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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시기, 님의 온갖 수고 잊지 마시기를..."

기사승인 2009.08.22  21: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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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대 김대중 대통령> 대구 추모제..."위대한 생애, 7천만 겨레 가슴 속에 영면하소서"

 
 
▲ <대한민국 제 15대 김대중 대통령> 대구추모제...원불교의 종교의례(2009.8.23 대구2.28공원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한민국 제 15대 김대중 대통령 대구추모제가 고인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8월 22일 저녁 대구2.28공원에서 거행됐다. 대구추모제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함께 꾸린 '대구시민추모위원회' 주관으로 5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저녁 7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공원 한 쪽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고, 추모제가 열린 공원 광장 주위 곳곳에도 백여명의 시민들이 고인의 삶을 얘기하며 추모제를 지켜봤다.

대구추모제는 '선구자', '우리의 소원',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천주교.원불교.성공회의 종교의례에 이어 추모공연과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 28일 같은 곳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대구추모제 때 1,200여명이 모인 것보다는 적었으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통일에 힘쓴 고인의 추모 분위기는 그에 못지 않았다. 다만, 비극적  운명을 맞은 노 전 대통령과 달리, 팔순을 넘기며 많은 업적을 남기고 떠나간 '호상'이라는 점이 사람들 얘기 속에 많이 오갔다.

 
 
▲ 천주교 종교의례...(가운데)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목기획실장 전광진 신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추모제는 고인의 평생 신앙인 '천주교' 의례로 시작됐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전광진 사목기획실장 신부와 김호균 사목국 차장 신부, 6명의 수녀가 두 손 모아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다. 전광진 신부는 "암울한 시기, 힘든 고초를 겪으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온갖 수고를 잊지 마시고 고인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기를" 기도했다.

"나라 사랑 태산 같으신 분...민주.인권 뿌리내린 역사"

성공회 박문수 신부는 "지난 10년은 평화.통일의 꿈과 희망이 있었으며, 김 전 대통령님의 햇볕정책은 남북화해의 큰 계기를 만들었다"고 고인의 삶을 기리고 "우리 모두가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박 신부는 특히 "이명박 정권은 생명을 파괴하고 전쟁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열사들이 가슴을 치고 땅을 치고 통곡할 것"이라고 이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원불교도 "세계를 놀라게 한 지도자"라고 고인의 삶을 새긴 뒤 "나라 사랑의 태산과 같으신 분"이라며 "영원한 민족의 스승으로 남으소서"라고 기원했다.

종교의례에 이어 <유니온 실내악단>이 추모공연으로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3곡을 연주한 뒤, 민주당 이승천 대구시당위원장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승천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의 살아있는 역사"라며 "통일로 가는 길을 거침없이 설파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확고히 뿌리내렸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밤길 같은 시절 불을 밝혀준..."

대구추모제는 지역 원로의 '추모사'로 더욱 숙연해졌다.

 
 
▲ '대구시민추모위원회' 강창덕 고문의 추모사...(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인혁당 조작 사건으로 옥고를 겪은 강창덕(82) 선생은 "백두산이 흐느끼고 한라산이 흐느끼는, 7천만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십니까"라며 고인의 서거를 애도했다. 강 고문은 "고인은 컴컴한 밤길 같은 시절에 국민에게 불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사람이었다"며 "국민들은 당신 삶을 지켜보며 민주화 열망을 키웠고 이 만큼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위대한 생애, 겨레의 가슴 속에..."

 
 
▲ 정학 고문의 추모사
강 고문은 특히, "6.15남북공동선언에 담긴 '우리 민족끼리' 철학은 유일무이한 민족의 진리며 길이요 생명"이라며 "당신이 주창한 조국통일.민주회복의 이정표를 높이 들고 싸워가겠다"고 다짐했다.

강 고문은 '불사초.오뚝이.인동초'라는 말로 고인을 상징하며 "김대중 대통령님, 칠천만 겨레의 가슴 속에 영면하소서"라며 추모사를 마쳤다.

정학 전 대구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암울한 시대, 민족의 겨울 밤에 별이 있는 시대였다"고 고인의 삶을 기리며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생애는 위대했다. 생전의 가르침을 힘 모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선구자...님은 먼 곳에...

추모사에 이어 남영주씨와 이정호씨가 해금과 신디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가수 박창근씨가 '님은 먼 곳에'를 비롯한 연주와 노래로 고인을 추모했으며, 김 전 대통령 생전의 영상 상영과 추모시 낭송, 중창단 '소울 스우이즈' 공연, 헌화로 이어졌다.

한편, 대구에서는 23일 국회에서 엄수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 12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 대구추모제...종교인과 시민사회단체.정당인을 포함해 시민 500여명이 참가했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고인을 기리는 묵념으로 대구추모제는 시작됐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추모공연...유니온 실내악단이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3곡을 연주했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추모공연...남영주(해금).이정호(신디)씨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연주하고 있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분향소 앞에서 추모글을 남기는 시민...(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대구추모제가 열린 대구2.28공원, 분향소에는 밤 늦도록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대구추모제가 열린 대구2.28공원...공원 곳곳에서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며 고인을 기렸다(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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