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 수중보' 14개 154억 공사 논란...환경연 "철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1.1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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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까지 '신천 프로젝트' 보·어도 개선사업 "수질개선·친환경"
상동교~침산교 도심 구간 20km 안되는 하천에 '보' 14개 설치
환경단체 "물고기 길 막고 생태파괴, 미관상 물 가둬...중단"


물길이 막혔다. 물 대신 흙더미가 쌓였다. 펌프로 강물을 퍼낸다. 덤프트럭이 오가자 먼지가 날린다. 

18일 오후 대구시 남구 이천동과 수성구 중동을 연결하는 신천 희망교 인근 수중보 공사 현장이다. 
 
대구 대봉교와 희망교 사이 신천에서 수중보와 어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수막에 "신천을 더 좋은 환경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문구가 적혔다.(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대봉교와 희망교 사이 신천에서 수중보와 어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수막에 "신천을 더 좋은 환경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문구가 적혔다.(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공사장 가림막 뒤로 수중보 설치를 위한 건설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공사장 현수막에는 '신천보 어도 개선사업'이라고 적혔다. 대봉교와 희망교 사이 신천 강변 구간 곳곳에는 "신천을 더 좋은 환경으로 조성하여 시민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라고 적힌 대구시의 현수막도 걸렸다. 

대구시의 신천 수중보 건설 사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좁은 하천에 수중보를 14개나 설치하는데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환경단체는 "생태파괴가 우려된다"며 "보 철거"를 촉구했다. 

대구시건설본부(본부장 김창엽)는 지난해 9월 14일부터 올해 7월 9일까지 '신천 보 및 어도 개선사업'하고 있다. 현재 사업은 1단계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진행된 대구시의 '신천 프로젝트' 일환이다. 대구시는 신천 생태, 문화, 관광 자원화를 목적으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예산 154억원을 들여 신천에 수중보와 어도 14개에 대한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천 보 및 어도 개선사업 1단계'(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신천 보 및 어도 개선사업 1단계'(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2018년 9월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2019년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침산보와 칠성보, 대봉지수보, 동신보 등 모두 4곳을 먼저 개체했고 오는 2023년까지 성북보를 비롯한 나머지 10개 보와 어도도 추가 개체할 예정이다. 신천에는 침산교에서 상동교까지 모두 14개의 수중보가 설치돼있는데, 이를 걷어내고 다시 새로 설치하는 공사인 셈이다. 

대구시 수변공간개발추진단 한 관계자는 "신천은 상류와 하류 경사가 심하고 평상시에 하천수가 부족해서 신천하수의 처리수를 하천유지수로 공급받고 있다"며 "가동보를 이용해서 하천수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사가 끝나면 보 상류 담수보의 원활한 저층수 배출로 인해 강물 수질이 개선되고 어류 생태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강물을 막아 놓고 신천 수중보 공사를 하고 있다.(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물을 막아 놓고 신천 수중보 공사를 하고 있다.(2022.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20km도 안되는 도심의 짧은 하천 구간에 수중보만 14개 설치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천 물길을 14개 보로 가로 막아 사실상 '호수' 상태로 단절시켰다는 것이다. 신천에 사는 물고기들의 이동 길을 막아 산란마저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있다.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혹시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올려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미관상' 목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천보다 구간이 훨씬 긴 금호강의 경우에는 강에 설치된 수중보가 3개 뿐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7일 성명서에서 "대구시는 보 공사를 중단하고 콘크리트 구조물인 보를 모두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도심에 농수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보가 있어야할 이유가 없다"며 "짧은 도심 구간에 보만 14개 설치해 강을 호수로 만들어 생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 신천 수중보에 막혀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잉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지난 2018년 신천 수중보에 막혀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잉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또 "물고기들이 보 때문에 산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수생태계 연결성·건강성을 위해 기존  보들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지 교체하는 것은 생태와 예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신천에 포화상태인 보를 걷어내고 생태를 복원해야 한다"며 "분수를 끌어올려 미관상 보기 좋다는 이유로 강의 물길을 막는 사업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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