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년 넘는 왜곡, 대제국의 역사”

평화뉴스
  • 입력 2006.11.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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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칼럼>...
"주몽,연개소문,대조영..한단고기(桓檀古記)를 읽어보라"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2000여 년 전에서 1300여 년 전에 한반도가 아닌 동북아를 누볐던 우리의 선조들이 요즘 와서 대우를 받고 있다. 방송 3사가 같은 이름의 사극을 방영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많은 시청자들이 역사드라마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있으므로 방송사 방영 역사극은 지대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이다.

현재 ‘주몽’의 시청률은 40%를 상회한다. ‘연개소문’과 ‘대조영’도 20%대를 뛰어 넘었다. 남녀노소, 학생 직장인 구별 없이 그 시간대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국민 역사교육에 이것 이상 영향력 있는 텍스트는 없을 것이다.


이제까지 대부분 사극이 좁디좁은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한 조선조나 고려조를 다루었다.
현재의 압록강과 두만강 이상의 강역은 금기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중국의 동북공정이 불을 붙였다.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편입시키는 역사왜곡작업이 알려지면서 국민은 분노하게된 것이다. 방송3사는 기다렸다는 듯 동북공정의 주 대상을 드라마의 소재로 삼아 작품을 내놓았다. 동북공정이 잠자고 있던 우리의 자존심을 일깨워준 점은 역설적이다.



"살수 패수 압수는 어디에 있던 강인가. 안시성 평양성 요동성은 어디에 있던 성인가"



그런데 고구려가 시대배경인 이들 사극을 보면서 ‘신문에 났더라’와 같은 인식이 백지위에 그려질까 우려된다.
‘신문에 났더라’는, 신문에 보도되면 무비판적으로 신뢰해버리는 독자들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말이다. 사극의 스토리는 사료가 빈약하기 때문에 허구성의 가미가 없을 수 없지만, 문제는 드라마 중에 ‘역사적 사실’로 처리되는 해설 부분이다. 극중의 ‘역사적 사실’이 ‘역사적 진실’과 일치할까. 시청자는 그것을 ‘TV에 났더라’며 그대로 신뢰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특히 극중 등장인물들이 자주 언급하는 지명이 더 큰 문제다.
살수 패수 압수 요하는 당시 어디에 있던 강인가. 안시성 평양성 요동성 백암성 등은 당시 어디에 있던 성인가.

우리는 학교에서 패수는 현재의 대동강, 장수왕의 남하정책으로 주입된 평양성은 현재의 평양으로 배웠다.
교과서는 오류가 없는 것으로 여겼었다. 교과서가 틀린다고는 생각할 수 없던 때였다. 그 때 이후 재입력 없이 그렇게만 입력된 사람들은 계속 그런 줄만 알고, 때로는 내기에도 자신만만하게 응하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패수가 대동강이 아니라 중국 요녕성의 패수라고 한다면, 평양성은 현재 중국 요녕성의 요양이라고 한다면 믿을까.

우리가 배운 역사교과서는 식민사관 반도사관 숭모사대주의사관이 깊게 밴, 축소 왜곡 조작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사대주의사관으로 작성된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기조가 조선조에 이어지고 일제에 의해 더욱 날조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단고기’를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가 1천여 년 이상 오랜 기간 축소 왜곡 조작돼 왔지만, 알고 보면 ‘굉장한 역사’임을 인식하게 됐다.


‘단군조선은 78개의 속국을 거느린 대제국이었다...고구려 평양성은 두 곳, 모두 대륙에 있었다“



한단고기(桓檀古記)는, 신화로 취급돼온 단군(檀君)의 조선(朝鮮)시대는 물론 그 이전에 이미 한인(桓因)의 한국(桓國)시대, 한웅(桓雄)의 신시(神市)시대가 있었다는 ‘꿈같은’ 역사가 기록된 책이다. 내용은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로 돼있다.

우리 민족역사의 참기원은 기원전 7197년으로, 서기 2006년 현재로 보면 9203년이 된다.
한국시대는 7대의 한인이 3301년을, 신시시대는 18대의 한웅이 1565년을, 조선시대는 47대의 단군이 2038년간 재위했다. 붉은 악마 응원 때 그 유명한 치우(자오지)천황은 신시시대 14대 한웅이다. 조선시대 초대 단군은 왕검 단군, 47대는 고열가 단군이다. 단군조선은 북부여로 이어진다. 북부여 초대 단군은 해모수 단군이다.

이 어마어마한 역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오랜 세월 삼투압작용으로 찌든 반도사관으로는 풀기 어려울 것이다.

고대사 연구가인 이일봉 선생은 ‘한단고기’가 역사적 진실을 바탕으로 기록된 확증을 찾아내 ‘실증 한단고기’를 펴냈다. 한단고기의 기록의 진실을 중국의 정사로 인정받는 25사의 기록에서 찾아냈다. 그기에는 ‘단군조선은 78개의 속국을 거느린 대제국이었다’, ‘삼한의 본류는 대륙에 있었으며, 한반도는 삼한의 일부에 불과했다’, ‘기자는 조선에 오지 않았다’, ‘한사군은 한무제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고구려의 평양성은 두 곳이었으며, 모두 대륙에 있었다’, ‘패수는 대륙에 있었으며, 고대의 압록강은 현재의 요하였다’, ‘옥저, 고구려의 사비성, 발해의 남경은 모두 요녕성에 있었다’. ‘백제와 고구려는 하북성에서 양자강에 이르는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륙의 남단인 절강성 일대는 신라의 영토였다’등 고대사의 진실이 규명돼 있다. 어느 것 하나 비중 낮은 게 없다. 어느 것 하나 기존 고대사관과 정면 배치되지 않는 게 없다.

우리의 정통 사학계가 이같은 고대사를 인정하는지 인정하지 않는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재야 사학자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를 외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발해는 외부에서 낮춰 부르는 이름, ‘대진국’이 옳다”


당나라가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을 치기 위해 현재 중국 요녕성에 있는 사비성(해성)을 해군과 육군이 공략에 나섰다는 중국 사서의 기록은 평양성이 대동강 옆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사비성 위에 있을 때에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다. 대동강에 평양성이 있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바로 바다를 건너 갔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사학계는 평양성은 대동강 옆으로 고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씩 ‘대조영’ ‘연개소문’ ‘주몽’을 보면서, 가끔 대동강 쪽에 평양성이 기록돼 있는 지도가 나타날 때 이제는 ‘오자’처럼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1천년이 넘는 왜곡의 역사를 단 몇 년 만에 바르게 고칠 수는 없는 일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 한단고기를 편찬한 계연수 선생은 ‘1980년이 되거든 이 책을 공개하라’고 일러두었다고 전한다. 한단고기와 같은 책이 나오게 된 것은 국운이 살아나는 징후인지도 모른다.

요즘 시청률이 높기에 화제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많이 보게 될 고구려와 발해(사실 우리는 ‘발해’ 대신 ‘대진국’이라고 함이 옳다. 발해는 외부에서 낮춰 부르는 이름이다.) 관련 사극을 보면서 ‘한단고기’, ‘실증 한단고기’도 옆에 두고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중국을 지배했던 동이족의 진면목과 사극의 전개와는 틀리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상고사를 깊게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유영철 칼럼 6>
유영철(언론인.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cyoo17@naver.com)
유영철 전 편집국장은, 1978년 영남일보에 입사해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8년동안 매일신문에서 근무했으며, 1989년 복간된 영남일보로 돌아와 사회부장과 편집부국장 등을 거쳐 2005년 5월까지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이 글은, 2006년 11월 13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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