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길 막힌 지 1년, 그 인식의 저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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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평화연대).."MB 북핵 의혹제기, 일말의 기대조차 저버렸다"


벌써 1년이다. 금강산으로 향하는 땅길이 닫힌지.
지난해 7월 11일 새벽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초병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하고 닫힌 금강산 길은 이제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 아마 이 정부 아래에서 금강산 길이 다시 열리기는 힘들 것이다. 금강산 길이 막히면서 본격화된 남북관계 경색은 이제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상팔담에서 해설하는 북측 안내원...그러나, 벌써 1년째 금강산 길은 막혀있다.(사진.김두현)
상팔담에서 해설하는 북측 안내원...그러나, 벌써 1년째 금강산 길은 막혀있다.(사진.김두현)

지난해 12월부터 개성관광이 중단되었고 남과 북을 잇는 유일한 공간인 개성공단도 언제 중단될지 모를 지경이다. 서해상의 군사적 긴장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언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까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안과 한반도 평화는 안중에도 없는 이명박 대통령은 연일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폴란드를 방문하는 도중 유럽 뉴스전문채널인 '유로뉴스'(Euro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북한에)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시절의 모든 합의를 존중하고 대화하자던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인식의 수준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말이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북을 비방하고 지도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하는 일을 했으니 이제 남북관계 개선은 일말의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대로 지난 정부 시절의 지원으로 북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게 된 것일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1년이 되는 오늘 우리는 우리사회 보수세력의 인식의 저열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햇볕정책 이전의 핵 개발, YS가 지원했나?

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후 금강산 관광 대금으로 북쪽에 준 돈이 10여 년 간 총 4억8600만 불이다. 물론 이것은 세금이 아니라 금강산을 보고 낸 관광 대금이다. 이외 개성공단 토지임차료로 1600만불,  개성공단 임금이 2004년 38만 불로 시작해서 금년 5월 말까지 총 6500만 불 등 지난 10년간 북에게 간 돈이 총 37억3000불 정도, 우리 돈으로 3조7000억 원이 된다. 그 중에서 현금만 따지면 현대가 준 사업 선수금과 금강산 관광 대가, 개성공단 노동 대가 다 털어서 약 10억 불 즉, 1조원 정도이다.

반면, 북한이 올해 미사일을 18발 가까이 쏜 것에 대해 연합뉴스의 계산을 따르면 한 3억4000만 불 들어간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올 4월 발사한 광명성 2호를 만드는데 2억5000만 불, 5월 핵실험에 3~4억 불 들어갔다고 계산했다 금년에만  9~10억 달러로 1조원이 넘는다.

그런데 북한은 93년 5월 이미 중거리 미사일을 쐈고, 98년 8월 31일 중거리 미사일을 또 쏘았다.  미사일 발사 유예를 하다가 다시 2003년부터 발사하기 시작해 2005년에 1발 쏘고, 2006년엔 3월과 7월에 총 9발을 쐈고, 2007년에 7발, 2008년에 18발, 금년에 18발 쏘았다. 93년 이후 총 50발 정도를 쏘았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총 14~15억 불 정도를 미사일 시험에만 썼다.

그럼 핵을 개발한 나머지 돈은 어디에서 구해서 썼다는 것인가? 또한 북이 우리가 준 돈을 모아서 올해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에 썼다는 것인가? 그리고 햇볕정책이 시작되기 전인 93년과 98년 미사일 개발은 그럼 김영삼 정부 시절의 지원이 돌아온 것인가?

북의 미사일 개발과 핵개발은 기본적으로 북미간의 문제이다. 미국 언론 어디에서 햇볕정책이 핵개발을 불렀다는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특히 군수경제와 민간경제가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북한경제의 특성상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군수경제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 외려 북은 미사일 판매등의 군수경제로 돈을 만들어 핵도 개발하고 군비도 확충해나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 변화의 시작은 '금강산 관광'

<LA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지난 10년 동안 추진되던 북한의 개방개혁이 중단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시절 남북간의 교류를 통하여 북한이 개혁개방, 변화를 해왔다는 것이다.

북한 변화의 첫 출발이 다름 아닌 금강산관광이다. 금강산 길이 열리던 1998년 우리를 맞던 북한 안내원들의 표정과 200만명이 다년간 지난 2008년 7월 우리를 맞던 북한 안내원들의 표정은 전혀 다르다.

옥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옥류동계곡
옥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옥류동계곡

물론 남쪽 관광객들이 북한 안내원을 대하는 태도도 변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10년간 남과 북은 금강산이라는 공간에서 만나 서로를 배워가고 과거의 적대시하던 태도를 바꾸어 갔다.

그래서 금강산은 단순히 좋은 경치 구경하는 관광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고 민족의 희망을 열어가던 통일교육의 장이었던 것이다.

2002년 7월 처음 방문후 2008년 7월 마지막 방문때까지 금강산을 15번 찾은 필자는 그 변화의 과정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뱃길로 4시간 걸리던 금강산이 땅길로 1시간만에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한번 닫힌 길..답답하고 답답한 여름이다"

또, 옥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옥류동계곡, 구룡폭포, 삼일포, 해금강, 물상, 내금강까지 열려 훨씬 더 다양한 볼거리를 갖게 되었다. 등산길에서만 만나던 북한동포들도 식당과 기념품 매장 등 훨씬 다양한 곳에서 만나게 되었고 숙소와 식당도 크게 늘어났었다. 물론 가장 큰 변화는 남과 북을 대하는 서로의 태도이다.

그래서이다. 송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서울 보신각 타종 행사를 남과 북이 함께 보며 카운트 다운을 하고 새해를 맞이한 기쁨을 함께 나누는 감동을 나는 다시 한번 더 느끼고 싶다. 북은 남의 언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고 남은 북의 언어로 “새해를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하는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속에 통일은 올 수 있다는 진리를 굳게 믿기에 금강산관광은 소중한 것이다.

한번 닫힌 길을 다시 열기는 쉽지 않다. 땅길도 바닷길도 하늘길도 막힌 지금, 긴 장마기간에도 하늘은 잠시 열리지만 꽉막힌 남북관계의 하늘은 과연 언제 다시 열릴까? 답답하고도 답답한 여름이다.






[평화와 통일]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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