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한 초등학교 돌봄전담사가 개학한 지 보름만에 숨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지부장 정명숙)에 따르면, 대구 삼영초등학교 돌봄전담사 김모씨가 지난 15일 오전 7시 숨졌다. 유가족은 지난 17일까지 고인에 대한 장례식을 치뤘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 문자에 생전 고통이 고스란히 남았다. 노조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고인은 "머리에 멘붕(멘탈 붕괴.정신적 충격의 신조어) 왔어요. 나이스에 두 반에 넒은 교실에 물건 산더미. 강사 3명 다 새로와요. 도움이 절실합니다. 매일 살 빠지고 있어요"라는 카톡을 지난 달 26일 동료 에게 보냈다.
이어 8일 출근해 학교에 또 대책을 요구했지만 답이 없었다. 9~12일 재병가를 냈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진단서를 학교에 냈다. 그리고 지난 15일 출근 당일 오전 7시 숨졌다. 사인은 불분명하다.
노조는 18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식 겸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돌봄전담사들를 포함해 조합원들이 참석해 분향소에 묵념하고 헌화했다. 노조는 "대구교육청의 과도한 돌봄 노동 정책이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강 교육감이 책임지고 진상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유족에 사과하고, 다른 시·도 수준으로 1전담사 1교실·학생 20명 축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대구교육청은 1전담사 1교실을 운영하는 다른 시·도교육청과 달리 전국에서 유일하게 '1전담사 2교실'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홀로 교실 2개를 담당하는 셈이다. 1개 교실 학생 수는 최대 25명으로 많으면 50명을 홀로 돌봐야 한다. 고인이 일한 학교는 대구교육청이 규정한 학생 수 범위도 넘어선 경우다.
이에 대해 대구교육청 초등교육과 한 방과후학교담당자는 "1전담사 2교실이긴 하지만 특기적성 강사도 투입해 혼자 돌본다고 보기 어렵고 50명은 거의 없다"며 "돌보는 학생은 10~15명으로 실제 관리 수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청과 사건이 관련 있다는 것은 너무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인은 11년 만에 처음 인사이동 해 적응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현장 전담사들 의견을 수렴하고 모니터링 해 개선할 게 있다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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