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 사과..."신중치 못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대구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도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권 시장은 8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과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며 "시민들과 의료계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 이후 8일 만이다.

그는 "최근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정부의 백신구매를 돕기 위해 선의로 시작한 일이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면서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구시장인 저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겠다"면서 "대구시민들과 지역 의료계에 대한 비난은 멈춰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권 시장은 "지난 4월 28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독일에서 백신을 도입할 수 있으니 대구시 차원에서 구매의향서를 보내자고 제안했을 때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했다"며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 협의도 없이 대구시장인 제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보내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정부가 검토 중인 사안을 성급하고 과장되게 언급함으로써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도록 자초했다"며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대구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코로나19로 고통받고 계신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큰 실망감을 드렸다"고 자책했다. 이어 "이번 일로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구시의사회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외국 민간 무역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6천만회(3천만명 분량)를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며 관련 내용을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공식 유통경로가 아니며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백신도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한국 화이자 역시 지난 3일 "그 누구에게도 이 백신을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면서 "해당 업체의 제안은 합법적으로 승인되지 않은 공식적인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입장을 냈다.

때문에 '가짜 백신 사기사건'으로 논란이 되는 등 대구시를 향한 사회적 비난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대구시당은 8일 논평을 통해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관련 사기의혹이 불거지자 메디시티대구협의회로 책임을 전가하고, 정부를 도우려는 선의로 한 것이라는 변명만 늘어놨다"며 "상황이 악화되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권영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뒤늦은 사과를 한 것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로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의구심을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철저한 조사로 납득할 만한 근거를 보여 의구심을 명명백백 해소하고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