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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폭염 때 쪽방주민에게 공공주택 지원한다더니 '실적 0곳'

기사승인 2022.06.20  2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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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도 웃도는 때이른 무더위, 사흘째 폭염특보
선풍기·에어컨 없는 쪽방촌·노숙인 700여명
대구시 작년 '공공임대 주택지원사업 업무협약'
빈집 4백채인데 물량 확보 0채 "근거가 없다"
시민단체 "생존권, 고령층에 두달이라도 피난처"  


대구에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주거취약층의 고통은 더 심각하다. 

쪽방촌이 몰린 중구 북성로 한 여인숙. 20일 오후 2시 방 곳곳이 자물쇠로 잠겼다. 선풍기나 에어컨등 냉방기가 없어 더위를 참지 못하고 쪽방촌 주민 대부분 집 밖으로 나섰다. 선풍기가 있어도 전기세가 두려워 비닐로 묶어놓은 주민도 있다. 이들은 관공서나 공원 등 더위가 덜한 곳으로 향했다.

62세 쪽방촌 주민 A씨는 "다 나가고 없다. 집에 있으면 더워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여기 저기 떠돌아다닌다"며 "그나마 어디든 나가면 여기보다 덜 더우니까...해가 지면 집에 온다"고 말했다.       
 
 
 
▲ '달셋방 있습니다' 쪽방이 몰린 대구 중구 북성로 한 여관(2022.6.2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상청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째 대구지역에 폭염 특보를 발령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0일 정도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일 최고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돈다. 이웃 동네인 경북 경산, 의성, 구미에는 이날 폭염주의보에서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그야말로 재난 수준의 찜통 더위다. 

대구시는 5~6월 두차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3일 1차 '2022년 여름철 시민안전종합대책' 중 '취약계층 보호 맞춤형 폭염대책'으로 클린로드 시스템 운영(평일 2회, 폭염 시 4회), 쿨링포그 89곳 가동, 주요 교차로 그늘막 561곳 설치, 쿨루프 24곳 설치, 무더위 쉼터 1,020곳 개소, 수경시설 264곳 운영 등을 발표했다. 노숙인·쪽방촌 주민들을 위해서는 무더위 쉼터 18곳 운영, 얼음물·보양식 키트 850명 지원, 공중보건의 1명·간호사 2명 현장진료팀 구성을 공개했다. 지난 6월 16일 2차 발표에서는 노숙인에게 얼음생수, 보양식키트(삼계탕팩 등), 넥풍기, 이온음료 지원, 쪽방 주민에게는 얼음생수, 선풍기, 여름이불, 아이스박스 지원, 정기적 방문을 통한 안부 묻기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거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지원 대책은 이번 발표에 쏙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폭염이 발생했을 경우 주거취약층에게 입주 가능한 임대주택을 단기간 지원한다고 했는데 일언반구도 없다.
 
 
 
▲ 북성로 한 쪽방 주민의 1평 남짓한 방에는 냉난방기가 없다.(2022.2.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는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한국부동산원·대구쪽방상담소·대구주거복지센터와 '비주택거주 취약계층 주거사다리 지원·복지안전망 확보 업무협약서(MOU)'를 체결했다. 쪽방과 모텔, 여인숙, 노숙인 등 '비주택 거주자'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이다. 

협약 내용을 보면, 폭염 등 위기 상황 시에 입주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한다고 나와있다. 재난 안전쉼터 의미로 주거 공간 물량 확보에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20년 1월 8일 '폭염에도 적정한 주거에서 살 권리'를 국토교통부에 권고하면서 근거가 마련됐다. 특히 '주거사다리 지원사업'은 국토부 훈령에 따른 것으로, LH와 지방공사 등이 쪽방과 고시원, 여인숙 등 거주민들에게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거나 전세임대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업무협약에 따라 이들과 1년 동안 논의를 했다. 대구역, 동대구역, 북성로 등 지역 쪽방촌 주민 700여명 중 폭염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100여명 중 신청자에 한해 대구도시공사·LH대구경북본부가 매입한 다가구 임대주택에 냉방기를 설치하고 이곳으로 임시거주처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4~5월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20일 현재까지 대구시가 물량을 확보한 집은 0채, 실적은 0%다.  
 
김종한 행정부시장을 포함한 건축주택과, 자연재난과, 복지정책과 등 담당 부서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공급주체인 LH나 도시공사가 "지원 근거가 없다", "빈집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 탓이다.
 
 
 
▲ 대구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부동산원, 대구쪽방상담소, 대구주거복지센터 '취약계층 주거사다리 지원 복지 안전망 확보 업무협약서' 체결 2021년 / 자료.반빈곤네트워크

시민단체 주장은 다르다. 대구쪽방상담소가 대구도시공사로부터 받은 '다가구매입임대주택 공가(빈집)' 현황(2021년 3월 기준)을 보면, 다가구 일반 매입 임대주택 270채고, 청년 매입 임대주택은 132채다.  400여채의 집이 비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집을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라 일부라도 지원해야하는데, 대구시와 해당 기관들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어차피 빈집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며 "업무협약을 했지만 강제성이 없으니 그저 손을 놓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또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최소한 10~20채라도 폭염이 가장 심한 두달간만 피난처를 제공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구의 폭염은 이들에게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근거가 없으면 지금부터라도 만들면 된다.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를 하지 말고 만나서 대화를 하고 대책을 함께 마련해보자"고 촉구했다. 

반면 대구시 한 관계자는 "LH와 도시공사가 공가를 제공할 법적 지원 근거가 없어서 누구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임대주택 지원사업의 경우 부서간 조율이 돼야 하는데 조율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집행 주체가 중요한데 누가 책임자가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미 대구시는 폭염 대책을 마련해 2차례 발표했다. 취약층을 위한 사업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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