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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윤리는 공직자 윤리에 준해야

기사승인 2022.01.01  15: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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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상 칼럼] 적어도 재산 등록과 공개, 퇴직 후 취업 제한은 필요


영향력을 기준으로 사회 각 분야의 순위를 매긴다면 언론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이 틀림없다. 공익성을 기준으로 삼아도 역시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의 사회적 책임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언론개혁 필요성에 국민 67%가 공감

언론인 스스로 제정한 <신문윤리강령>에도 “우리 언론인은 언론이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믿는다.”(제2조)라고 되어 있다. 신문윤리강령은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것이므로 신문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의 윤리강령이다.
 
 
 
▲ 신문윤리강령 / 자료 출처.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홈페이지

또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작년 1월 <언론윤리헌장>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 윤리헌장은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시민의 신뢰는 언론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밖에 개별적으로 윤리강령 또는 윤리헌장을 제정한 언론사도 적지 않다.

그런데 다수 국민은 우리 언론의 상황이 윤리강령이나 윤리헌장과 거리가 멀다고 인식하고 있다.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이런 여론을 반영한다. 통계치로 보더라도, 작년 5월 <리서치뷰>의 조사 결과 언론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이 67%, '비공감'이 22%였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80%가 '찬성'하고 13%가 '반대'하였다.

더구나 신문 부수 인증기관인 ABC협회의 유료 부수 조사가 조작되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언론 신뢰도가 더욱 하락하였다. 유료 부수에 따라 정부 광고비, 보조금 등이 정해지는데, 부수 조작을 통해 여러 유력 일간지가 부당하게 지원받아왔다는 의혹이다.

윤리강령과 윤리헌장은 강제성이 없다

지금도 언론의 책임에 관한 몇 가지 제도가 있다. <신문법>(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과 <방송법>에는 대기업이 미디어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소유 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법>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한 윤리강령의 세부 규정인 <신문윤리실천요강>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해 ‘정보의 부당이용 금지’ 원칙을 천명하고, 언론 활동과 관련하여 주식, 증권,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기사형 광고를 막기 위해 “독자들이 기사와 광고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편집한다.”(제10조)라는 규정도 있다.

언론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언론사는 미흡하나마 어느 정도 제재를 받는다. 기사형 광고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위반 시에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었다. (이 조항은 이명박 정부 때 삭제되었다.) 허위 보도 피해자가 언론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고, 언론계가 <언론중재법>의 대안으로 마련하고 있는 ‘언론자율규제기구’에도 언론사에 대한 제재 조치가 들어 있다.

언론인도 공직자처럼 윤리법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서 언론사만이 아니라 언론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공직자의 윤리에 관한 제도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공직자 윤리법>은 “공직자 및 공직 후보자의 재산 등록, 등록재산 공개 및 재산형성 과정 소명과 공직을 이용한 재산취득의 규제, 공직자의 선물 신고 및 주식 백지신탁,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및 행위 제한 등을 규정”(제1조)한다. 최근에는 부동산 백지신탁을 추가해야 한다는 제안도 힘을 받고 있다.

같은 법 제2조의2에서는 ‘이해충돌 방지 의무’도 명시하고 있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의 직무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와 연계되는 상황을 말한다. LH 직원 부동산 투기가 촉발한 국민의 분노에 힘입어 작년 5월에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공포되었고, 1년 후인 올해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언론인에 대해서도 <공직자 윤리법>에 준하는 제재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거부하는 언론인이 적지 않을 것이고, 늘 그랬듯이 대형 언론사가 그 대열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스스로 제정한 윤리강령 및 윤리헌장을 구현하기 위한 법제화에 반대한다면 자신들의 다짐이 단지 겉치레였음을 자백하는 셈이 되지 않을까?

<공직자 윤리법>의 제재 조치를 한꺼번에 다 도입하기 어렵다면, 영향력이 큰 대형 언론사 간부급의 재산 등록과 공개, 퇴직 후 취업 제한 정도는 해야 한다. 언론인이 공익을 외면하고 개인의 부와 권력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런 개혁은 당연히 정치권의 임무다. 그러나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론에 대한 개혁을 정치권이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언론중재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된 것도 그 증거다. 양심과 용기를 가진 다수의 언론인이 나타나서 개혁에 앞장서주기를 기대한다.

 
 
 
 





[김윤상 칼럼 111]
김윤상 / 자유업 학자, 경북대 명예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평화뉴스 김윤상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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