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030 청년 후보' 이영빈 달서구의원 "활발한 토론 있는 의회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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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 ①] 이영빈(34) 달서구의원 후보
"대구 첫 '청년기본조례' 제정, 아동복지교사 '정규직 전환' 성과...
도시경관 바꿔 성서 이미지 개선, 청년·환경·노동 중심의 공동체로"


탁자 하나, 의자 넷, 냉장고, 선풍기. 선거사무소의 단출한 살림살이 만큼이나 인터뷰 답변도 군더더기 없이 간명했다. 지금까지 해 온 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잘 정리돼있는 듯 보였다. 이영빈(34) 장기·용산2동 달서구의회 의원을 25일 그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이 의원은 2018년 대구·경북 최연소 기초의원으로 당선돼 우려 섞인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청년이 지역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라는 기대와 정치초보 청년이 뭘 할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이 의원은 “청년이라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트리려고 더 열심히 뛴 덕분에 주민들과 공무원들로부터 ‘다음 의회에서 다시 보고 싶은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의정활동의 성과로 △달서구청 아동복지교사 정규직 전환(노동) △달서구 기간제근로자 관리 규정 변경 촉구해 투명한 채용 절차 행정에 반영(노동) △대구 8개 구·군 최초 청년기본 조례 제정(청년) △성서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운동 투쟁(환경) △다이옥신 기준치 초과 기업 적발 단속(환경) △성서지역 도시경관 신설(도시) 등을 꼽는다.
 
이영빈(35) 달서구의원 / 사진. 평화뉴스 박주희 기자
이영빈(35) 달서구의원 / 사진. 평화뉴스 박주희 기자

특히 아동복지교사 정규직 전환을 가장 의미있는 성과로 소개했다.
"구청에 정규직화 요구를 하다 벽에 부딪힌 교사들이 저를 찾아와서 3년 동안 함께 싸웠습니다. 구의원으로 정말 해야 할 일을 해낸 것 같아 뿌듯하고, 당사자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서 더 의미가 컸어요. 정규직이 된 분들이 찾아와서 진심으로 서로 기쁨을 나눈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처음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쉬움도 크다. 이른바 지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관변단체 회원들 상당수가 국민의힘 당원인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한계도 절감했다.

"처음에는 가능하면 그분들과 융화되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그보다는 원래 내 소신과 민주당의 방향을 더 분명히 하면서 다가갈 수 있는 주민들에게 집중해야한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오히려 정치적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귀 기울이려고 애써왔습니다."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자"

이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기초의회에 뿌리내린 정치 기득권 문화를 바꾸기에는 체급도 경험도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자"를 가장 많이 되뇌었다고 한다. 대구에서 민주당 기초의원은 상대적으로 더 반듯한 태도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구시 자치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3~5인 인 선거구 14곳을 신설하는 안을 잠정 확정함에 따라 이 의원의 지역구도 죽전동과 용산1동까지 확대되는 대신 구의원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28일 시의회 임시회에서 원안이 확정되면 민주당도 당내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 의원은 “민주당 후보로 다시 뛰게 된다면 스스로 강점인 유튜브 등 SNS를 통해 2030 여성들과 4050대 유원자들에게 그동안의 의정활동을 알리고 공약을 홍보하는 스마트한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7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영빈 의원은 대구도시재생연구소 이사장, 성산중학교 운영위원장,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청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청년위원장을 거쳐 현재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청년 정치인으로 기성 정치인들과 어떻게 달랐는가?
= 청년에 강조점을 두기 보다는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인이 되고자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안마다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상대를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고 싶다.

"사람은 좋은데 당이 마음에 안 든다 하실 때면..."

