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자·구의원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된 국민의힘 김인호(63.달서구 마선거구) 대구 달서구의원이 의원직에 돌아왔다. 법원이 제명 처분을 정지해달라는 김 의원 신청을 받아들인 탓이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박만호)는 김 의원이 낸 제명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1일 인용했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때문에 "제명 처분 무효확인 취소 청구소송(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 제명 처분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달서의회가 지난해 12월 1일 제명안을 통과시킨 지 40여일 만에 김 의원은 의회로 돌아갔다. 김 의원이 달서구의회를 상대로 낸 본안 소송에 대한 선고가 날 때까지 김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한다.
의회는 당초 항고하기로 했다가 포기했다. 한 달서구의원은 "의원들이 표결로 정한 것을 법원이 김 의원 말만 듣고 취소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의원들 뜻을 모아 항고는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는 법원을 규탄했다. 대구여성회(상임대표 남은주)는 같은 날 논평에서 "대구지법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편에 섰다"며 "시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구의원의 심각한 성희롱 발언에도 법원이 공인으로서 책임이 없음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대구지법의 성인지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결정"이라며 "성찰적 인식과 정의로운 문제 해결이 따르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초 달서구를 출입하는 한 인터넷매체 여성 기자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 동료 여성 의원들에게도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사 고소됐다. 달서구의회는 윤리특위를 꾸려 한 달 뒤 본회의에서 제명을 결정했다. 대구 기초의회 첫 사례였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