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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30 청년' 장정희 동구의원 후보..."사람과 자연 어우러진 녹색정치를"

기사승인 2022.05.06  15: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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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 ③]
장정희(38)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사찰음식, 채식문화 거리 조성"
"대구 민간공항 존치, 생태놀이터, 반려동물 자유공원...기후정의조례 추진"



대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초록색 옷을 입은 후보가 등장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비고, 폐현수막을 잘라 물감으로 이름을 쓴 어깨띠를 둘렀다. 장정희(38) 동구의원 후보(동구라 선거구 / 도평, 불로·봉무, 방촌, 해안, 공산)가 대구에선 녹색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구의원에 도전한다.

출마를 앞두고 선거구를 정하는 데 우여곡절을 겪었다. 나고 자란 동네가 마침 4인 선거구라 선뜻 택했는데 2인 선거구로 쪼개졌다. "이번에는 진보정당에 기회가 오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틀림없이 또 나눠질거라고 해서 설마했는데 정말 여지없이 2인 선거구로 쪼개졌습니다. 이 낡은 거대 양당 구도에서 왜 녹색당 후보가 출마해야 하는지 이유가 더 분명해졌어요." 결국 고민 끝에 3인 선거구인 옆동네로 옮겼다. 다행히 늘 다니던 익숙한 생활권이라 신나게 누비고 다니는 중이다.

'어떻게 출마를 하게 됐냐’는 물음에 자연스레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장 후보는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이다. 9살, 7살 두 아이의 엄마로 육아를 병행하며 반상근으로 일한다. 실업고를 졸업하고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에 다니면서 ‘이대로 괜찮은가’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다들 부지런히 앞만 보고 일하는데 결국 이익은 대기업으로 쏠리는 구조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고 마음이 불편했다. 동시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고 성실한 회사원으로 사는 개인적인 삶에도 물음표가 생겼다.
 
 
 
▲ 장정희(38) 동구의원 예비후보 / 사진. 평화뉴스 박주희 객원기자

그 무렵 <녹색평론> 읽기 모임에서 같이 책을 읽으며 ‘나’만이 아닌 ‘우리’를 살피는 사람들의 삶에 서서히 눈뜨고 마음이 움직이게 됐다. 장 후보는 “이랜드 비정규직 파업을 다룬 영화 <외박>을 보면서 ‘나를 위해 돈벌이만 하며 살기보다는 저 사람들과 같이 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회사원에서 육아하는 엄마를 거쳐 정치인으로 나서게 된 여정에는 깨달음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뒷받침이 됐기에 가능했다.

"다 준비된 뒤에 선거를 치르자고 미룬다면, 선거를 통해 녹색당을 알리고 선택받는 일은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시작하면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믿고 시작했지요. 선거 과정이 험난하겠지만, 꼭 해야 할 일, 충분히 가치 이는 일이라는 확신이 있으니 그만큼 보람도 있어요."

거리에서 명함을 건네면 ‘아이고, 대구는 국민의 힘인데…’하는 반응이 많다. 그래도 눈을 맞추며 말을 건다. ‘3인 선거구니 저를 찍어주면 제가 된다’고 조곤조곤 설명한다. 더러 녹색당을 알아보고 반기는 시민들을 만나면 서로 힘을 얻는다. 장 후보는 구의원이 되어 녹색당이 만들려는 세상을 우리 동네에서부터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로 선거에 나섰다. 이를 위해  △팔공산 국립공원 추진 △친환경·동물복지 급식 도입 △어린이 생태놀이터 조성 △반려동물 자유공원 운영 △전투기소음피해 보상 현실화 △군공항 이전·민간공항 존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장 후보가 A4 서너장을 건넨다. 군데군데 색깔펜으로 밑줄까지 쳤다. 선거 홍보물인가 했더니 '녹색당 강령'이다. "너무 좋아서 꼭 읽어보셨음 합니다." 선거기간에 당 강령을 읽고 의미를 되짚어보는 후보가 또 있을까. '우리는 보편적 인권을 넘어 생활정치·다양성 정치·녹색정치를 통해 소수자와 생명과 자연을 옹호한다'는 녹색당의 강령을 새기며 운동화 끈을 조이는 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 "동네에서 지구까지"...장정희 후보의 거리유세 / 사진 출처. 장정희 후보 페이스북

장 후보와 일문일답.

- 어떻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 취업을 바로 해야되는 상황이라 실업고에 진학했다. 자동차 부품 생산회사에 다니면서 늘 성실하게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차츰 의문을 품게 됐다. 대기업에서 1차밴드에 원가절감을 요구하면, 1차밴드는 다시 2차밴드에 떠넘기니까 결국엔 큰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반복되는 구조에 의문이 든 것이다. 그 무렵 <녹색평론> 읽기 모임에서 추천받은 책과 영화들을 보면서 노동문제, 불평등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회사 다니며 야간대학을 다녔지만 20대 후반에 다시 대학에 가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사회과학 동아리에서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게 됐다.

- 왜 녹색당인가?
=<녹색평론>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기후위기행동에 동참하며 ‘덜 벌고, 덜 쓰고, 더 많이 노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녹색당이 가는 방향과 같다.

