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어떠한 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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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 시국토론회-후기> 민노당 송영우.."노동자.서민, 힘겨운 싸움에 어떻게 연대했나"


<평화뉴스 시국토론회>가 지난 6월 15일 저녁 대구MBC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구 민주.개혁세력의 대응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는, 패널 뿐 아니라 객석에서도 많은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으며, 뒷자리에서도 20여명이 자정 넘게 못다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평화뉴스는 이날 제한된 토론회 시간 때문에 못다한 패널의 이야기를 '후기'로 다시 전합니다. 송영우씨는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 평화뉴스


늦은 감이 있지만 <평화뉴스 시국토론회>보다 더 뜨거웠던 '2부 리그'가 뒤풀이 자리에서 4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는 사실을 평화뉴스 독자들에게 '보고'드린다. 딱딱한 회의석상에서만 만나온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막걸리와 소주잔을 놓고 눈동자를 맞댄 그 자리의 마음씀씀이가 없었다면, 어쩌면 나는 더 무거운 가슴으로 토론회장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로 한국사회가 새로운 성찰의 기회를 맞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보여준 최소한의 상식과 합리성마저 이 정부 들어 산산조각 나는 광경을 지켜보며, 양식이 있는 자라면 어느새 경제만능주의에 물들어가는 자신의 태도를 한번쯤은 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평범하게 살아왔던 도시중산층들이 느꼈을 충격은 500만이라는 추모인파의 숫자로도 설명하기 벅차다.

그러나 도시중산층에도 끼지 못한 다수의 노동자서민들에게 위기와 충격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민주개혁세력이 대거 진출했다던 17대 국회에서도 사회양극화는 심화되었고, 결국 노동자서민을 껴안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 참여정부의 한계는 MB정부라는 괴물을 낳고 말았다. 민주주의를 이행하는 의식과 절차가 나아진대도, 성장 우선의 경제패러다임이 변화되지 않는 이상 노동자서민에 대한 정치경제적 배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러한 가운데 요즘 들어 부쩍 반MB 선거연합이 정치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시국토론회의 중심 쟁점이기도 했다. 다수의 패널들과 시민들이, 갈라져 있지 말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하는 '상식과 합리성'을 오랜 세월 억눌러 온 대구의 정치현실에서 그 벽을 돌파하기 위한 일점에 함께 나란히 서 보자는 말은 일면 타당하면서도 또 일면 부당한 것이다.
 
어떠한 연대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늘어가는 반MB 정서에 바탕을 둔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어깨를 건다고 한들 이미 똑똑해진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각, ‘연대’는 가장 낮은 곳을 향해야 한다. 목숨을 내던지고, 억수같이 퍼붓는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새까맣게 밀려드는 무장경찰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항전에도 결국 특수고용노동자의 권리는 미완의 과제로 남고 말았다. 우리는 그들의 힘겨운 싸움에 어떻게 연대해왔는가.

내가 이 문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처럼 야만이 판치는 사회에서 가장 설움 받는 다수의 노동자서민들과 연대하여 이들을 정치의 주체로 세워내지 않는 한, 일단의 개혁도 회색일 뿐이라는 것이 참여정부 5년의 교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론회장보다 자유로웠던 '2부 리그'에서 이처럼 우리는 ‘어떠한 연대인가’를 논했다. 서로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오해를 풀어갔던 그날 밤 우리의 작은 ‘연대’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구를 열어가기 위한 유익한 소통의 자리였다고 자신한다. 끝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평화뉴스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송영우 /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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