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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우리가 겪은 인권침해

기사승인 2010.12.16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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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보고대회 / "공장.병원.단체...손배, CCTV, 해고, 활동보조, 국보법..."


올 한해 '인권침해'를 겪었다는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구경북지역 33개 시민사회단체는 12월 15일 저녁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2010 대구경북지역인권보고대회'를 갖고 인권침해를 겪은 피해자들의 사례 발표와 함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만들기'를 촉구했다.

 
 
▲ '2010 대구경북인권보고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노동자, 교사를 비롯한 40여명이 참석해 인권피해 사례를 발표했다(2010.12.15 영남일보 대강당)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날 인권보고대회에는 구미KEC와 세왕교통, 경상병원 노조원과 동산병원 해고노동자, 전교조 해임교사, 이주노동자, 장애인.시민사회단체 회원을 비롯한 40여명이 참석해 피해자들의 경과보고와 자유발언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노동관련 사례가 다수를 차지했다. 

구미KEC노조 김성훈 부지회장은 "공장점거농성 당시 회사가 수도.전기 공급을 중단하고 의약품과 여성용품, 식수 등을 들여보내주지 않는 등 인간의 기본권마저도 탄압했다"고 밝혔다. 또 "점거를 해제할 당시 징계.손해배상 최소화를 비롯한 사회적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지금 오히려 손해배상을 무기로 퇴직을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미KEC 노조는 '타임오프제'를 비롯한 사측과의 갈등으로 지난 6월 9일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는 같은 달 30일 직장을 폐쇄했다. 교섭에 타협점을 찾지 못한 노조는 10월 21일 공장점거농성에 들어갔고, 30일 경찰의 기습검거에 반발한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이 분신했다. 이후 11월 3일 공장점거농성을 풀고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다시 시작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는 다시 공장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인권침해 사례 발표'...(왼쪽부터) 구미 KEC 김성훈 부지회장, 세왕교통 허청호 조합원, 경상병원 신은정 노조위원장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세왕교통 허청호 조합원은 "회사가 CCTV로 노조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온갖 트집을 잡아 노조탈퇴를 권유하고 있다"며 "CCTV를 이용한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지역 시내버스업체인 세왕교통은 방범을 이유로 사내에 CCTV 13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정비실을 비롯해 휴게실과 식당, 샤워실 입구에도 CCTV가 설치돼 근로자들이 사생활 침해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허씨는 전했다.

경산 경상병원의 경우, 지난 2006년 9월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공금횡령 사건이 불거져 파산선고를 받은 뒤 같은 해 7월 21일 정안의료재단이 인수하면서 부산지방법원과 '고용보장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초 재단측에서 노조와 상의없이 '고용보장 대상자' 중 일부를 선별해 면접을 진행했다. 경상병원 신은정 노조위원장은 "재단은 인수당시 '고용보장' 약속과 법적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비정규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는 지난 5월 30일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업체가 풀무원으로 바뀐 뒤 또 다시 유니토스라는 업체에 인력부분을 외주화하면서 발생했다. 환자식당 노동자들은 외주업체가 제시한 최저임금에 항의해 결국 해고당했다. 이들은 외주화로 인한 고용불안과 노동권 탄압에 맞서 6월 1일부터 지금까지 동산병원과 계명대 성서캠퍼스 등에서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식사 질 개선'을 위한 농성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10월을 끝으로 병원측과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성서공단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 쉬리씨는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시와 차별을 많이 받았다"며 "민주주의 국가에 실제적으로 인권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미등록 이주노동자란 이유로 취업과 급여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는다"고 밝혔다.

교육과 복지관련 사례도 있었다.

 
 
▲ '인권침해 사례 발표'...(왼쪽부터) 전교조 박성애 교사, 장애인지역공동체 박명애 대표, 대구경북진보연대 서영훈 사무국장, '세계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대구DPI(장애인연맹) 서준호 사무국장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지난 11월 1일 대구교육청에게 해임통보를 받은 박성애 교사(대구 옥산초)는 "OECD국가 중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나라는 없다"며 "한나라당 후원자에게는 아무 제재도 없는 반면, 단지 야당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전교조 탄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행정안전부는 6.2지방선거를 앞둔 5월 23일 정치활동 관련으로 기소된 교사 169명과 공무원 89명에 대해 파면.해임 등 중징계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각 시.도교육청은 사법부의 판결 이후로 징계를 미뤘으나 지난 10월 교과부가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따라 대구시교육청은 11월 1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정당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교사 8명 가운데 2명을 해임하고 5명을 정직처분, 1명을 1개월 감봉조치 했다. 또 경북도교육청에서도 교사 1명을 해임했다.
 
장애인지역공동체 박명애 대표는 "장애인들이 활동보조서비스 덕분에 그나마 바깥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며 "장애등급을 떨어뜨려 활동보조서비스를 박탈하는 것은 '다시 방안에 들어가 나오지 말라'는 말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장애활동지원법'의 경우 장애인의 자부담 비율을 15%로 높였다"며 "높아진 부담 때문에 활동보조서비스를 스스로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기존 장애인들에게 등급심사를 다시 받도록 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35%가량이 등급 하락됐다. 활동보조서비스의 경우 중증장애 1급 이상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어 기존 1급에서 등급이 하락된 장애인들이 그동안 받아오던 활동보조서비스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됐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인권침해 사례도 있었다.
대구경북진보연대 서영훈 사무국장은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은 한 사회단체 회원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전경 40여명이 아파트 복도를 가로막고, 7살 난 딸이 보고 있는데도 온 집안을 다 뒤지는 등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밝혔다. 또 "이런 식으로 들이닥치면 주변 이웃들의 눈초리가 달라져 결국 이사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대구지역에서는 '6.15시대대구청년회 길동무' 회원과 '함께하는대구청년회' 대표 등 5명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압수수색과 기소를 당했다.

 
 
▲ 인권보고대회 참가자들이 '세계인권선언'을 함께 낭독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명박 정부의 '인권탄압'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성훈 부지회장은 "타임오프제 등을 빌미로 한 노동권 탄압이 거세지고 있다"며 "금속노조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 당시 사문화됐던 국가보안법을 다시 꺼내 사회운동가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특히, 경찰들이 실적 쌓기 경쟁에 나서면서 무리한 법적용 사례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대구지부 박성애 교사(대구 옥산초)는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것을 가르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장애인지역공동체 박명애 대표는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보편적 복지가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침해사례 발언을 마치고 '세계인권선언문'을 함께 낭독한 뒤 인권보고대회를 마쳤다.

한편, '인권실천시민행동'와 '한국인권행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대구인권위원회'를 포함한 33개 단체는 지난 10일 '5대 인권뉴스'를 발표한데 이어, 18일에는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이주영화제'를, 19일에는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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