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강은희 교육감, '박근혜 환영식' 참석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3.25 02: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우 지사·김문오 군수 등 현직 단체장들, 업무 대신 달성군에
'부적절' 비판...시민단체 "코로나 컨트롤타워 비우고 정치행보"
전교조 "탄핵 당했는데 환영? 교육 대신 정치 택한 교육수장"
정의당 "선거 앞 눈도장 찍기...국정농단 범죄자, 자숙해야"


대구경북 단체장들이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된 박근혜(70)씨 환영식에 참석해 논란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은 24일 오후 12시 15분쯤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70)씨 집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문오 달성군수도 이 행사를 찾았다.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를 비롯해 대표적 친박인사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행사에는 정치인, 지지자, 취재진, 경찰 등 모두 5,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경찰은 집계했다. 
 
(왼쪽부터)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대구 달성군 박근혜씨 집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2022.3.24) /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왼쪽부터)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대구 달성군 박근혜씨 집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2022.3.24) /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경찰에 확인한 결과, 오전 일찍부터 사람이 몰려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 권 시장과 강 교육감 등 단체장들도 오전부터 오후까지 환영식에 함께했다. 박씨는 달성 집 앞에 도착한 뒤 짧은 화답을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권 시장 등은 축하 꽃다발을 선물하려 했지만 인파에 막혀 전달하지 못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후 본인 사회관계망(SNS)에 "박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귀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간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습니까. 저뿐 아니라 많은 대구시민들이 대통령님을 걱정하고 안타까워했다"고 적었다. 또 "옥중 힘든 시간 속 오히려 시민을 위로했다"면서 "대통령님의 국민을 향한 진심을 믿는다"고 했다. 이어 "개인의 안위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노고를 역사와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며 "고향에서 위로와 평안을 되찾길 기원한다"고 했다. 강 교육감 페이스북 계정에도 이날 한 지지자가 환영식에서 강 교육감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공무원법상 현직 단체장과 교육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함에도 정치적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정상 업무 시간에 자리를 비운 것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세에 단체장들이 컨트롤타워를 비우고 수천명이 모인 행사장에 가 업무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24일 대구 신규확진자는 1만5,700여명, 사망사는 22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지역 학생 확진자도 1천여명을 넘었다. 이 중 가장 큰 논란이 된 부분은 탄핵에 이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자의 환영식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다.  
 
"박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22년 3월 24일자 권영진 시장 인스타그램
"박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22년 3월 24일자 권영진 시장 인스타그램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은재식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꽃다발을 들고가 환영한 권 시장은 또 부적절한 정치 행보를 했다"며 "코로나 컨트롤타워를 자처하더니 행정을 내팽개친 것에 대해 각성하라"고 24일 비판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도 성명에서 "국가를 잘못 운영해 탄핵된 인물을 환영하는 것은 반역사적, 반교육적"이라며 "교육 대신 정치를 택한 교육수장의 처신이 가볍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논평을 내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눈도장 찍기가 바쁘다"면서 "국정농단의 범죄자 박근혜씨는 정치적 언급과 행위를 삼가고 자숙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씨는 국정농단 사건·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삼성 정유라 승마지원비 뇌물혐의 등으로 헌정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됐다. 대법원은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2월 건강 악화 등 이유로 박씨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을 결정했다. 박씨는 2017년 구속 후 수감생활 5년여 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이어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 박씨는 지난 1998년 제15대 달성군 재·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처럼 박씨는 사면·복권됐지만 전직대통령법상 대통령 예우는 되찾을 수 없다. 재직 중 탄핵됐고,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탓이다. 12.12군사쿠데타, 5.18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고(故) 전두환, 노태우씨도 반란·내란수괴죄로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살아 있는 동안 대통령 예우를 받지 못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