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간 야간 택배 분류일을 하던 일용직 청년 노동자 A(27)씨가 숨졌다.
새벽에 퇴근해 집에 돌아와 씻으러 들어간 욕실에서 물 없는 욕조 안에 웅크린 채 숨을 거뒀다.
유족은 "코로나19로 물량이 폭증해 노동강도가 세졌다"며 '과로사'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들어 숨진 택배노동자는 벌써 9명으로 늘어났다.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원인불명 내인성 급사'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숨졌다는 것이다. 유족은 평소 건강했던 아들이었기에 정확한 사인을 다시 밝혀달라고 경찰에 재의뢰했다. 고인이 숨지기 전에 "'노동강도가 세졌다'는 말을 했다"며 A씨의 죽음과 택배업무가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그 예로 A씨가 야간에 물류센터 1층~7층까지 매일 5만보(약 40km) 왕복해 75kg에서 60kg로 체중이 15kg 줄었고, 양쪽 무릎에 염증·통증이 생겼으며, 최근 심장이 아프다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고인은 택배 물량 카트·포장박스를 채우는 분류노동자로 매일 일당을 받는 일용직 비정규직이었다. 주간에 일하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어 일이 고되도 임금이 높은 야간조에서 일했다는 게 유족 설명이다.
A씨 어머니 박모(52)씨는 "평소 건강했던 아이가 살인적 업무에 희생됐다"며 "아들의 죽음이 마지막이고 더 이상 죽음이 없도록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오는 과로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말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쿠팡 측에 면담을 요청한 뒤 조만간 '산업재해'를 신청할 예정이다.
박석운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20대 청년 노동자가 원인불명으로 숨진 것은 산재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쿠팡은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쿠팡은 이번 사건에 묵묵부답했다. 본사와 경북물류센터 양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어떤 답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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