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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일터의 죽음'...포스코 하청·택배·이주노동자 또 숨져

기사승인 2021.03.17  17: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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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에서 보름사이 노동자 3명 일하다 희생 / '산재 청문회'에 '노동부 특별감독'에도 계속되는 사망
노동계 "슬픔과 분노, 사회적 합의·법 있음 뭐하나...근본 대책", 국회 환노위 "강력 규탄, 특별감사"


일터에서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포스코 하청노동자, 13일 김천 택배기사, 6일 안동 이주노동자. 보름새 3명이 경북에서 숨졌다.

잇딴 죽음에 대책이 쏟아지고 노동부 특별감독, 국회 산재 청문회까지 열려도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금속노조포스코지회·포항경찰·사측의 말을 17일 종합한 결과, 포스코 협력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의 하청업체 포엔빌 소속 50대 노동자 A씨가 지난 16일 오전 9시 40분쯤 경북 포항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작업장에서 일하던 가운데 가동 중이던 기계에 머리가 끼였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송하는 과정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이로써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후 숨진 노동자는 18명 이 중 하청노동자는 12명으로 늘었다.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지난 5개월 동안 일하다 숨진 노동자만 6명이다.

 
 
▲ "더 이상 죽이지 마라" 포스코 안전대책 촉구 포스코 본사 앞 1인 시위 / 사진.금속노조포스코지회
 
 
▲ "사고 원인은 단독작업, 2인1조 보장하라" 현수막 시위 / 사진.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지난 달 22일 포스코 최 회장을 포함해 산업재해가 자주 일어는 국내 9개 기업 회장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산재 청문회에 불려가 고개숙여 사과하고 산재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지 한 달이 채 안돼 노동자가 또 숨진 것이다. 당시 최 회장은 1조 1천억원의 안전비용을 산재 방지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안돼 또 다시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을 거둬 비판이 거세다.

당장 국회 환노위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윤미향, 윤준병, 이수진, 임종성, 장철민, 정의당 강은미)들은 앞서 16일 성명에서 "또 다시 사람이 죽었다. 이번에도 포스코"라며 "최악의 기업 포스코와 최 회장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스코와 최 회장은 안전에 있어 무법자 그 자체"라며 "솜방망이 처벌만 하는 고용노동부와 최 회장 연임을 허락한 국민연금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죽음의 행진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면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환노위 의원들은 노동부에 포스코에 대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도 이날 성명에서 "다단계로 얽힌 포스코,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라"며 "안전을 무시한 단독작업이 또 하청노동자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규탄했다. 특히 "노동부가 현재 포항제철소 특별감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망을 못 막았다"면서 "노후설비·단독작업 노동안전시스템이 붕괴한 포스코에는 백약이 무효하다. 형식적 감독과 허술한 대책의 당국도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 "과로사로 죽는 택배노동자, 대책 마련하라"(2020.7.28.서울 참여연대) /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택배노동자도 일하다가 숨졌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로젠택배 경북 김천지점 소속 택배기사 노동자 김모(51)씨가 지난 13일 오전 분류작업을 마치고 배달을 나갔다가 터미널 주변에 세운 자신의 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날 오후 11시 20분쯤 뇌출혈로 숨졌다.

김씨는 주 6일 매일 하루 10시간, 주 60시간을 일했다. 배달뿐만 아니라 분류작업도 했다. 택배사·노조·정부가 올초 사회적합의를 통해 택배기사 과로사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분리하기로 했지만 로젠택배는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물류 상·하차 비용도 노동자가 부담했다.

대책위는 지난 16일 서울 로젠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시간 노동에 의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또 고인이 지난해 7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쓴 것에 대해 "신청자 본인 자필로 작성해야 하는 '본인 신청 확인'란이 공란"이라며 "사측 강요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무효"라고 덧붙였다.

택배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도 지난해와 올해 택배사를 가리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 CJ대한통운, 쿠팡 등 기업 대표들이 산재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나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 경북 군위군 농촌 축사에서 일하다 질식사한 이주노동자의 지난 2017년 분향소 / 사진.경산이주노동자센터

안동에서는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동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 54분쯤 안동시 임동면 B농업업체에서 일한 이주노동자 C(28.태국)씨가 청소 중이던 사료배합기계가 켜져 기계로 빨려 들어가 숨졌다. 기계를 끄고 구조했으나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은 업체에 조업정지 명령을 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고인 등 일부 이주노동자들이 미등록 신분으로 확인돼 작업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농촌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한파 경보가 내려진 지난해 12월 20일 캄보디아 여성 농업 이주노동자가 경기 포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이와 관련해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는 17일 오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 청문회, 사회적 합의, 각종 법이 있으면 뭐하냐"면서 "노동자들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책임한 조치들로는 더 이상 죽음을 막을 수 없다"면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노동 재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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