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검사' 문자에 4천명 줄→바로 '유증상' 재문자...대구시 '방역'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07.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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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월배점 직원들 코로나 확진...방문객 전원 진단검사 문자→주민 수천명 일상 멈추고 땡볕 대기
일대 마비에 불편→3시간여 만에 축소·분산, 비판 봇물 "2년째 오락가락, 일처리 미숙" / "혼란 죄송"


이마트 월배점 직원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과 관련해 대구시 방역지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가 접촉자와 증상자 구별 없이 마트 방문객 전원에게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탓이다. 당시 검사를 받기 위해 몰린 이들로 지역은 혼란을 빚었다. 대구시는 늦게 검사자를 줄이고 진료소를 분산해 재문자를 보냈다. 대구시 행정에 대한 주민들 쓴소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이마트 월배점...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한 긴 줄(2021.6.29) / 사진.대구 A맘카페
대구 이마트 월배점...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한 긴 줄(2021.6.29) / 사진.대구 A맘카페

1일 대구지역 A맘카페에 달서구 감삼동에 사는 30대 한 여성이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사태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대구시 대책"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벌써 2년짼데 이렇게 오락가락해서야 믿을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또 "일처리가 미숙해 주민이 고생한 것도 큰 일이지만, 이번 일로 더 큰 확산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이제 전면 등원, 등교, 출근도 있을 것이고 오늘부터 5인 금지도 풀리는데 대구시가 실질적인 예방책과 확실한 방역 지침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달 26일 이마트 월배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직원·가족 등 5명이 확진됐다. 대구시는 지난 달 29일 오전 10시 50분쯤 '6.18~28일 이마트 월배점 1층과 2층 세라젬 매장 방문자는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선별진료소는 이마트 주차장에 차렸다. 문제의 시작이다.

해당 이마트가 있는 달서구는 약 60만명이 사는 기초자치단체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인구 1, 2위를 다투는 곳이다. 또 월배쪽 인구는 10만여명에 이른다. 이마트 월배점은 이마트 중에서도 전국 매출 상위에 드는 매장이다. 대구지역에서는 매출 1위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마트에 대해 열흘간 매장 이용객 전원 검사받으라는 문자를 보내 한꺼번에 수많은 이들이 몰렸다.

하루동안 4천여명이 이마트에서 검사를 받아 일대 혼란을 빚었다(2021.6.29) / 사진.대구 A맘카페
하루동안 4천여명이 이마트에서 검사를 받아 일대 혼란을 빚었다(2021.6.29) / 사진.대구 A맘카페

마트 주차장 진료소는 순식간에 혼란을 빚었다. 주민들은 일상 생활을 멈추고 검사를 받기 위해 마트에 갔다. 직장인은 연차를 내고 병가를 썼고 학생은 학교를 조퇴했다. 경산, 고령 등 타 지역 가족·지인까지 검사 받으러 오라 연락했다. 교통 경찰이 출동해 마비된 교통을 정리했지만 밀려드는 이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영상 30도 땡볕 더위에 수천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5~6시간, 반나절을 기다려야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또 일부는 기다리다 지쳐 돌아갔다. 심지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병원에서 9만원을 별도로 내고 검사를 받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이마트 월배점에 몰려든 이들만 4천여명에 달한다. 모두 대구시의 문자 한 통으로 시작된 소동이다. 양재 이마트 확진 사례 경우 특정 코너를 방문한 이들만 검사를 받으라고 한 것과 비교된다.  

당일 대구시는 오후 2시 재문자를 발송했다. 검사자를 유증상자로 줄이고 타 지역 보건소로 진료소를 분산했다. 혼란과 마비로 민원이 빗발치고, SNS 상에서 비난이 봇물을 이룬 뒤에야 지침을 바꿨다.

대구시 재난문자, '방문자'에서 3시간 만에 '유증상'시 검사 받으라고 바꿨다. / 긴급재난문자 캡쳐
대구시 재난문자, '방문자'에서 3시간 만에 '유증상'시 검사 받으라고 바꿨다. / 긴급재난문자 캡쳐

당시 대기 5시간 만에 검사를 받았다는 월배 주민 정주민(41)씨는 "대구 시민 의식을 대구시가 못 따라가는 것 같다"며 "문자를 받고 일상을 접고 갔는데 수 시간 기다려도 차례는 돌아오지 않아서 돌아간 이들도 있었다. 오히려 대구시가 감염병 사태를 더 키울 수도 있었던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방문자가 많은 마트에서 갑자기 직원 확진자가 나와 일선에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당일 바로 시정해 현재는 큰 문제가 없다. 당시 불편에 대해서는 죄송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마트 월배점은 휴점 중이다. 누적 확진자는 직원 9명과 가족 등 n차 감염 4명까지 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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