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감 '공교육비' 설전...엄창옥 "복지확대" vs 강은희 "선심성"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5.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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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토론 / '공교육비 부담률' 전국 2위
엄 "대구만 '창의체험' 사용자 부담, 사교육비 격차 5배"
교육지원금 "경북 30만원, 대구 없어...교육양극화"
강 "인프라 5,500억, 무한대 재정투입 불가"
"본질은 학습역량 증가...지역별 프로그램 통해 공교육 회복"


6.1 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 후보자 방송토론에서 엄창옥(63.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강은희(57.현 대구교육감) 후보가 대구지역의 높은 공교육비 부담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교육재정을 어디에 사용해야하는지, 공교육비 부담률을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교육행정 개선은 어디서 시작해야하는지. 두 후보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해법도 큰 차이를 보였다. 

대구시선관위는 23일 오후 5시 TBC에서 대구교유감 후보자 방송토론을 진행했다.  
 

대구교육청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률' 전국 2위 ...엄창옥 대구시교육감 후보가 피켓을 들고 강은희 후보에게 방송토론 중 질문을 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대구교육청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률' 전국 2위 ...엄창옥 대구시교육감 후보가 피켓을 들고 강은희 후보에게 방송토론 중 질문을 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엄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준비한 피켓을 들어 토론을 이끌었다. 그는 "대구 공교육 부담률은 전국 2위"라며 "교육가족들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공교육비 부담을 가졌다는 오명"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도 했다. 엄 후보는 "2021년 교육력 회복 추경 약 3,000억원이 대구에 내려왔다"며 "다른 지역, 예를 들어 경북도교육청은 학생 1인당 30만원 코로나19 교육력회복 지원금을 줬는데 대구는 없었다. 학부모들로부터 '왜 대구는 없냐'는 원성을 샀는데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강은희 후보는 엄 후보 질문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후보님이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질문"이라며 "선심성으로 나눠주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경북은 그걸로 말썽"이라고 받아쳤다.

또 "교육재정은 아이들 교육활동에 써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 있다"면서 "현금 지원에 대해서는 무한대 재정 투입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신 저는 지난해 1인당 5만원의 또래활동비를 지급했다"며 "교육재정은 통활해서 집행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쓸 수 없다"고 해명했다. 
 

엄창옥 대구교육감 후보가 방송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엄창옥 대구교육감 후보가 방송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두 후보는 계속해서 말을 주고 받았다. 엄 후보는 "교육재난지원금은 교육가족에게 권한이 있기에 그들에게 가는 게 정상"이라며 "인프라·하드웨어는 별도의 예산 확보가 교육감 역활이자 역량"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가 재난지원금으로 소상공인에게 200만원을 주는데 이것도 선심성이냐"며 "이런 모든 것이 재정을 정확히 쓰지 않아서 학부모·학생이 공교육 부담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창의체험학교' 재정을 놓고도 토론을 벌였다. 엄 후보는 "다른 지역은 창의체험하교나 여러 활동 비용을 전부 교육청이 지원하는데, 대구교육청만 전부 사용자 부담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공교육을 시행 중"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챙기겠다"고 답했다. 

'무상교육'에 대해서도 엄 후보는 "전국에서 가장 늦은 무상급식 도입에 대해 이유는 무엇이고 시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없냐"고 질문했다. 강 후보는 "제도를 시행하려면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대구교육청은 제가 취임하기 전 학교환경개선에 3년간 5,500억원을 투입했다"면서 "투자를 통해 학교가 많이 개선됐다"고 했다. 또 "모든 걸 무상으로 하는 것은 재정 지속가능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 후보는 "저와 생각이 많이 다르다"며 "교육 인프라 비용과 교육복지 비용은 구조적으로 달라야 한다. 교육복지를 확대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더 좋은 교육을 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가 토론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가 토론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2022.5.23) / TBC 생중계 캡쳐


반면 강 후보는 "계속 무상을 주장하는데 대구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냐에 집중했다"면서 "학습역량을 높이는 게 본질이다. 그 결과 대구는 전국 최고로 낮은 기초학력부진율을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대구 구·군별 교육격차에 대해서는 강 후보가 "4년간 격차 해소에 신경 썼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IB 교육시스템으로 바꿔, 지역별 프로그램을 확산해 공교육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엄 후보는 "지역 내 사교육비 부담은 특정 지역과 아닌 지역이 5배나 난다"면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난 4년 대구 교육 정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도입, 방학 중 무상급식 실시, 지역별 문화예술체육센터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학교업무지원센터 설립'이라는 두 후보의 같은 공약을 놓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엄 후보는 "학교당 공문발생 수는 1만4,247건으로 하루 70건이 내려갔다"며 "강 후보 공약은 행정업무 경감이 중점인데 반해, 저는 교사 업무를 줄여 선생님이 학생에게 집중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차별화했다. 강 후보는 "선생님이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교육은 변함 없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지난 4년 간 현장 업무는 많이 경감시켰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2년 간 다소 늘어난 듯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평교사 교장 공모제'라는 엄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강 후보가 날을 세웠다. 강 후보는 "특정 단체에서 주장하는 제도"라며 "타 시도를 보면 교장 한 명이 최대 12년까지 한 부작용도 있다"고 꼬집었다. 엄 후보는 "기존의 교장 제도가 서열화, 관료화된 결과"라며 "학교 개혁의 새 방향"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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