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구 기초단체장 후보 중 1명만 빼고 현직을 공천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지역 8개 구.군 기초단체장 가운데 달성군수를 제외한 7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대구에서 '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은 20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경선에 출사표를 낸 정치 신인들은 현직의 높은 벽에 고배를 마셨다. 경선을 거쳤지만 6석이나 현직에게 돌아가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배기철 동구청장은 재선에 도전했다가 유일하게 컷오프됐고, 무소속 김문오 달성군수는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주호영)'는 지난 4일 기초단체장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중구청장 류규하(65), 동구청장 윤석준(53), 서구청장 류한국(68), 남구청장 조재구(60), 북구청장 배광식(62), 달서구청장 이태훈(65), 달성군수 최재훈(40) 후보를 확정했다. 수성구청장 김대권(60) 후보는 지난 4월 일찌감치 단수공천됐다. 모두 남성이고 평균 59세다.
윤석준 동구청장, 최재훈 달성군수 후보 2명을 빼고 6명은 현직이다. 정치 신인에게 20%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며 이겼다. 배광식 북구청장, 류한국 서구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등 3명은 3선에, 류규하 중구청장, 조재구 남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등 3명은 재선에 도전한다.
반발도 거세다.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과 그들의 지지자, 일부 당원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 지난 5일 대구시당 공천 발표 현장에서 일부 당원들이 주호영 공관위원장에게 따지는 일도 있었다. 또 6일 현재 대구시당에 수 십명이 한꺼번에 탈당계를 제출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경선을 치렀지만 현역과 신인이 선 출발선 자체가 달라 오래 표밭을 뛰어도 인지도가 낮아 신인이 뚫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경선에서 탈락한 후 후보는 "넘사벽이었다. 이길 수가 없었다"며 "현장에서 명함을 돌려도 관심이 적고 당원들도 현직에게 기울어져 편파적이었다. 신인에게 가혹하다"고 했다.
경선에서 패배한 우성진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 일부 인사들이 윤석준 후보를 도와 불공정하게 경선이 치뤄졌다"며 대구시당 공관위에 공식적으로 이의신청을 하기로 했다.
공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는 이도 있다. 지난달 26일 컷오프된 배기철 동구청장은 6일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무소속 출마를 권유 받아 고심 중"이라며 "주민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배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현역들 가운데 유일하게 컷오프된 단체장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경선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탈당하는 이들이 늘어나 업무에 마비가 올 정도"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항의하는 사람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