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유·초중고 681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 건축물' 남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6.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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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고서 / 초중고 958곳 중 50% 479곳·유치원 199곳
WHO 지정 '1급 발암물질', 건축자재 면적만 784만㎡
시민단체 "관리부실, 학생·교직원 건강 위협...안전 철거"
교육청 "방학 때 96곳 철거", 교육부 "27년까지 무석면"


경북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681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 건출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경북환경운동연합(경주·안동·포항), 전교조경북지부,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1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학교석면 보고서'를 발표했다.
 
   
▲ 2018년 경북지역 한 학교에서 석면을 철거 중이다. / 사진.경북교육청
   
▲ 경북 문경 한 초등학교에서 석면 제거 작업 중이다.(2020.3.4) / 사진.경북교육청

보고서 분석 결과, 경북 학교 958곳 중 50%인 479곳이 '석면 학교'로 나타났다. 2곳 중 1곳에 석면이 남아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264곳, 중학교 115곳, 고등학교 100곳, 기타 3곳을 포함해 유치원 199곳에서도 석면이 발견됐다. 비율로 보면, 고등학교가 54%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52%, 중학교 43%, 유치원 29% 순이다. 석면을 제거해야 할 경북 학교는 모두 681곳으로 면적만 784만977㎡다. 

지역별로 초등학교 중 포항이 36곳으로 가장 많고, 경주 27곳, 구미 24곳, 상주 22곳, 안동 20곳, 김천 15곳, 의성 14곳, 경산 13곳, 문경·울진 12곳, 영주·영천 11곳, 칠곡 10곳, 봉화 8곳, 청도 4곳, 고령·예천 3곳, 군위·울릉 2곳, 성주·청송 1곳으로 나타났다. 
 
   
▲ 경상북도 초중고 '석면 학교' 현황(2022년 3월말 기준) / 자료.환경보건시민센터
   
▲ 경북도 석면 학교별 비율(2022년 6월 15일) / 자료.환경보건시민센터

석면은 불에 타지 않은 특성으로 건축 자재를 비롯해 3,000여가지 물품에 오랫동안 사용됐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 석면이 악성중피종암, 폐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 WHO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1980년대 북유럽 국가는 석면 사용을 완전 금지했다. 

한국 정부는 2009년이 돼서야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국회는 2011년이 돼서야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했다. 그 결과 석면이 사용된 건축 자재물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슬레이트 석면 관리, 조경석 석면 관리 등을 위한 '석면안전관리법'도 2013년이 돼서야 시행됐다. 때문에 민간 건축물은 물론, 학교와 관공서, 병원 등 공공건물에도 석면 자재가 여전히 남아있어 꾸준히 문제 제기가 돼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학교 시설 내 석면 건축자재를 모두 해체, 제거하기로 정하고 매년 2,827억원, 전체 예산 2조8,270억원을 전국 교육청에 교부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학교 별로 실시 중인 석면 제거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의 2017~2018년 감사에서도 석면 제거에 "문제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석면을 제거했음에도 잔재물이 발견된 탓이다. 

특히 제거 과정에서 석면 가루가 날리거나 물질이 튀어 제거 작업도 어렵다. 경북도교육청의 경우 매년 방학 때 제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숫자가 적고 작업이 까다로워 진척이 더디다. 
 
경북 포항시 한 중학교에서 발견된 석면 가루 사례(2022.1.24) / 자료.환경보건시민센터
경북 포항시 한 중학교에서 발견된 석면 가루 사례(2022.1.24) / 자료.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교직원 안전을 위협하는 석면을 빠른 시일 내에 모두 제거해야 한다"며 "석면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경북교육청, 일선 학교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철거를 우선시하면서 현장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난다"며 "관리부실이 없게 안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임종식 교육감은 해당 과제를 최우선 삼아 한번에 안전히 철거하라"고 덧붙였다.   
    
경북교육청은 올해 여름방학 때 초등학교 15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18곳 등 모두 41개 학교에서 철거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겨울방학에는 모두 55곳(초등하교 24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17곳)에서 철거를 한다. 올 한해 모두 91곳에서 석면을 제거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을 투입해 석면을 철거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예산을 투입해 각 시·도교육청이 석면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27년까지 전국 학교의 무석면 정책을 기조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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