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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지방선거제도

기사승인 2022.06.06  15: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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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상 칼럼] 교사의 교육감 출마와 지역정당을 허용하라


대통령 선거 후 석 달도 되지 않아 제8회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에도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없었다. 이상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에 교사가 출마할 수 없다

교육감 선거부터 보자.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과 교육행정에 경험과 열정이 많은 사람이 맡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후보로서 전·현직 교사가 가장 잘 어울린다. 현행법에서 교육 또는 교육행정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에게 출마 자격을 주는 것도 그런 취지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현직 교사가 출마하려면 선거일 전 90일까지 교사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래서 공직선거 출마에 제약이 없는 대학교수 또는 오래전에 교사를 지낸 사람이 출마하는 실정이다. 학생은 16세부터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18세부터 공직선거에 입후보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출마가 금지되어 있고, 심지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에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런 이상한 제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도 2019년에 공무원‧교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헌법재판소도 2020년 교원의 정당 외 정치단체의 결성과 가입 제한은 위헌이라고 하였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이미 여러 차례 우리 정부에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권고한 바 있다.
 
 
 
▲ 6.1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 후보자 토론. 엄창옥 후보가 강은희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2022.5.23) / TBC 방송 캡쳐
 
 
▲ KBS 뉴스 <정책 뒷전 '맥 빠진'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 절실>(2022.06.03) 방송 캡처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리아는 공무원·교원에 대해 정당 가입은 물론 정치활동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다. 미국, 영국, 일본은 특정 정치활동 제한은 있지만 정당 가입은 허용한다. 정치활동을 강하게 제한하는 일본조차도 형사처벌 방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 (국회입법조사처, “교원의 정치적 자유 제한과 헌법재판소 결정: 쟁점과 입법과제”, 2020년 5월)

지방선거인데 지역정당이 없다

또 이상한 점은, 지방선거인데도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 문제에 공을 들이는 정당 후보가 없다는 사실이다. “정당의 설립은 자유”라고 천명한 헌법(제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정당법이 지역정당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이 등록해야 성립하고(제3조, 4조), 5개 이상의 광역시·도에 시·도당을 가져야 하며(제17조), 각 시·도당은 그 지역에 사는 1천 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제18조). 즉, 전국 조직을 가지고 당원이 최소한 5천 명을 넘어야 하며 중앙당은 반드시 서울에 소재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정당은 사실상 ‘서울당’이 되어있다. 지방 주민이 지역의 절실한 문제를 정치 의제로 표출하려고 해도 ‘서울당’을 통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무소속 후보에 기대할 수도 없다. 무소속 후보의 상당수는 ‘서울당’에서 공천을 받으려고 했던 인물이고, 당선되면 ‘서울당’으로 복귀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지방은 ‘서울당’의 선거 식민지가 되었고,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의 연장전이 되어버렸다.
 
 
 
▲ 6.1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 민주당 서재헌 후보가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2022.5.26) / 대구MBC 방송 캡쳐

그런데도 지역 국회의원은 지역정당 문제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지방의 정치 지망생들을 거느릴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제도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지역 국회의원 중에는 아예 지역을 떠나 서울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지방 소멸’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타개해야 할 정치 영역이 이처럼 서울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서울당’이 지방 선출직을 사실상 임명하는 꼴

이번 선거는 경쟁률이 낮았고 무투표 당선자가 많았으며 투표율도 낮았다. 지방선거 전국 평균 경쟁률은 1.8대 1로 역대 최저이고, 특히 대구시의원 평균 경쟁률은 1.3대 1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무투표 당선자는 508명으로 정원 대비 12%가 넘고, 2018년 지방선거 때 89명의 5배가 넘는다. 또 투표율도 50.9%로, 1995년 첫 지방선거가 시행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런 현상은 양대 정당이 특정 지역을 독식하는 풍토가 더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유권자가 아니라 지역을 지배하는 거대 ‘서울당’이 지방의 선출직을 임명하는 꼴이다. 정당 득표율만큼 당선자를 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되었을 텐데, 비례대표는 지방의원 정수의 10%에 불과하다.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지역정당을 허용하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라!

한마디만 더 하고 싶다. 선출직을 임기 도중에 사퇴하고 다른 자리에 출마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유권자를 우롱하고 보궐선거 비용을 축내는 이런 사람이 국민대표 자격이 있나? 출마를 금지하거나 최소한 보궐선거 비용이라도 물어내도록 해야 한다.

 
 
 
 





 [김윤상 칼럼 116]
 김윤상 / 자유업 학자, 경북대 명예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평화뉴스 김윤상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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