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제2대구의료원' 유보...시민단체 "공공의료 파괴"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6.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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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50대 시정과제에 '제2의료원 건립' 빠져
대신, 기존의 '대구의료원 정상화 사업' 추진
이상길 "의료원 778억 개보수, 제2의료원 시급성 없다"
대구시민행동 "사실상 무산, 공공의료 파괴" 규탄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유보했다. 

이상길 대구시장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오전 대구시정 50대 과제 발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50대 시정과제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앞으로 4년 동안의 핵심 정책들이 담겼다. 100쪽이 넘는 '정책제안서' 책자에서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빠졌다. 대신 기존의 대구의료원 강화로 선회했다. 인수위는 대구의료원 기능을 강화해 공공의료 역할을 재정립하고 의료서비스 수준을 향상하겠다고 밝혔다. 민간공급이 어려운 미충족 의료서비스 제공을 강화해 시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이상길 대구시장인수위원장 시정과제 발표 기자회견(2022.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상길 대구시장인수위원장 시정과제 발표 기자회견(2022.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를 위해 ▲대구의료원 필수 중증진료기능 강화, 지역응급 대응체계 중추적 역할을 하는 지역대표 공공병원으로 재도약 ▲특성화된 진료과 육성, 시설 전면 개보수로 대구의료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운영 방식 전환을 통한 우수한 의료 인력 안정적 공급 체계 마련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특히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의료진을 대폭 충원한다. 상급종합병원 위탁 운영을 통해 우수 인력을 안정적 공급하기 위해서다. 수술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시설을 확대 설치해 환자동선중심 외래진료실로 재배치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해 장비를 보강하고 장애 친화 건강검진 시설 개선과 감염병 대응 전환형 격리 병동을 설치, 스마트 감염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홍 당선인은 본인의 대구시장 임기 안에 대구시가 주체가 돼 대구의료원 기능강화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50대 정책 과제에 포함되지 못했다. 인수위는 여러번 분과별, 전체회의를 통해 논의했지만 결론내지 못했다. 추후 건립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권영진 시장이 제2의료원 건립을 대구시 사업으로 확정했지만, '홍준표 체제'에서는 제2의료원 건립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제2의료원을 보는 시각이 인수위에서도 다양했다"며 "현재는 우선순위가 아니고 시급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 의료원을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대구의료원 정상화가 먼저 추진돼야 한다. 제2의료원 건립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의료원장을 만나 논의해보니 의료시설 보강과 의료진 절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났다"면서 "778억원 정도 예산을 들여 대구의료원을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당선인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 시도 규탄 기자회견(2022.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당선인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 시도 규탄 기자회견(2022.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사회는 거세게 반발했다.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은 이날 오전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당선인이 사실상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무산시켰다"면서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원 이유를 그대로 들어 대구에서 다시 공공의료를 파괴하는 행위를 했다"고 규탄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제2대구의료원 설립 반대 논리로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대구시민들에게 거짓 선동하는 듯한 모습과 공공병원 확충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행태는 두고두고 발목 잡히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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