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을 불태워 소신공양(5.31)한 문수스님 추모제와 4대강 지키기 대구시민문화제가 7월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렸다. 문수스님의 49재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추모제에는, 불교.원불교.기독교.천주교를 포함한 4대 종단과 시민단체를 포함한 300여명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3시부터 ▶부대행사 ▶추모제 ▶시민문화제 ▶ 추모행동 순으로 저녁 9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추모제와 문화제를 준비한 천주교 대구대교구 김영호 사목국장 신부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 뜻을 기리고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4대 종단이 함께 모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흐르는 강을 보로 막듯이 귀도 눈도 막고 있고, 언론 역시 4대강 사업의 진실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단 대표들도 추모사와 '대국민 평화메시지'를 통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원불교환경연대 서기태 교무는 "자신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삶의 길을 열어주신 문수스님의 뜻이 이제는 우리의 뜻이 되었다"며 "이제 4대강을 지키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대구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한종현 목사는 "기독교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기독교계의 대표로서 참으로 부끄럽다"면서 "모든 종파와 종단, 단체와 개인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강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동화사 정필스님은 '대국민 평화메시지'를 통해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죽이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며 "생명이 존중되는 세상, 자연과 함께하는 세상으로 나가아는 것은 남은 우리의 몫"이라고 밝혔다.
추모제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열린 부대행사에는 종이컵과 색종이를 잘라 작은 연등을 만드는 '문수스님 추모 컵등 만들기'와 '4대강사업 반대 피켓 만들기', '투호 던지고 쌀 받아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또, '낙동강 사진전'과 '문수스님 바로 알기', '낙동강 관련 언론 기사' 등의 전시물도 지나가던 대구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추모제를 마친 뒤 열린 시민문화제에서는 풍물패 '매구'의 북 연주를 시작으로,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와 '성 베네딕도 수녀회', 민중가수 임정득, 노래패 '내가그린', 펑크밴드 '극렬파괴기구'의 공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신나는 연주와 노래 속에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문화제에 이어 "4대강 사업 반대" 등이 적힌 '만장기'를 앞세워 한일극장에서 대구백화점을 돌아오는 행진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40) 사무처장은 "대구경북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4대강사업에 대한 목소리가 조용한 편"이라며 "문수스님 추모제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가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김범일 대구시장에게도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을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추모제와 문화제는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문화계, 야5당과 문화계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대구지역 연석회의' 주최로 열렸다. 연석회의는 지난 6월 29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첫 모임을 가진 뒤, 각 단체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실행위원회'를 꾸려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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