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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30년 일자리 한 순간에 잃었다”

기사승인 2010.08.11  12: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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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북골재노조 한달 째 천막농성...정병록 위원장 "30년치 골재, 2년만에 다 파내"


 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커녕 30여 년간 땀 흘려 일해 온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고 있었다.   

대구.경북지역골재원노동조합. 그들은 '4대강 사업중단'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7월 14일부터 한달 가까이 대구 2.28기념공원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태풍 '덴무'가 북상중인 8월 10일, 농성자들은 천막의 끈을 단단히 묶는 등 태풍 대비를 막 끝내고 잠시 쉬고 있었다. 

"4대강 사업 이후 골재채취 허가 안 나...생존권 직접 타격"

 
 
▲ 정병록(52) 위원장
정병록(52) 대구.경북지역골재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대부분 20~30년씩 강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자갈이나 모래를 채취하며 살아왔으나, 4대강 사업 이후 더 이상 골재채취 허가가 나지 않아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 위원장은 "4대강 사업으로 생존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면서 "처음에는 우리 생존권 때문에 이 농성을 시작했으나, 농성을 하면서 4대강 사업에 따른 엄청난 피해를 알게 돼 지금은 '4대강 사업 반대'도 함께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과 생존권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0년간 채취할 골재, 2년 만에 모두 파 내...30년 일자리 한 순간에 잃었다"

- 4대강 사업과 일자리, 무슨 관계인가?
= 원래 골재채취업은 1년 마다 허가를 받아야한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 1년에 한 번 씩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되는데, 평가기간이 약 1년 정도 걸린다.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더 이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하며 하도준설을 하는데, 골재 채취를 동시에 진행하면 본류 사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야기다. 또 영남지역 전체 74개 사업장이 30년 간 채취할 수 있는 4억㎥의 골재를 4대강 사업으로 2년 만에 모두 파내, 더 이상 먹고 살 수 없게 됐다. 노동자들이 4대강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한시적 사업임으로 2년 후 또다시 실업자가 될 수 밖에 없다. 4대강 사업으로 30년 일자리를 한 순간에 잃었다. 그래서 생존권 투쟁에 나서게 됐다.

- 생존권 투쟁, 그동안 어떻게 했나?
=  2009년 2월 12일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5월 20일부터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처음 150여명이던 조합원도 생계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대부분 그만두고 현재 45명만 남았다. 4대강 사업 전 정부에서는 우리와 어떤 의논도 없었다. 정부에 우리의 생존권을 요구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법이 없어 도와줄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 그때부터 전국을 돌며 호소할 수 밖에 없었다. 대구시청. 경북도청. 부산 지방국토관리청. 국토해양부까지 돌며 생존권을 요구했다.  2.28 공원은 대구시청과 경북도청에 거리상으로 가까우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피해와 우리의 생존권 위협’을 많이 알릴 수 있기 때문에 7월 14일부터 이곳에서 투쟁을 결정했다.

"34만개 일자리 창출? 34만명 일자리 빼앗는 격"

- 사업 중단으로 어려움이 많을텐데?
- 4대강 사업으로 골재사업이 종료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측의 퇴직금 정산과정과 임금 체불문제 등이 있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돼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원 대부분이 20~30년 간 골재채취업에 종사해 왔고,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약 3.000만원의 평균수입이 있었다. 강에서 평생 먹고 살아온 사람들을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이 일자리 34만개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골재업자.농민.어민 까지 합하면 34만 명의 일자리를 빼앗는 격이다.
 
 
 
▲ 대구2.28공원 앞 천막농성장...태풍에 대비해 천막과 현수막 등을 줄로 꽁꽁 묶어 놓았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 지역의 골재채취업 현황은?
- 현재 대구.경북지역와 경남.부산까지 합하면 74개의 골재채취 사업장에 약 1.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지역에는 34개 사업장이 있다. 대구.경북 사업장 중 16개 사업장이 대구.경북골재노조에 가입했다. 노조에 가입한 16개 사업장 중 이미 10개 사업장이 사업종료 되었으며, 나머지 6개 사업장도 8월 말 사업종료 돼 관련 종사자 모두 실직위기에 빠졌다.

