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자 앞에 누가 전쟁을 말하는가”

평화뉴스
  • 입력 2004.07.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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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피해자 도보행진단] 오늘 대구서 행진
...“ 이라크 파병, 우리를 밟고 가라”



◇ 오늘 대구에 도착한 도보행진단(플래카드 가운데 있는 사람이 최봉태 단장)


"전쟁피해자와 함께하는 이라크 파병반대 도보행진단"이 오늘(7.25) 대구에 왔다.

태평양전쟁과 6.25, 베트남전쟁 등 전쟁 피해자들을 포함한 "전쟁피해자와 함께하는 이라크 파병반대 도보행진단"이, 오늘 대구에 도착해 수성구 남부정류장에서 대구백화점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어제 부산을 출발한 이들은, 오늘(7.25) 오전 6.25때 민간인 학살현장인 '경산 코발트광산'을 거쳐 오후 4시에 대구 남부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대구백화점까지 행진하며 이라크 파병 철회를 주장했다.

오늘 행진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한 태평양전쟁 피해자와 6.25 당시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 피해자, 한국원폭피해자 등 전쟁 피해자와 지역 종교인,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오늘 거리행진에는 문정현 신부(64)를 비롯한 평화유랑단과 중증장애인, 원유술 신부(대구참여연대 대표)를 비롯한 대구종교인평화회의의 6개 종단 대표도 참여해 파병반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거리에 나선 신부(왼쪽 문정현. 오른쪽 원유술 신부)
거리에 나선 신부(왼쪽 문정현. 오른쪽 원유술 신부)
정신대 피해자 이용수(76) 할머니.
정신대 피해자 이용수(76) 할머니.

도보행진단 단장인 최봉태 변호사(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한 나라의 평화를 얼마만큼 지향하고 있는가는 전쟁 피해자에 대한 대우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한국의 전쟁 피해자들은 국가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전쟁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알리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에서 시작된 행진단의 목소리가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점점 커져 평화에 대한 인식을 넓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유랑단의 문정현 신부도 "이번 도보행진은 전쟁의 피해가 뭔지 몸으로 겪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말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다"며 "전쟁피해자들이 건강의 문제와 싸우고 있는 만큼 도보행진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만큼 이라크 파병 철회와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대 피해자인 이용수(76.대구 상인동) 할머니는 "나는 전쟁에 끌려간 피해자다. 우리 젊은이들을 참혹한 전쟁에 결코 보내고 싶지 않다"며 전쟁반대와 파병철회를 간절하게 호소했다.


도보행진단은 오늘 대구를 거쳐 26일에는 고령과 합천, 27일에는 광주, 28일에는 익산, 29일에는 대전과 천안, 30일에는 평택과 매향리를 지나, 31일 마지막으로 서울에 도착한다. 이들은 서울에서 자이툰 부대 추가파병을 막기 위한 대규모 집회와 함께 국회 앞 1인 시위를 돌아가며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과 [평화유랑단], [강제동원 진상규명 시민연대], [국적포기 필요없는 나라만들기 모임] 등 4개 단체가 함께 마련했는데, 이들 "전쟁피해자와 함께하는 이라크 파병반대 도보행진단"은 어제(7.24) 오후 부산에서 발족식을 갖고 파병반대 집회와 행진을 진행한 뒤, 오늘 오전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 현장을 거쳐 대구로 왔다.

글.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pnsun@pn.or.kr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배선희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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