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대구 고향집에 50년 만에 문패 건 날, "아직도 노동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11.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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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동 생가 '대구 전태일기념관' 부지, 이재동·전태삼 등 60여명 기념식 참석
문패 걸고 열사가 다닌 길 함께 걸어..."시민의 힘으로 노동의 희망 되살려야"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고향집 마당 기둥에 50주기 하루 전 날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위한 '전태일 문패걸이' 행사가 열렸다. 전태일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참석자들이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고향집 마당 기둥에 50주기 하루 전 날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위한 '전태일 문패걸이' 행사가 열렸다. 전태일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참석자들이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기념식에는 시민 60여명이 모였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기념식에는 시민 60여명이 모였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좁은 골목길 안 라일락 나무, 앵두 나무, 장미꽃이 마당에 심겨진 작은 목재집.

50년 전 11월 13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를 외치며 산화한 고(故)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고향집이다. 그의 처절한 외침 후 50년 만에 고향집에 '전태일' 이름이 새겨졌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사장 이재동)'은 전태일 열사의 50주기 하루 전날인 12일 오후 4시 대구시 중구 남산동 2178-1번지(중구 남산로8길 25-16) 전 열사가 태어나고 자란 대구 고향집에서 '대구 전태일기념관 조성 기념식'을 열고 '전태일' 이름 세 글자가 새겨진 문패를 내걸었다.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위해 지난 1년 8개월 동안 시민모금운동이 펼쳐졌고 3천여명이 참여해 4억3천여만원이 모였다. 이 돈으로 고향집을 매입하고 50주기에 맞춰 문패걸이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재동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재동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 열사 동생 전태삼 선생이 옛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 열사 동생 전태삼 선생이 옛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마당에서 기념사 중이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마당에서 기념사 중이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념식에는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 이재동 변호사와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선생,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인의 뜻을 기리는 기념사에 이어 기념식를 낭독하고 기부금 전달식도 가졌다. 또 기념관이 될 고향집 마당 나무기둥에 전태일 문패를 걸었다.

이재동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은 "부당하고 고통스러운 노동자 현실에 저항한 전 열사를 기리기 위해 많은 사람의 뜻이 모여 고향집을 매입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한 번 노동자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희망을 되살리고, 50년 전 열사의 외침이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립 기부금 전달식이 진행 중이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립 기부금 전달식이 진행 중이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립 모금에 참여한 3천여명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올해 백석문학상 수상자인 황규관 시인과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가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립 모금에 참여한 3천여명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올해 백석문학상 수상자인 황규관 시인과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가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선생은 "고향집 마당에 서니 우리 여섯식구가 살았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면서 "청년 노동자 전태일의 삶과 죽음 시초는 이 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형의 외침과 그 뜻을 후세가 기억하도록 이 집을 잘 보존해달라"고 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전태일 열사는 서울만의 전태일, 대구만의 전태일이 아닌 전국의 노동자들과 아직도 노동으로 고난당하고 힘든 많은 영혼들의 전태일"이라며 "그가 떠난지 50년이 되는 오늘 생가에 문패를 걸게 돼 영광이고 힘을 보탠 많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현다"고 말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념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전 열사가 재학한 대구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명덕초등학교)까지 열사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걷고 그가 남기고 간 노동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50주기 기념 '전태일 신문'과 고 이소선 여사, 전 열사 목판화(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50주기 기념 '전태일 신문'과 고 이소선 여사, 전 열사 목판화(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가 기념관 조감도를 걸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가 기념관 조감도를 걸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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