- 출마를 하게 된 계기는?
=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사회생활이 단절된 기간에 백일도 안 된 아이를 안고 세월호 사건을 목격했다. ‘내 아이만 잘 키워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녹색평론> 읽기모임에 나가게 됐고 자연스럽게 녹색당 당원이 됐다. 운영위원을 거쳐 시당 사무처장을 맡게 됐는데 정당활동에 대해 잘 모르고 시작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를 찾는 과정에서 '구정 질의를 4년동안 한번도 안 하는 등 자격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의원이 동구에서 80프로'라는 자료를 보고 충격을 받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화가 났다. 녹색당이 의회에 들어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시당에서도 지역구에 출마해야 진짜 녹색당을 알릴 수 있다는 데 마음을 모았고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내가 후보가 됐다.

- 막상 선거에 뛰어들어보니 어떤가.
= 새로운 일이라서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내 얼굴이 있는 현수막이 사거리에 내걸리고 나를 동네에 노출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기회라 여기고 즐기기로 했다. 남편이 재산공개를 부담스러워했다. 재산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반대라서(웃음). 종교적인 신념도 있어서 늘 우리 자신만을 위해 살지는 않겠다는 대화를 많이 해왔는데 망설임 끝에 동의해줬다. 선거운동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하고 있다.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시행착오도 하고 하나씩 배우면서 해나간다.
 
 
 
▲ 장정희 후보의 명함 / 사진 출처. 장정희 후보 페이스북
 
 
▲ 장정희 후보의 명함

- 우리 지역에 맞춘 나만의 공약이 있다면?
=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사찰음식, 채식문화 거리를 만들고 싶다. 전국에서 채식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찾아오는 곳이 될 수 있다. 지역구 동네들이 금호강, 동하천, 불로천 등 저마다 하천을 끼고 있다. 하천변에 목줄 없이 반려동물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반려동물 자유공원을 운영하도록 해보고 싶다. 시민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자전거 도로확장으로 공공 공유자전거와 킥보드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지하철과 편리하게 연계되는 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려고 한다.

- 왜 청년이 정치를 해야하나?
= 꼭 청년일 필요는 없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청년 정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청년들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부모의 보호를 벗어나 독립을 해야 할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홀로 설 기반을 마련하기가 너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개선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결국 청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청년 정치가 활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 전제 조건이 있다.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정치와 사회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해야한다. 우리도 청소년 녹색당이 있지만, 독일은 실질적인 교육을 한다. 예를들면, 초등학교 1학년이 학교 주변에 고치고 싶은 걸 적어서 피켓시위를 하는 경험을 하게 한다. 정치적인 의사표현과 참여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그런 교육을 받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늘어난다면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 생활 속에서 어떤 녹색 실천을 하고 있나.
= 자전거를 타고 시장바구니, 텀블러를 쓴다. 광고에 현혹돼 새 물건을 사기 보다는 가능한 고쳐쓰고 오래 오래 쓴다. 지금 들고 다니는 물건도 거의 중고인데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개인의 실천을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로 만들어가려면 정치가 함께 가야한다.
 
 
 
▲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는 장정희 후보 / 사진 출처. 장정희 후보 페이스북

- 선거운동에도 녹색당만의 녹색행동이 있는가.
= 전부는 힘들겠지만 선거운동에 쓰는 물품들은 가능하면 재활용해서 쓰려고 한다. 쓰던 피켓에 종이를 덮어 다시 쓰고, 어깨띠도 현수막을 잘라서 물감으로 이름을 써서 만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다니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같이 문화행사처럼 즐기는 선거운동을 해볼까 한다.

- 대구에서 녹색당 구의원으로 꼭 하고자 하는 일?
=기후정의조례와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싶다. 동물원과 수족관의 운영에 관한 규정을 담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의 서식환경을 생각한 동물의 5대 자유권리를 담을 계획이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자유롭고 함께 사는 도시, 그런 동네를 만들어가고 싶다.

- '정치하는 엄마'라 주목받는데?
= 아이들이 어려서 사회적인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움츠러들기도 했는데, 엄마가 잘 사는 모습이 결국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러 현장에 아이들과 함께 가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를 줍는 활동)을 하고 온 날 저녁에 아이가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자'는 그림을 그리더니 ‘이걸 들고 서있으면 어른들이 담배꽁초를 덜 버리겠지?’ 하더라. 하루 종일 선거운동을 하고 지쳐서 집에 들어와 누웠는데 아이들이 가만히 와서는 다리를 주물러 줬다. ‘다리는 매일 주물러 줄 테니 엄마는 명함 많이 나눠주라’고 하면서. “안녕하세요, 구의원 후보 장정희입니다”하면서 인사하는 흉내를 내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이 회복하는 힘이다. 정치하는 엄마라서 힘든 점도 있지만 같이 배우고 성장해가는 중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정치권은 앞다퉈 '청년'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대선에 곧이어 치러지는 6.1지방선거는 어떨까요? 평화뉴스는 대구에 출마한 청년 후보들의 의지와 고민을 듣기 위해 <6.1지방선거 - 대구 2030 청년후보>를 기획하고 그들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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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뉴스 박주희 객원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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