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기숙사에 276억,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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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학 "학교 현실 열악, 0.2% 소수 위한 정책" / 교육청 "통학생.저소득층 지원 방안"


대구시교육청의 '공립 고교 기숙사 건립' 방침에 대해 대구지역 학부모단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예산 276억원의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 회원 10여명은 29일 오전 대구광역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극소수를 위한 기숙사 건립예산은 '형평성'과 '교육예산 집행 우선순위'에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소수를 위한 정책인 기숙사 건립예산 276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겨울에 온수도 나오지 않는데..."

특히, "한 반에 4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넘쳐나고, 한 겨울에도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운동장이 좁아 달리기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숙사 건립에 거금의 예산을 쓰는 것은 학부모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러한 비상식적인 예산배정은 우동기 교육감의 자기과시적 치적 쌓기에서 나온 것"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시민의 혈세가 교육감의 개인 치적을 위해 쓰이는 것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은 70명 정원의 기숙사를 10여개 학교에 짓기 위해 276억원의 예산안을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예산안은 26일 교육상임위원회 예산심의를 통과했으며, 12월 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276억원 써 700여명, 0.2% 소수만..."

대구참학 양승희 지부장
대구참학 양승희 지부장
대구참학 양승희 지부장은 "대구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 42만명의 학생 중 단 0.2%도 되지 않는 극소수의 학생 700여명만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이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혜선 상담실장은 "276억원의 예산이면 현재 한 반에 40여명이 넘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실 증축'과 '무상급식'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실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원은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추운날씨에 온수가 나오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하다는 보고를 받은 뒤 학교에 온수공급을 지시했다"며 "이처럼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지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난여름 각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냉방비를 청구한 사례가 있었다"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냉.난방비 지원'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동기 교육감 선거공약...검증 없이 무리한 추진"

또 무리한 선거공약 실천에 우려도 나타냈다. 문혜선 상담실장은 "우동기 교육감의 임기 내 선거공약을 무리하게 끝내려는 것"이라며 "현 교육감의 핵심 선거공약이라도 타당성도 검증하지 않은 채 무조건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이 '공립고교 기숙사 건립예산 276억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2010.11.29 대구시의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이 '공립고교 기숙사 건립예산 276억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2010.11.29 대구시의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기숙사, 장거리 통학생과 저소등층 위한 사업"

대구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저소득층 지원 방안'이라며 반박했다.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한 장학사는 "내년부터 바뀌는 고교 입학정책에 따른 사업"이라며 "학생들의 고교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에 '장거리 통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기숙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해당 학교에서 기숙사비를 지원해 사교육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신청서.계획안 따져 10여 곳 선정"

현행 고교 입학전형은 학생들이 자신의 거주지역 내 고등학교만을 선택해 추첨 받을 수 있으나, 2011학년도부터는 전형방식이 변경돼 일반계고교의 경우 전체 정원의 '10% 이내'를 지역 구분 없이 추첨을 통해 선발하고, 자율형공립고교와 과학중점고교는 각각 '20%이내'와 '100%'의 학생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선발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예산안이 통과되면 기숙사 건립을 원하는 학교의 '신청서'와 '기숙사 운영 계획안'을 검토한 뒤 '장거리 통학생'과 '저소득층 학생 지원' 계획을 반영해 10여개의 학교를 최종 선정 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참학은 "대구시의회 예결특위 심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책을 마련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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