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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고통, 왜곡된 생명 가치의 전환을"

기사승인 2010.10.22  11: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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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동로 / <우리시대의 몸 삶 죽음 - 첨단의학과 삶의 문제>...(김진국 지음)


저자와 나는 지난 30년전 같은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같은 공부를 하였고 대경인의협에서 5년간 공동대표를 함께 지냈었다. 이 책에 씌어진 글들은 이전에 이미 거의 읽었던 것들이고 같이 지낸 많은 시간을 통해 그의 열정과 소신을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의 발간은 나에게 큰 기쁨이고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삶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였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미 밝혔듯이 이 글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이야기지만 하나같이 해결되지 않은 의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 <우리시대의 몸 삶 죽음 - 첨단의학과 삶의 문제에 대하여>(김진국 지음 / 한티재 펴냄)

그의 열정적인 활동과 글쓰기는 이미 대구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때로 냉혹하리만큼 철저한 그의 언행들이 오히려 그를 매우 힘들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그의 모습은 한결같이 약자에 대한 사랑과 배려,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로 표출 되곤 하였다. 그의 주위에 대한 냉혹한 철저함이 그의 심성의 순수함과 여림에서 나오고 있음을 아는 이는 그리 흔치 않으리라.

 
 
김진국 지음 / 한티재 펴냄
자본이 지배하는 병원


이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문학과 의학’에서 그는 우리나라의 의료 실상은 보건학 이론 보다는 보통사람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보통 사람의 진솔하고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한국 의료의 지향점을 찾고 싶어한다.(하지만 문학 작품속의 이야기는 범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범한 작가의 의견일 가능성이 더 많겠지만)

지난 100년간 한국 사회에서 의사가 가져야할 경쟁력은 인품이나 직업윤리가 아니라 ‘목 좋은’ 상권을 찾아내는 안목과 ‘최신식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자본력이라고 지적하고 병원은 의학 기술과 자본이 결합되고 그 자본이 기술을 지배하는 공간으로 동정과 연민이 개입할 여지가 없음을 비난하고 있다.

왜곡된 생명의 가치

2부 ‘의과학 전문가와 건강’에서는 의료와 건강에 관련된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한 비판과 반론 성격의 글들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를 뒤흔든 의료 사건은 의약분업으로 말미암은 의료대란, ‘황우석 사건’으로 기억될 유전공학과 논문 조작사건 그리고 광우병 위험 미국소 수입으로 인한 ‘촛불시위’일것이다.

저자는 의약분업에 의한 의료대란의 극복 방법으로 소비자 주권 운동을 주창하고 의료에 대한 소비자 주권운동은 의학 기술에 의해 왜곡된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바로 잡는 가치 전환작업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기술과 자본의 종속에서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의사들을 견인해내는 가장 강력한 힘 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상'의 기준은 무엇인가?

 
 
▲ 저자 김진국(신경과 전문의)
그는 또 기형이나 유전병등 난치병에 대한 주변의 시각교정이 절실한 것이지 기술로써 이들을 정상인(?)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발상은 생명체로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가치마저 철저하게 짓밟고 있다고 생각하며 ‘정상이라는 것의 기준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이들의 몸이 기형이라면 이들의 몸을 유전자 조작으로 바로 잡겠다는 발상을 가진 자는 사고가 기형인 것이라고 하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 없는 곳에서 생명공학을 키우는 토양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명의 가치를 전환하는 작업에 종교, 철학등 인문학계의 몫이 필요할 것이라고 그는 결론 짓는다.

새로운 삶의 방식, 생명 문화를 위한 연대

3부 ‘정치, 사회, 문화와 건강’은 토론회, 공청회와 같은 공론의 장에서 저자의 주장이나 의견을 나타낸 글이다.  여기에서도 그는 원폭피해자, 여성,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장애인의 ‘부조리한 고통(각 개인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것으로부터 받게 되는 고통)’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장애인이 받고 있는 고통은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사람이 한번은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인 이상, 이 고통을 공유하기 위한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이 연대는 투쟁하여 무엇을 쟁취하기 위한 연대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개척하기 위한 연대이며 새로운 생명의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연대여야 함을 주장한다.

이제 우리는 그가 던져준 ‘생명의 가치를 전환하는 작업’ ‘새로운 생명의 문화 창조’의 의미를 찾아야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삶의 문제이다.

 
 





[서평] 한동로
/ 신경외과 전문의. 전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 시사인 2010.10.16

 
 
▲ 한겨레 2010.10.9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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