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방의원들, 임기 열흘 안남기고 관광성 연수..."세금낭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6.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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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회 8명·수성구 2명·중구·북구 1명 등 국힘·민주 12명
재선·낙선자자들 제주·부산으로...1인당 80만원 '1천만원대'
페리호·케이블카 타고 구름다리·깡통시장·만찬..."교육·화합"
대구참여연대 "무계획·무심사에 목적도 없어, 부적절...취소"


대구 지방의원들이 임기 열흘도 채 남기지 않고 관광성 연수를 떠나 비판을 사고 있다. 

대구지역 8개 구·군 기초의회에 22일 확인한 결과, 8대 의회 8곳 중 중구의회, 서구의회, 북구의회, 수성구의회 등 4개 의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조만간 연수를 떠나거나 이미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의회는 전체 의원 9명 중 더불어민주당 이주한 부의장을 뺀 여야 의원 8명(국민의힘 김종록 의장, 김진출, 여근순, 정영수, 홍병헌, 민주당 오세광, 차금영, 무소속 조영순)이 오는 27~29일 2박 3일간 제주도로 '2022 의정활동 유종의 미를 위한 미래 설계 특별 세미나'를 떠난다. 목적은 세미나다. 
 
제8대 대구 서구의회 2019년도 호주 해외연수 / 사진.대구 서구의회 연수 보고서
제8대 대구 서구의회 2019년도 호주 해외연수 / 사진.대구 서구의회 연수 보고서

자세한 계획표를 보면 첫날 '백세시대 행복은 은퇴 이후부터'라는 강의를 듣는다. 이어지는 일정은 만찬과 자유시간이다. 둘째날 일정은 문화관광 산업시찰과 만찬이 전부다. 마지막날에는 '기다리는 행복이 아닌 웃으며 만들어가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웃음힐링, 명품행복, 웃음운동' 강의를 듣는다. 

북구의회는 구의원 1명이 연수를 떠난다. 민주당 박정희 의원이다. 박 의원은 오는 27~29일 2박 3일 동안 제주도로 연수를 간다. 목적은 '2022년 지방의회 의원 미래설계 교육'이다. 일정표를 보면 '영화로 읽는 인문학', '지역우수사례 벤치마킹', '인생후반기 자산관리 전략' 등이 포함됐다. 

중구의회에서도 의원 1명이 연수를 간다. 국민의힘 홍준연 의원이다. 한국산업기술 지방자치연구소(원장 이석철)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지방의회 합동 특별연수'에 중구의원 중 홀로 참석한다. 홍 의원은 오는 27~29일 부산 해운대센텀호텔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한다. 

스케줄표를 보면 '급변하는 시대 직업세계의 이해', '중·장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대체의학을 통한 100세 시대 건강관리' 강의를 듣는다. 이어 지역특성화사업 성공사례 비교 견학 일정으로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용궁구름다리를 체험한다. 감천문화마을에 들러 도시재생사업을 견학하고, 용두산 공원(부산타워)과 국제시장·깡통시장·자갈치시장을 찾아 현대화사업도 체험한다. 
 
제8대 대구 서구, 북구, 중구, 수성구의회 2022년도 연수 일정 / 자료.각 의회 사무국 제공
제8대 대구 서구, 북구, 중구, 수성구의회 2022년도 연수 일정 / 자료.각 의회 사무국 제공

수성구의회는 이미 연수를 떠났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민주당 김영애 의원과 국민의힘 김종숙 의원 2명이 지난 20일부터 2박 3일간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이들 역시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가 주최한 특별연수 행사에 참석했다. 수성구의원들도 부산으로 연수를 가는 홍준연 중구의원과 비슷한 강의를 듣는다. 이어 지역특성화사업 견학을 이유로 페리호를 타고 해안산책로, 용연구름다리, 용두암, 우도, 비자림 등을 둘러본다. 마지막 날에는 제주4.3평화재단을 찾고 기념관을 관람한다. 

6월말 8대 의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재선에 성공하거나 낙선한 지방의원 12명이 연수를 떠나는 셈이다. 각 의회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1인당 책정된 예산은 80만원이다. 왕복항공료, 호텔 숙박비, 식비, 교육비 등이 포함된 액수다. 일부 공무원과 직원도 동행한다. 전체 예산은 1천여만원이다. 

시민단체는 세금낭비, 관광성 연수라며 반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22일 성명에서 "계획, 심사, 목적이 없는 관광성 연수"라며 "교육 내용도 연수와 무관한 일정이 대다수"라고 비판했다. 또 "재선·낙선 임기말 의원들이 남은 세금 털기식으로 여행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연수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국민의힘 소속 A서구의원은 "다른 지자체의 우수한 도시재생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교육적 차원에서 연수, 출장을 가는 것"이라며 "의원들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기도 하다. 관광성 연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정희 북구의원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제주시의 재활용 제품생산과 관광·교육을 연결한 일자리 창출사업을 견학할 것"이라며 "연수를 통해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또 "시민사회의 부정적 시각은 인정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연수 일정을 취소할 이유는 없다"면서 "연수를 다녀온 뒤에는 주민협의체 회의 때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B북구의원은 "누가봐도 여행사 관광 일정, 전시성 연수"라며 "가든 안가든 구민들이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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