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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에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기사승인 2021.11.09  17: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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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주 칼럼]


대전환기, 2022 대선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결정되었다.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도 대선과 대권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번 대선에 나서는 사람들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유력한 후보의 발언과 가치관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들이 쏟아지고 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대선은 매우 중요한 대전환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한 해법과 ‘자연을 저렴화한데 따른 기후위기는 노동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저렴화에 따른 불평등위기와 동전의 양면처럼 꽉 맞물려 있음’( 책 「다시 촛불이 묻는다」 동녘 p.16)을 인식하여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적 전환에 대한 의제가 제시되고 다음 정부에서는 구체적 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후보들의 발언과 제안하는 정책에는 이러한 내용보다는 성장위주의 내용과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내용이 더 많다.

무고죄 강화가 청년공약이며 양성평등공약이라는 말에 대해

특히 젠더기반폭력에 대한 정책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청년 정책을 발표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무고죄는 개인에 대한 죄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죄임으로 형량이 높으며 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한 내용이 허위사실이어야 하고 고의가 있어야 하며 징계처분 혹은 형사처분의 원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윤후보측은 강력범죄 무고죄 선고형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조정하고,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성폭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 거짓말 범죄를 근절 하겠다"고 했다. 이는 무고죄 발생이 성폭력 피해 보다 더 문제적인 것처럼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2021.9.11.국민의힘 대구시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공약까지 내걸 정도면 성폭력 무고죄는 정말 심각하고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2017~2018년 검찰이 처리한 성폭력 사건을 분석하여 2019년 7월 발표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피해자를 '무고'로 역고소한 경우는 2017년과 2018년 두 해 동안 824건이고, 그 중 84%는 불기소됐다. 기소된 사건 중에서도 15.5%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 결국 성폭력 무고로 고소된 사례 중 유죄로 확인된 사례는 전체의 6.4%에 불과하다.  

윤석열 후보에게 보이지 않는 현실은 이러하다. 대검찰청 2020 범죄분석에 따르면 성폭력범죄 발생건수는 2019년 32,029건, 인구 10만 명당 61.8건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지난 10년 동안에 51.6%의 증가하였다. 2020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상담소를 찾은 강간 피해자 중 71.4%의 피해자가 ‘폭행협박’ 없이 강간피해를 입고 형법상 ‘강간죄’ 성립요건이 맞지 않아 신고도 못하였다. 또한 성폭력 범죄로 수사나 재판받고 있는 가해자들은 ‘성폭력사건 전문’ 로펌이나 변호사를 선임하여 피해자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대필 반성문을 제출하여 감경 받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고죄 강화에 비판이 쏟아지자 윤후보 측은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회의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공약"이며 "무고죄를 엄격하게 적용해 해석하면 성범죄 신고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공정한 양성평등 공약"이라고 했다. 나아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청년 공약"이라고 내놓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지금당장’ 재정되어야 한다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한국교회총연합회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게 현실"이라며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사람들 사이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현실적 문제 해결에 긴급한 사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사회의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지침이기 때문에 일방통행식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경선과정에서 했던 말과는 다르다. 지난 7월에는 차별금지법 입법과 관련해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법제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당연하다"고 말했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2021.7.30. 대구 전태일 열사 생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 한지 24년,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법무부에서 제정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이후부터 계산하면 14년이다(<한겨레> 2021년 11월 9일 권김현영 칼럼 '14년간의 후퇴에 대한 책임'). 현재 법사위엔 지난 6월 시민10만명이 동의한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이 부의되어 있다. 동아제약에서 성차별 면접을 받은 여성이 직접 제안하였고 참으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여 성사시킨 일이었다. 이 청원은 상임위 회부 150일째인 11월10일 까지 심사해야 한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도 국회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사회적 합의를 이야기 하는데 지난해 국가인권위와 여성정책연구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민 88.5%가 차별금지 법제화에 찬성했다. 시민들은 알고 있다. 지금은 낯선 누군가를 향하는 혐오와 차별이 나에게로 향할 수 있음을 말이다. 시민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이재명 후보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대선에 후보로 나선 사람들에게 시민들의 고통과 염원은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나 보다. 시민들의 고통과 염원을 알지 못한다면 개인의 입신양명 때문에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저기 대선판을 바라보며 내뱉는 탄식이 들린다. 시민을 표로만 대상화 하는 자 버림받을 것이며 눈을 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보는 사람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남은주 칼럼 27]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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