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인수위원회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안 발표에 대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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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 대구시장 인수위원회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안 발표에 대한 입장 -
일방적 대구교통공사 통합 추진은 불통 행정의 끝판왕,
조직 통합 필요하다면 각계각층 의견수렴부터 거쳐야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가 29일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안을 발표하며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도시철도건설본부’의 통합을 예고했다. 가칭 대구교통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현재 도시철도의 건설은 ‘도시철도건설본부’로 관리‧운영은 ‘도시철도공사’로 이원화되어 인력 및 예산이 중복되어 있고,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양 조직의 통합 이유로 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발표가 아무런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연말을 목표로 조직진단, 전문가 의견수렴, 조례제정을 통해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말은 인수위가 스스로 전문가 의견수렴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불통행정으로 조직 통합이 추진된다면 과연 인수위가 이야기하는 기대효과가 제대로 나타날지 의문이며, 예기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깊다.

인수위 발표에는 조직 통합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찾아볼 수 없다. 인력‧예산의 중복 해소로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것은 인수위의 막연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원화된 기능의 통합을 통해 도시철도의 건설과 운영이 얼마나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할지, 이를 통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익이 얼마나 증대될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예산 절감은 그다음의 문제다. 물론 이러한 비전의 제시를 위해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면밀한 분석이 필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연말로 그 시한을 정한 것도 문제다. 조직 통합을 위한 조직진단과 전문가 의견수렴, 조례제정을 6개월 안에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대구시 대중교통의 중요한 한 축인 도시철도의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두 기관을 졸속으로 통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정말 조직 통합의 필요성이 있다면 충분히 시간을 두고 가장 효율적인 방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여러 가지 변수와 부작용까지 하나하나 따지며 차근히 검토해나가야 한다.

공공기관 통폐합을 통해 공공기관의 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러 공공기관 조직들이 그 기능을 통합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다양한 공공기관이 각각의 고유한 기능을 전문화하고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하기 마련이다. 민선 8기를 맞이하는 대구시에 필요한 것은 속도전이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이다. 대구시의 교통정책은 교통복지 향상을 위해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시민과 소통하는 속에서 나와야 한다. 대구시는 대구교통공사 통합 추진이라는 불통 행정을 당장 중단하고 논의에 나서라.

2022년 6월 2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지하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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