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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글라스, 제조업 첫 '불법파견' 징역형...'문자해고' 6년만

기사승인 2021.08.11  15: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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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구미공장 생산 업무지시·노무제공·인사종속, 대법 파견법 위반 기준 해당" 공소사실 모두 인정
일본 사장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하청사장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노조 "단죄, 직접고용 이행"


경북 구미 공장에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한 혐의로 기소된 아사히글라스 경영진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 받았다. 국내 제조업에서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이 떨어진 첫 사례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1단독(재판장 김선영) 재판부는 9일 '불법파견(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청업체 일본 아사히글라스(주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 하라노타케시 대표이사·하청업체 지티에스 정모 이사 등 원·하청 경영진에 대한 선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유죄 1심 선고 후 기뻐하는 해고자들(2021.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라노타케시 이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하청업체 지티에스 정모 대표이사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아사히글라스한국주식회사·지티에스는 각각 1,500만원, 300만원 벌금형에 가납명령을 내렸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구형량을 그대로 인용했다. 다만 하라노타케시와 정모씨의 경우 국내에서 동종 범죄 이력이 없고 형사 처벌 받은 전력이 없어 집행을 유예했다. 원·하청법인도 당초 구형량 2천만원, 500만원 벌금형에서 각각 조금씩 줄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아사히글라스와 지티에스가 도급계약을 맺었을 뿐 근로자 인식 사실이 없어 파견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의 파견법 위반 기준을 살펴보면 5가지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글라스(유리)생산 단일 목적을 갖고 있고, 작업량 대부분이 아사히글라스 작업량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티에스 근로자에 대한 아사히글라스의 작업지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 "포장, 출하, 지원 등 업무지시와 업무투입 모두 아사히글라스에 실질적으로 편입됨이 인정된다"면서 "노무제공 요건도 아사히글라스 지시에 따라 수시로 변경됐으며, 인사·해고·고용·채용도 종속됐다"고 했다. 이어 "지티에스는 아사히글라스 외 타 업체와 계약한 사실이 없고 독자 결정권이 없으며, 자체기술·시설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허가 없이 근로자 파견을 제공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행위가 불법임을 인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국내 제조업체 중 불법파견으로 기소돼 경영진에게 징역형이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사내 하청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2013년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제조업 말고 대형마트 세이브존 경영진은 2019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파견법을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 관련해서는 모두 벌금형에 그쳤다. 

 
 
▲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1심 유죄 선고 후 대구지법 김천지원 앞에서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사죄하고, 해고자 직고용 이행하라"(2021.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자 해고' 사태 6년 만에 경영진에게 유죄가 선고되자 해고노동자들은 기뻐했다. 금속노조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와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본부장 김태영),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6년 만에 경영진에게 불법파견 유죄가 선고됐다"며 "유죄가 선고된만큼 사측은 즉각 해고자들에게 사과하고 해고자들을 직접고용해 복직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차헌호 지회장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징역형이 떨어져 조금 놀랍다. 범죄를 단죄해 너무 다행"이라고 밝혔다. 또 "해고자 22명에 대해 사측은 즉각 직고용하라"고 말했다. 탁선호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 기준에 따라 드디어 징역형이 선고됐다"며 "범죄에 비해 다소 낮은 형량이지만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경북 구미 제조생산공장에 고용노동부 장관 허가 없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178명을 '불법파견'해 국내 파견법을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사히글라스는 미쓰비시 주요 계열사로 전세계에 LCD 유리 생산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이다. 외투기업으로 2004년 구미에 진입하며 지자체로부터 공장부지 50년 무상 제공에 세금도 감면 받았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2015년 구미 공장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인상(2015년 최저임금 5,580원→8,000원)과 작업복 교체를 요구하자 문자 한통으로 178명을 전원 해고했다.

해고자들과 사측의 긴 소송이 이어졌다. 해고자들은 "불법파견", "부당해고"라며 사측을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논란이 일자 검찰은 수사심의위를 열어 2019년 2월 15일 사측 관계자들을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했다. 형사 재판에 앞서 2년여 전 민사 재판에서는 이미 해고자들이 승소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치봉)는 2019년 8월 23일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선고심에서 '직고용' 판결을 내렸다. 2심은 9월 대구고법에서 열린다.

한편, 아사히글라스 경영진들은 불법파견 1심 유죄에 대해 일주일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항소 여부를 물었으나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후 전화에도 답하지 않았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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