- 골재채취업이 중단됐는데, 사업주들은 나서지 않나?
- 원래 노.사 함께 투쟁을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골재채취 사업주들 간에 서로 이해관계와 의견이 맞지 않고, 투쟁에 잘 나서지 않아 우리 노동자들이 직접생존권사수를 위해 나섰다.

 
 
▲ 천막농성장 뒤편에 붙어있는 4대강 사업 반대 글...오른쪽 '사대강사업' 5행시가 눈에 띈다. "람들 다 죽이는 사업인데 다수의 사람들이 반대하는데 은 왜 파헤치고 지랄이고 람들 말 좀 들어라 명박아 적도 좋지만 서민들 고통도 생각해야지"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골재채취 환경평가 1년, 4대강 사업은 단 3개월...분명한 불법"

- 4대강 사업, 왜 반대하나?
= 처음에는 우리의 생존권 때문에 이 농성을 시작했으나, 농성 시작 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알게 돼 ‘4대강 사업 반대’도 함께 투쟁하고 있다.  본래 골재채취업도 환경을 훼손시키는 사업이다. 그러나 우리는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연간 채취하는 양도 정해져있고, 골재업에 종사하는 노조원 모두 국토환경부에서 발급한 ‘명예환경감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불법적인 골재채취 감시를 하기도 한다. 
또 1개 사업장에서 골재채취허가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기간이 보통 1년 정도가 걸리는데, 낙동강 전체를 준설하는 대형공사에 환경영향평가가 단 3개월 만에 끝난 것이 의문이다. 사람에 따라 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에겐 환경을 이유로 골재채취량을 이제껏 한정시켰으면서, 정부에서 30년 동안 파낼 수 있는 분량을 2년만에 모두 파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은 분명한 불법적인 사업이라 생각한다.

"수질, 보 침전물 처리도 문제...5년 지나면 더 채취할 모래 없을 수도"

- 4대강 사업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 강은 본래 정화능력을 갖고 있다. 강 바닥의 수초와 자갈 모래가 자연정화작용을 하는데, 수심을 6미터로 유지하기 위해선 이 모든 것을 다 파내야 한다. 그럼 당연히 강 자체의 정화작용을 잃고 수질이 나빠진다. 정부에서는 보 주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하는데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자체 정화능력은 거의 잃게 된다. 그럼 수질 개선하는데 또 비용이 들것. 그 비용은 전부 국민의 세금이 된다. 또 물이 보에 막혀 흐름이 정체되면 침전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 이 침전물을 처리하는 것도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비용 충당될 것이다. 
현재 4대강 사업을 하며 파낸 골재를 처리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일부는 공터에 적재해 놓고, 나머지는 하천 옆 완충지역에 토사를 매우고 있다. 4대강 공사 완료 후 적재된 모래는 5년 정도 판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면 팔 수 있는 모래도 없고, 채취할 수 있는 모래도 없다. 본래 강에서 준설 된 모래가 가장 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강 모래가 없어지면 산 모래를 채취해야 하는데, 그럼 환경오염이 더욱 심각 해 진다. 또 비용이 많이 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집 값도 상승 할 우려가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 앞으로 계획은?

= 현재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이곳 2.28공원에서 집중 집회를 하고 있으며, 매주 목.금 마다 과천 정부종합청사 국토해양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주전 서울 조계사에서 정부청사까지 3보 1배를 진행했다. 이번 금요일에도 서울에서 3보 1배를 진행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2.28 공원에서 계속 농성을 할 예정이다. 추석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서울로 올라가 투쟁을 이어나갈지 생각중이다.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과 1달 전 만났다. 위원장은 “현재 특별법을 만들고 있는 중이며, 특별법이 만들어 지면 생존권 대책을 마련해 주겠다”고 했다. 생존권 대책 방안으로는 4대강 피해 사례 조사 후 지원 방안과 유사 피해사례를 찾아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고 한다. 특별법 제정까지 약 4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이후 상황을 계속 주시하며 투쟁을 이어나가겠다.

평화뉴스 박광일 인턴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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