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내 사주에 맞다…'사주쟁이'는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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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쟁이 기자' 우호성④ / 20년 기자...미래의 희망을 찾아주다


"신문사 기자 생활은 내 사주에 맞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주에 나타난 직업 중에 기자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 사주는 사주팔자(四柱八字)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태어난 해‧월‧일‧시가 사주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주는 한 사람의 출생자료 인 셈입니다. 네 개의 기둥으로 일컬어지는 사주에는 각기 하늘과 땅이라는 두 개의 코드가 있고 이를 조합하면 8개가 되므로 이를 사주팔자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는 어떻게 스스로 자신의 사주를 보게 된 것일까요? 그는 1998년 노조활동과 해직, 법정투쟁, 재입사, 무기정직, 주재기자로 이어진 20년간의 기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을 찾아 나섭니다. 기자하다 나오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그제야 실감합니다.

우호성(61)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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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했던 것일까요. 바로 그해, 누가 봐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민속주점을 차립니다. 아무래도 그 자신이 술을 좋아하는 까닭이 컸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6개월 만에 문을 닫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넉넉한 인정이 묻어나는 식당을 ‘안가’라고 부르며 수년째 꾸준히 찾는걸 보면 그는 주인보다 손님이 더 어울리는 듯합니다. 주점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이듬해 차린 출판사도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그러다 2003년. 비로소 자신의 일을 찾습니다. 바로 명리학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됩니다. 철학과 점술이라는 양 날개를 가지고 있는 역학 공부에 매진하게 된 것입니다. 아니, 그와 역학의 인연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학시절 숙부 댁에서 역서를 처음 훔쳐보고는 베껴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신문사 있을 때는 동료 자녀들의 이름을 지어준 경우가 여럿입니다.

명리학은 음양오행의 상생상극을 통해 길흉화복을 점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명이 타고난 것이라면 운은 가변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운은 자기 스스로 만들기 나름이라는 이야기와 맞아 떨어집니다. 그는 변화의 원리를 통해 인간운명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 명리학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명리학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 굳이 설득하려 들지는 않습니다.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그가 명리학을 연구하면서 자주 하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는 말을 뭉뚱그린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명리학으로 보는 아이들의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주를 통해 장래 직업을 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사주의 꽃은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녀 사이의 음과 양의 조화를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녀가 만나 부족하고 넘치는 것을 서로 조절해주는 것이 조화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찰떡궁합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호성(61)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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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프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는 주역의 궁즉통(窮卽通) 원리와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성을 다하면 통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그는 명리학이 사람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찾아주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무실과는 별도로 ‘아이러브 사주’ 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을 꾀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내 성격을 내가 제대로 알았더라면 그렇게 앞뒤 가리지 않고 (신문사 일에)나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기자를 그만 둔 이후에는 가장으로서 부끄러울 정도로 직업 변동이 잦아 배우자를 힘겹게 했습니다. 아이들을 아기자기하게 대해주지도 못했고…."

자신을 잘 몰랐다는 그의 속 쓰린 회고입니다. 
그렇다면 ‘사주쟁이’는 그에게 맞는 사주일까요? 어쩌면 사주쟁이를 그만 둘 때야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창원의 인(人) 29]
여섯 번째 연재 '사주쟁이 기자' 우호성④
글.사진 / 평화뉴스 박창원 객원기자


'곡주사 이모'와 '하회마을 뱃사공', 노동운동가 '장명숙 세실리아',
'장승쟁이 김종흥', '고서 일생 박창호' 에 이은 <박창원의 인(人)> 여섯 번째 연재입니다.
매일신문에서 해고와 복직을 겪고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을 지낸 '사주쟁이 기자' 우호성(61)님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요즘 '사주쟁이' 우호성님과 사연 있으신 독자들의 글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 사연 보내실 곳 : 평화뉴스 pnnews@pn.or.kr / 053-292-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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