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해고...끝 모를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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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단계적 복직 합의, 윗선에서 뒤집어" / 병원 "합의 아닌 대화일 뿐"...결렬


동산의료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동산의료원 환자식당 해고 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2010.11.17 계명대 대명동캠퍼스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동산의료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동산의료원 환자식당 해고 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2010.11.17 계명대 대명동캠퍼스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노동자 해고 사태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동산병원 노사는 지난 9일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일주일이 넘도록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측을 대신해 협상에 나서고 있는 시민대책위원회 서창호(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위원장은 "다섯 차례 실무교섭을 통해 해고된 조리원 22명 가운데 복직을 원하는 10명에 대해 11월에 5명, 12월에 3명, 1월에 1명, 2월에 1명 순으로 단계적 복직에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다음 날인 10일 병원측이 '농성을 주도한 노조원 2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교섭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 이후 병원측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서창호 위원장
서창호 위원장
반면, 병원측 관계자는 "합의가 아니라 단순한 대화 수준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간 것일 뿐"는 입장을 밝혔다. 또 "노조측이 '전원 복직'을 비롯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실무진들 사이에 합의가 됐으나, 윗선인 병원장과 총장이 승인하지 않은 것 같다"며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다른 노조들과 연대해 더욱 강력히 사태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공공노조대경본부는 17일 계명대학교 대명동캠퍼스 정문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23개 지역시민사회단체, 구미KEC 조합원을 비롯해 1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특히, 집회를 마친 뒤 대명동캠퍼스에서 동산의료원까지 1.8Km 거리를 30여분간 행진하며 동산의료원 해고 사태를 시민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집회를 마친 뒤 계명대 대명동캠퍼스에서 동산의료원까지 행진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집회를 마친 뒤 계명대 대명동캠퍼스에서 동산의료원까지 행진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동산의료원 사태를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주고있는 환자식당 해고 노동자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집회가 열리는 곳에서 동산의료원 사태를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주고있는 환자식당 해고 노동자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은 "환자식당 조리원들은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며 "힘없는 이들을 지역의 대학병원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또 "지역사회가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선 안 된다"며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KEC 노조 김성봉 부지회장은 "선진국에서는 학교와 병원을 '영리화'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계명대는 '영리화' 뿐 아니라 노동자탄압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KEC 노조도 힘들지만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조리원들은 더 힘든 것 같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함께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와 시민대책위가 11월 17일 오후 계명대 대명캠퍼스 정문 앞에서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노총 공공연대와 시민대책위가 11월 17일 오후 계명대 대명캠퍼스 정문 앞에서 '동산의료원 노동자 해고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에 앞서, 지난 11월 10일부터 인권운동연대 함철호 대표와 서창호 상임활동가, 민중행동 김용철 대표와 공공노조한국가스공사지부 김태상 대경지회장을 비롯한 4명이 동산의료원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가운데 지금은 서창호 활동가만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17일부터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무기한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17일부터 동산의료원 앞에서 릴레이단식에 들어갔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17일부터 동산의료원 앞에서 릴레이단식에 들어갔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한편, 동산의료원 해고 사태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5월 30일,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외주업체가 (주)한화리조트에서 풀무원(주)ECMD로 바뀌는 과정에서 계약기간이 만료된 40여명의 조리원 중 ECMD측의 근로조건을 거부한 15명의 조합원이 해고됐다. 이들 해고자는 5월 31일 밤 환자식당 점거농성에 들어갔고 6월 7일부터는 환자식당 앞 노상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이들은 9월 22일 법원의 '접근금지가처분신청' 결정으로 농성이 중단되자 10월 25일부터 계명대 성서 캠퍼스에서 단식.철야 농성을 벌였으며, 11월 10일부터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대책위원회'가 동산의료원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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