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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방사능 누출' 조사 주체 논란..."원안위 손 떼고, 정부 주도해야"

기사승인 2021.01.27  18: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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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시민사회 '토론' / "원안위의 무리한 차수막 설비설치가 사고원인...조사 주체 아닌 조사 대상"
"사고 종합세트, 월성만의 문제 아니다"...멸치 1g 수준? "언론의 희화화, 기준치 이하도 안전 장담 못해"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에 대해 전문가, 시민사회가 토론을 열었다.

사고 발생 원인은 원전 내 무리한 설비 설치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무능이라고 토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원안위가 사고 조사 주체가 아니라 조사 대상이라고 보는 이유다. 때문에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정부가 민관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에 대한 피폭 피해 조사도 펼쳐야 한다고 결론냈다. 

 
 
▲ (사진 위, 왼쪽부터)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이준택 탈핵교수모임 대표, (사진 아래, 왼쪽부터)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 이상홍 탈핵경주시민행동 사무국장,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용성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사진.온라인 생중계 화면 캡쳐

에너지전환포럼, 탈핵교수모임, 탈핵시민행동, 반핵의사회 등 7개 단체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과 안전 문제 대응 전문가·시민사회 긴급 토론'을 열었다. 토론은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패널로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전 원자력안전기술원 감사), 이준택 탈핵교수모임 대표,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국장, 이상홍 탈핵경주시민행동 사무국장,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용성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전주대학교 교수)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했다.

한병섭 소장은 "삼중소소 누출 문제는 한국 원자력 발전소 안전 체계의 부실한 부분이 중첩돼 발생한 사고 종합선물세트"라며 "원안위가 2011년 독립 기구로 만들어진 이후 추가적으로 계속 발생한 기술과 안전 수요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아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10여년 전 알려진 문제인 '격납건물' 철판부식과 공극사건, 삼중수소 누출 문제가 동일한 과정으로 반복됐음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단순히 월성원전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 국가 차원의 원자력 안전 관리 체계가 완전히 비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이라도 새로운 판을 짜지 않으면 더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가는 어떤 역할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폭은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요인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가장 낮게 억제해야 한다"며 "기준이 100이기 때문에 1이면 안전하다고 말해선 안된다. 이것은 도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과 안전 문제 대응 전문가·시민사회 긴급 토론회' / 사진.온라인 생중계 화면 캡쳐

이정윤 대표는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 규제는 기술이 아닌 관료 중심"이라며 "원자력 안전 기술은 모두 해외 기준을 카피(복사)하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권한을 가질 수 없는 원안위 사무처가 원자력 안전 문제에 대한 위임을 받아 승인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감시 조직을 활성화해 독점 폐해를 제거하고 지금이라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삼중수소 누출은 원안위의 잘못된 판단에서 시작됐다"며 "지하수 오염수 누설은 차수막 파손으로 벌어졌다. 파손 원인은 월성원전에 무리하게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CFVS)를 설치하려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때문에 "무리하게 CFVS를 설치하려던 원안위 사무처에 사고 원인을 조사하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원안위는 조사 주체가 아니라 조사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멸치 1g(그램)', '바나나 6개' 이번 사고 관련 방사성 물질 피폭량을 보도한 언론 보도도 비판했다.

석 전문위원은 "일부 전문가가 멸치, 바나나에 비유해 문제를 희화화했다"며 "여러 매체가 도배하다시피 보도한 건 문제"라고 했다. 특히 "중수로 원전 종주국 캐나다는 삼중수소 누출 문제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룬다"면서 "그런데 멸치 예를 들어 가벼운 것으로 치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월성원전 주민들의 연간 삼중수소 피폭량 / 자료.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 평가

백도명 교수도 "단순 기준치 이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삼중수소가 어떻게 움직이고 몸에서 어떤 작용을 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택 대표 역시 "1밀리시버트 이하는 방사능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24시간·365일 거주해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며 "지금 일어난 현상을 과학 법칙이 설명하지 못하면 이론을 고쳐야 한다. 안전 기준치는 분명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대구경북 지역사회에서는 삼중수소 관련 문제가 앞서 6년간 제기된 문제라며 사태를 방관한 정부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원안위가 아닌 정부 주도의 전격적 조사를 촉구했다.

안재훈 국장은 "삼중수소 누출 사태를 두고서 원안위는 보고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며 "원안위 스스로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 너무 무책임한 자세다. 원안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홍 사무국장은 "월성원전 차수막 파손은 지난 2012년 일인데 원안위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숨기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국무총리실이나 정부 차원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인접 지역 주민 황분희 부위원장은 "6년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고, 갑상선암까지 걸려도 한수원과 정부는 여러 번 '기준치 이하다', '안전하다'고만 말했다"면서 "지하수에 삼중수소 방사능이 나온다고 이 물을 먹을 수 있겠냐고 물어도 그 때마다 책임지는 사람 없이 똑같은 말을 했다. 지하수 오염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다 거짓말이었고 주민들을 속인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서 정확한 진실을 밝혀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용성록 공동집행위원장은 "삼중수소 문제는 지역에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6년 전 제기된 일"이라며 "그 동안 외면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일시적인 관심으로만 끝날까봐 우려스럽다"며 "정부 차원에서 조사단을 꾸려 이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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