병원으로 몰렸다. 영남대의료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진료를 보러온 이영훈(가명.28)씨도 마찬가지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의사들이 본인 이익을 먼저 생각한 것 같아 이기적으로 보인다"면서 "의사가 많이 필요한 곳에는 의료진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꼭 파업을 했어야 했는지 그저 안타깝다"고 했다.

상급병원에 환자가 몰려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함도 있었다.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만난 환자 보호자 김훈영(48)씨는 "진료 예약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어져 계속 기다리는 중"이라며 "파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편함이 있든 없든 국민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해선 안 된다"며 "지방은 특히나 의사가 적다는데 (의사 수)늘어난다면 지방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좋은 것 아닌가. 왜 의사들이 반대하는 지 솔직히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 의사들 휴진으로 영남대의료원에도 일부 환자들이 찾았다(2020.8.14)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과 보호자들(2020.8.14.영남대의료원)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수성구 B이비인후과에 14일 진료 예약을 했던 박진규(56)씨는 결국 진료를 취소했다. 일 때문에 겨우 하루를 뺐는데 휴진으로 인해 다른 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박씨의 걱정은 또 있다. 의협이 2차 파업을 예고한 탓이다. 박씨는 "뭐 때문에 (파업)하는지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냐"면서 "또 파업을 한다는데...코로나 시국에 보기 좋지 않다. 의사들 명분이 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대구지역에서는 의사 파업 첫 날 큰 혼란은 없었지만, 현장 곳곳에서 허탕·대기·진료취소 등 시민들 불편함이 이어졌다. 동네 의원 5곳 중 1곳이 휴진해 대학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있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는 지난 14일 문재인 정부 '의사 증원 정책' 등에 반대해 하루 파업했다. 의협에 따르면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중 31%(1만580여곳)가 휴진했다.

 
 
▲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계명대 의과대 1학년 학생 1인 시위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에서는 1,858곳 중 433곳(23.3%)이 휴진 신고했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경북대병원·영남대의료원·계명대 동산병원 등 7개 지역 대학병원의 전공의 884명 중 5백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구스타디움 야외광장에서 '의료 정책 4대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의협은 문재인 정부가 증원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파업을 둘러싼 입장은 현장에서 엇갈렸다. 불편하다는 시민들이 있는가하면, 공감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경북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이모(23)씨는 "거리를 보면 병원이 꽤 있다. 불황으로 문을 닫는 병원도 있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의사들은 반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의사는 파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원칙적으로 현재 의협에서 진행하고 있는 파업은 우려스럽다.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방식이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 달서구의 한 개업의 의사는 증원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재 정부의 통보식 발표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조건 반대가 아닌 전문적인 대책과 의견이 있어야 한다"면서 "의사 수를 늘려야한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절차나 방식에 있어서 대화를 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 학생은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동네 의원 휴진으로 환자들이 경북대병원을 찾고 있다 (2020.8.15)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병원 노동자들은 파업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 김영희 분회장은 "평소에는 의사들도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그런데도 증원에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또 "오늘처럼 일손이 부족하면 간호사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경향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37년차 경북대병원 간호사 이모(59)씨도 "의사가 충분하면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대신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특히 흉부외과는 인기가 없어서 만성적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의사 인력이 늘어나야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없어지고 공공의료 서비스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23일 '의대 정원 증원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400명씩 추가로 뽑아 10년간 의사 4천명을 확충하고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국내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 OECD 평균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3.48명, 한국은 2.04명에 불과하다.

평화뉴스 김영화, 한상균 기자 movie@pn.or.kr, hsg@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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