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편입' 논란...민주당, 경북대병원 조사 "특혜 의혹 검증"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4.1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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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위 7명 항의방문 "국립대 고위직 아빠찬스 진상규명"
심사 공정성·봉사활동 여부·논문 역할 등 핵심 자료 요구
홍원화 총장·김용림 병원장 "대학 명예 위해 적극적 협조"
다만, 책임 면접관 교수 등 일부 자료는 "개인정보" 난색


정호영(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의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 과정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구 경북대병원을 찾아 직접 조사에 나섰다. 

복지위 민주당 간사 김성주 의원을 포함한 강민정, 서영석, 김원이, 고영인, 고민정, 강득구 의원 등 국회의원 7명은 15일 오전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원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의대 외과 교수와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2017년~2018년도에 그의 아들인 정모(31)씨와 딸 정모(29)씨가 모두 경북대의대에 편입한 사실에 대해 "아빠찬스가 있었던 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립대 병원의 고위공직자인 아버지가 자녀들 편입학에 개입했다는 지적이다.
 
"정호영 자녀의혹"...경북대병원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호영 자녀의혹"...경북대병원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 후보자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자의 오랜 친구로 대통령 당선자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뒤 '자녀 입시 특혜'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은 청문회에 앞서 여러 자료를 경북대병원에 요구했지만 자료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이날 직접 병원을 찾아 조사에 이르게 됐다.

병원 관계자들과 면담에 앞서 10분 가량 기자들과 간단하게 이번 항의 방문에 대해 설명하고 곧바로 병원 본관에서 면담에 들어갔다. 면담장에는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과 김용림 경북대 병원장 등 경북대와 경북대병원, 경북대 의과대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1시간 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정호영 의혹 검증 자료요구서'를 들고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을 항의방문한 민주당 복지위원 7명...(왼쪽부터)강민정, 서영석, 김원이, 김성주, 고영인, 고민정, 강득구 의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호영 의혹 검증 자료요구서'를 들고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을 항의방문한 민주당 복지위원 7명...(왼쪽부터)강민정, 서영석, 김원이, 김성주, 고영인, 고민정, 강득구 의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당은 정 후보자 자녀 관련 핵심 4가지 자료 등 경북대의 4년간 편입학 전체 자료를 요구했다. 

특히 ▲두 자녀 편입학 심사 자체의 공정성과 관련한 전체 자료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학 전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평가전형에 이점으로 작용했는데,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기록 ▲의대 편입 전 아들이 2016년 전자공학회 학회지에 논문 2편을 등재했는데,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2편도 의과대학이 아닌 공과대학 전공 논문으로 등재한 유일한 학부생인 점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고, 당시 지도교수 누구의 요청으로 공동저자에 참여했는지 자료를 달라고 했다. 

또  ▲아들이 지난 2015년 10월 1일부터 석달 동안 19학점 강의를 수강하며 같은 기간에 경북대 유-헬스케어 융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매주 40시간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의대 편입 시 자기기술서 경력사항에 썼는데, 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자세한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 김용림 병원장, 홍원화 총장과 악수하는 민주당 의원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면담 중인 민주당 의원들과 경북대 인사들(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성주 민주당 복지위 간사는 "국립대 고위공직자 아버지를 둔 자녀의 아빠찬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경북대병원은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해야 한다"며 "인수위와 후보자는 사퇴하지 않고 청문회까지 간다는 생각이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즉각 조사와 검증에 임하라"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은 "의혹이 사건으로 진화되지 않도록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현장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현진 인수위 대변인의 '무리한 프레임 씌우기'라는 발언에 대해 "진실을 찾아 가는 것에 대한 역프레임"이라며 "대학에 협조하지 말라고 신호를 주는 것 아닌가. 발언을 취소하라"고 반발했다. 고영인 의원은 "윤 당선자가 공정과 상식에 대한 새 기준점을 제시했는데, 본인이 지명한 후보자가 '조국'에게 씌운 의문점 그대로"라며 "이번 사건은 경북대뿐 아니라 국립대 교수 자녀들의 편입학 전체에 특혜 의혹이 있는 건 아닌지 전국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석 의원은 "아버지가 고위직에 있으면서 자녀 편입학 제도를 계획적으로 만든 건 아닌지 의혹을 제대로 밝히겠다"고 했고, 고민정 의원은 "윤 당선인 검증 기준에 맞춰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면담 전 자료요구서를 들고 있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면담 전 자료요구서를 들고 있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편입학 특혜 의혹'에 쌓인 경북대병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편입학 특혜 의혹'에 쌓인 경북대병원(2022.4.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원화 총장은 "후보자와 관련한 여러가지 논란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고 자료도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했다. 김용림 병원장은 "대학과 병원 명예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답했다.

다만 편입학 심사 면접관, 논문 관련 책임 교수 등 실명이 들어간 명단 제출에 대해서는 대학과 병원 측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출이 곤란하다며 면담장에서 여러번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정의당, 시민사회는 계속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 후보자는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입장을 듣기 위해 정 후보자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 검증의 시간은 국회에서 이뤄질 때까지 잘 지켜볼 생각"이라며 "본인이 떳떳하다고 자신감을 보여 소명 과정을 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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