- 지역에서 민주당 구의원으로 의정활동 경험을 되돌아보면?
= 아무래도 지역 특성상 지역민들이 어려움이 있으면 국힘 의원들을 먼저 찾더라. 지역민들이 먼저 찾지 않으면 내가 먼저 다가간다는 마음으로 아무리 작은 민원이라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챙겼다. 우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들이 점점 마음을 열다가도 “사람은 참 좋은데 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실 때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실감한다. 그런 분들을 흡수해서 당의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주어진 역할이라고 본다. 결국 우리 동네에 필요한 생활정치룰 꾸준히 해나가다보면, 보다 많은 주민들이 진정성을 알아주고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 스스로 두드러진 성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소년소녀 가장 빚 상속방지 조례'를 발의해 제정한 것이 눈에 띈다. 현장에서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 아동, 청소년들이 법을 잘 몰라서 사망한 부모의 빚을 물려받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조례이다. 소외된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책을 검색하다 다른 지역에서 막 시작한 사업을 보고 달서구에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 생각해 조례 제정에 나섰다. 청소년이 주민센터에 사망신고를 하러 오면 상담이나 팸플릿으로 ‘상속포기 한정승인 제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하여 수혜자를 발굴하도록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게 된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영빈 달서구의원의 유튜브. 이 의원은 '그래서 뭐했는데'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영빈 달서구의원의 유튜브. 이 의원은 '그래서 뭐했는데'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의정활동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 지난번 선거 때 골목길에 따로 떨어져 있는 주택에 사는 주민이 도시가스가 연결이 안 돼 불편하다고 호소를 하셨다. 구의원이 되면 꼭 해결해드리겠다 약속했고, 의원이 되고 다방면으로 알아봤지만 현실적인 비용문제로 도시가스 연결이 어렵게 됐다. 의욕만 앞서서 괜히 큰소리를 쳐서 더 크게 실망하셨다. 믿었는데 당선되니 결국 안 도와주냐고 하시더라. 이번에도 그 댁 바로 옆에 선거사무소를 열어 더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 청년 정치인이지만 기초의원이니 이제는 지역에서 기득권에 속하지 않는가?
=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그런 특혜를 누리려고 해본적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기초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갑질하는 행태를 늘 비판해왔고 경계한다.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셨던 아버지로부터 어려서부터 사람의 기본적인 인성과 소양에 대해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다.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쓴다.

"기초의회, 감시와 견제 사라진 행정을 상상하면..."

- 그동안 기초의회가 보여준 모습에 실망해 기초의회를 없애자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 실제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그런 구태를 많이 목격했고 부끄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기초의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감시와 견제가 사라졌을 때 행정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답이 나온다. 기초의원이 아니면 기초단체의 예산 집행 등을 감시할 장치가 사라진다. 제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기초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다가가 해결하고 개선되는 부분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기초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정답은 아니지만 국힘에서 자격시험을 보는 건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의원들이 일 할 기회를 얻고 제대로 일한다면 기초의원 무용론도 사라질 것이다.

- 왜 정치를 하는가?
= 4년 전에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답했다. 지금은 상식적인 정치를 실현하려고 정치를 한다고 말한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상식 위에서 바로 설 때 주민들이 정치를 신뢰하고 화답한다고 본다. 그래야 더 나은 사회로 갈 수 있다.

- 성서지역에는 어떤 구의원이 필요한가?
=30년 전 건설한 신도시라 리모델링이 필요한 지역이다. 이 낡은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데 정치가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도시계획, 도시지역 개발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자신이 있다. 성서공단을 끼고 있는 지역이라 환경문제에도 전문성을 갖춰야한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그 부분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고 많이 배웠다. 대기환경 문제는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개선해나가도록 할 것이다.
 
이영빈 달서구의원의 홍보 이미지 / 사진 출처. 이영빈 의원 페이스북
이영빈 달서구의원의 홍보 이미지 / 사진 출처. 이영빈 의원 페이스북

"청년 정치인, 기본적인 자질과 자세를 먼저 갖춰야"

- 다시 4년 더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 큰 틀에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기초의회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활발한 토론이 있는 의회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전공을 살려 달서구 도시재생사업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도시경관을 바꿔 성서의 도시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가겠다. 청년, 환경, 노동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고 맑은 공기를 누리는 성서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무엇보다 노동현장을 지키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 영상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 활용이 가능한 장점을 살려 스마트한 지역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유권자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성서에서 교육받고 자라서 신혼살림을 꾸려 살고 있다. 앞으로 내 아이가 나고 자랄 곳이기도 하다. 정치인이지만 이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인기도 하다. 누구보다 성서를 잘 알고 애정을 가지고 일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시 역할이 주어진다면 실망시키지 않고 잘 해 낼 자신이 있다.

- 끝으로 후배 청년 정치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스스로 대구의 ‘1세대 청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2030 정치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명맥이 뚝뚝 끊겼었다. 이제는 후배들도 도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2세, 3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사실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하면 먼저 말린다. 냉혹한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그리고 무조건 뛰어들기 보다는 정치인으로 기본적인 자질과 자세를 먼저 갖추고 도전하라고 이야기해 준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정치권은 앞다퉈 '청년'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대선에 곧이어 치러지는 6.1지방선거는 어떨까요? 평화뉴스는 대구에 출마한 청년 후보들의 의지와 고민을 듣기 위해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를 기획하고 그들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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