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 후보자 방송토론에서 엄창옥(63.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강은희(57.현 대구교육감) 후보가 대구지역의 높은 공교육비 부담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교육재정을 어디에 사용해야하는지, 공교육비 부담률을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교육행정 개선은 어디서 시작해야하는지. 두 후보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해법도 큰 차이를 보였다.
대구시선관위는 23일 오후 5시 TBC에서 대구교유감 후보자 방송토론을 진행했다.
엄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준비한 피켓을 들어 토론을 이끌었다. 그는 "대구 공교육 부담률은 전국 2위"라며 "교육가족들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공교육비 부담을 가졌다는 오명"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도 했다. 엄 후보는 "2021년 교육력 회복 추경 약 3,000억원이 대구에 내려왔다"며 "다른 지역, 예를 들어 경북도교육청은 학생 1인당 30만원 코로나19 교육력회복 지원금을 줬는데 대구는 없었다. 학부모들로부터 '왜 대구는 없냐'는 원성을 샀는데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강은희 후보는 엄 후보 질문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후보님이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질문"이라며 "선심성으로 나눠주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경북은 그걸로 말썽"이라고 받아쳤다.
또 "교육재정은 아이들 교육활동에 써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 있다"면서 "현금 지원에 대해서는 무한대 재정 투입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신 저는 지난해 1인당 5만원의 또래활동비를 지급했다"며 "교육재정은 통활해서 집행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쓸 수 없다"고 해명했다.
두 후보는 계속해서 말을 주고 받았다. 엄 후보는 "교육재난지원금은 교육가족에게 권한이 있기에 그들에게 가는 게 정상"이라며 "인프라·하드웨어는 별도의 예산 확보가 교육감 역활이자 역량"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가 재난지원금으로 소상공인에게 200만원을 주는데 이것도 선심성이냐"며 "이런 모든 것이 재정을 정확히 쓰지 않아서 학부모·학생이 공교육 부담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창의체험학교' 재정을 놓고도 토론을 벌였다. 엄 후보는 "다른 지역은 창의체험하교나 여러 활동 비용을 전부 교육청이 지원하는데, 대구교육청만 전부 사용자 부담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공교육을 시행 중"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챙기겠다"고 답했다.
'무상교육'에 대해서도 엄 후보는 "전국에서 가장 늦은 무상급식 도입에 대해 이유는 무엇이고 시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없냐"고 질문했다. 강 후보는 "제도를 시행하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대구교육청은 제가 취임하기 전 학교환경개선에 3년간 5,500억원을 투입했다"면서 "투자를 통해 학교가 많이 개선됐다"고 했다. 또 "모든 걸 무상으로 하는 것은 재정 지속가능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 후보는 "저와 생각이 많이 다르다"며 "교육 인프라 비용과 교육복지 비용은 구조적으로 달라야 한다. 교육복지를 확대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더 좋은 교육을 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 후보는 "계속 무상을 주장하는데 대구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냐에 집중했다"면서 "학습역량을 높이는 게 본질이다. 그 결과 대구는 전국 최고로 낮은 기초학력부진율을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대구 구·군별 교육격차에 대해서는 강 후보가 "4년간 격차 해소에 신경 썼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IB 교육시스템으로 바꿔, 지역별 프로그램을 확산해 공교육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엄 후보는 "지역 내 사교육비 부담은 특정 지역과 아닌 지역이 5배나 난다"면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난 4년 대구 교육 정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도입, 방학 중 무상급식 실시, 지역별 문화예술체육센터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학교업무지원센터 설립'이라는 두 후보의 같은 공약을 놓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엄 후보는 "학교당 공문발생 수는 1만4,247건으로 하루 70건이 내려갔다"며 "강 후보 공약은 행정업무 경감이 중점인데 반해, 저는 교사 업무를 줄여 선생님이 학생에게 집중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차별화했다. 강 후보는 "선생님이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교육은 변함 없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지난 4년 간 현장 업무는 많이 경감시켰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2년 간 다소 늘어난 듯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평교사 교장 공모제'라는 엄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강 후보가 날을 세웠다. 강 후보는 "특정 단체에서 주장하는 제도"라며 "타 시도를 보면 교장 한 명이 최대 12년까지 한 부작용도 있다"고 꼬집었다. 엄 후보는 "기존의 교장 제도가 서열화, 관료화된 결과"라며 "학교 개혁의 새 방향"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