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땅투기' 76명 송치, 공직자는 3명뿐..."용두사미"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06.23 19: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2명 중간수사, 구자학 달성군의회의장·LH직원 등 70명 기소의견→수성구청장·시공무원 4명 무혐의
나머지 103명 계속 수사..."위장전입·차명거래·농지불법매입 정황" / 시민단체 "엄정·철저한 수사했나"


대구경찰청이 땅투기 의혹 관련 지난 석 달 간의 중간수사 결과를 내놨지만 비판이 나오고 있다.

2백여명을 수사해 7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공직자는 군의원 1명, 공무원 2명 등 3명에 불과한 탓이다. 구청장, 대구시 공무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시민단체는 "용두사미"라며 반발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3일 부동산 투기사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22일까지 투기의혹 사건 21건, 수사 대상자 222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사건 8건, 76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혹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성역 없는 땅투기 조사하라"(2021.3.11.LH 대구경북본부 앞)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성역 없는 땅투기 조사하라"(2021.3.11.LH 대구경북본부 앞)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집값, 부동산 폭등" 규탄 퍼포먼스(2021.3.11.LH대구경북본부 앞)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집값, 부동산 폭등" 규탄 퍼포먼스(2021.3.11.LH대구경북본부 앞)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송치 사례를 보면 ▲연호지구 공공주택지구 위장전입 33명 ▲투기 목적 농지 불법 매입 19명 ▲의료시설용지 불법 전매 15명 ▲부동산 차명 거래 9명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지닌 부동산(41억9천만원 상당)을 범죄로 얻은 수익·재산이라고 보고 양도·매매 등 처분을 금지하는 추징 보전 명령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보면 구자학(62.국민의힘) 달성군의회 의장을 포함한 공직자 3명이 송치 명단에 들어갔다. 구 의장은 달성군 개발제한구역에 농지를 불법 취득해 가족 등 제3자 명의로 건축물을 허가 받은 혐의를 받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명, 교수 2명도 송치됐다. 나머지 70명은 일반인들이다.

불송치도 상당하다. 9건, 43명이 무혐의 처분 받았다. 김대권(59.국민의힘) 수성구청장과 대구시 공무원 4명은 무혐의 내사종결했다. 김 구청장은 부구청장 재직 당시 2016년 3월 지역구 내 개발지구로 지정되기 전 이천동 밭 420㎡를 주말농장을 한다며 2억8천500만원에 샀다. 이어 땅을 3억9천만원에 되팔아 차익을 얻어 투기 의혹을 샀지만 경찰은 "업무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불기소했다. 대구시 공무원 4명과 가족들도 농지 불법 매입 의혹으로 대구시에 의해 수사의뢰됐지만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에 넘긴 사건 말고 나머지 4건, 103명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 나간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아파트 부정청약·기획부동산 사건 등 4건에 연루된 103명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LH 횡포 방관 수성구청장, 대구시장 뭐하노?"(2021.3.12.연호지구)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LH 횡포 방관 수성구청장, 대구시장 뭐하노?"(2021.3.12.연호지구) / 사진.평화뉴스 김두영 기자

시민단체는 반발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용두사미 결과"라며 "경찰이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했는지 묻고 싶다. 땅투기 발본색원을 기대한 시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출직과 공직자들의 경우 내부 정보를 부정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수사가 제대로 안된다면 땅투기는 앞으로 더욱 더 교묘해질 것"이라며 "근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로소득에 의한 불평등 심화로 지역 시민들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경찰은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땅투기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자학 의장에 대해서는 "의장직·의원직에서 즉각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