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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5년 갈등 풀릴까?

기사승인 2011.02.11  12: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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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탄압 백화점..해고자 복직" / 사측 "경영권 침해..복직 불가"


지역 대학병원의 노사갈등이 또 불거지고 있다. 올해는 영남대의료원이다. 지난 해에는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환자식당 외주화'를 둘러싼 해고 등으로 6개월 넘게 갈등을 겪었고, 경북대병원도 임단협 문제로 11월 열흘동안 파업을 벌였다.

영남대의료원은 노동자 해고와 임단협 문제로 2006년 파업 이후 5년째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사측이 기존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2010.8)하고 새로운 교섭안을 노조측에 제시한 반면, 노조는 이를 '개악'으로 보고 2월 14일부터 철야농성과 함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노조탄압 중단'과 '노사관계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노조는 '해고자 복직'을 주장하지만 사측은 '복직 불가'로 맞서고 있다. 또, 사측은 '경영권'에 해당한다며 단체협약의 인사.직제 개편 등에 대한 '노사합의' 부분을 '논의.협의' 등으로 바꾸자고 제시한 반면, 노조는  이를 '고용.복지' 문제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 맺은 단체협약에 대해 사측이 2010년 8월 '해지'를 통보한 가운데, 노사 양측은 이 단체협약의 만료일인 2월 22일을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2월 10일 오후에도 18차 교섭을 벌였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 김진경 노조위원장

노조는 지난 2006년 파업 이후 5년 만에 '쟁의행위'를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2월 14일과 1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또, 14일부터 병원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간다.

영남대의료원 김진경(41) 노조위원장은 "교섭이 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의 김종연(52) 기획조정처장은 "복직 불가"와 함께 "노조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노조는 "병원의 실질적 오너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며 "박 전 대표가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굉장한 오판"이라며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노조탄압' 논란도 거세다.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노조탄압의 백화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2차례에 걸친 단체협약 해지통보(2007년, 2010년) ▶노조간부 10명 해고, 28명 대량징계 ▶지노위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5명 재해고 ▶피켓팅, 선전전, 단체복 입기, 집회 등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불법으로 간주 ▶복직한 노조간부 재징계 ▶고소.고발 ▶조합비와 노조간부 개인통장 가압류 ▶빈번한 단협위반 등을 사례로 지적하며 "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노조탄압을 자행해 왔다"고 10일 병원 현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토했다.

영남대의료원 김진경 노조위원장과 김종연 기획조정처장에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 김진경 노조위원장

- '노조탄압'이라고 했다.
= 정말 수 없이 많다. 단협을 일방적으로 불이행하거나 해지 통보했고, 정당한 노조활동(집회.선전전.단체복입기.피켓팅)을 불법으로 간주했다. 해고자 10명을 비롯해 노조 전.현직 간부 28명을 부당징계했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간부 5명에게는 똑같은 내용으로 또 다시 해고했다. 2010년 대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7명 중 4명 승소, 3명 패소)을 받고 복직한 간부들을 또 징계했고, 같은 건으로 세 번씩이나 징계를 받기도 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공작해 950명이던 조합원이 90명으로 줄었다. 3명은 아직까지 복직되지 않고 있다.

- 노조탈퇴 강요.공작?
= 2006년 950명이던 조합원이 지금은 90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20명정도는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다. 보통 조합원 탈퇴서는 노조사무실에 찾아와 전하는데, 그동안 탈퇴하겠다고 찾아온 조합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전부 우편으로 노조를 탈퇴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심지어 하루에 100명정도가 한꺼번에 내용증명을 보내올 때도 있었다. 그 무렵(많이 탈퇴하던 시기)에 각 부서에는 탈퇴 사유나 양식이 버젓이 나돌기도 했다. 사측에서 탈퇴 공작과 강요가 아닌가. 안 그러면 어떻게 한꺼번에 탈퇴서를 내겠는가.

- 단체협상, 뭐가 문제인가
= 사측이 2007년에 이어 2010년 8월에도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했다. 두 번이나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하는 건 전국에서 유일하다.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리고, 사측이 이번에 낸 단협안을 보면 '노사합의'란 말이 다 빠져있다. 기존 단협에는 인사나 고용, 조직.정원축소, 임금체계 같은 사안에는 '노사합의'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합의'란 말을 '협의'나 '논의'로 바꿔놨다. 노사 합의가 안될 때는 사측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다. 사측은 이런 부분을 '경영권'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고용.복지' 문제로 본다. 관점의 차이가 크다. 그런데 사측은 이런 단협안을 100%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한 마디로 노조활동을 축소시키려는 '개악'이다.

- 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찾아가나?
= 영남대의료원은 영남학원 소속이고 영남학원의 실질적 오너는 박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의 절반을 박 전 대표가 임명하기 때문에 실질적 오너 아닌가. 지난 해부터 의료원장이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현 의료원장의 권한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본다. 영남대 이효수 총장을 찾아가 3개월 동안 매일 피켓팅을 했지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의료원 노사관계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 노조 방침은?
= 2월 14일과 15일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다. 그리고 14일부터 영남대의료원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몇 년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다시 하고자 한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적극 연대하겠다.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기에 끝까지 하려고 한다. 우리가 환자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부끄럽지 않은 활동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돌아가겠다.

= 영남대의료원 김종연 기획조정처장

- 단협안에 '노사합의'란 말을 빼고 논의.협의로 제안했는데?
= 원칙적으로 인사 문제는 경영권에 해당한다.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조정하자는 말이다. 그리고, 노사합의란 문구는 아니지만 '성실히 논의 후'라든가 '사전협의'라는 말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노조와 협의하고 논의한다. 문구를 이유로 탄압이라 하는 건 맞지 않다

- 2007년 해고된 10명 가운데 3명이 복직되지 않았다.
= 솔직히 그 3명의 복직은 불가하다. 2006년에 무려 105일간이나 파업을 주도한 사람들이다. 당시 파업으로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10여년 전에도 그 사람 중에 2명을 해고했다 복직시킨 적이 있는데, 복직된 뒤에 다시 파업을 주도했다. 병원에 큰 해를 끼쳤고 다시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대법원에서도 이미 판결(2010.해고무효소송 원고 패소) 났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도 없다.

- '노조 탈퇴'를 강요하거나 공작했나?
=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조합원 탈퇴나 노조 활동에 하나도 간섭한 게 없다. 탈퇴는 순전히 조합원 개인 의사다. 조합원들이 탈퇴서를 우편으로 보냈다는데, 그건 같은 직장 동료로 서로 아는 사이들이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기 뭣해 우편으로 보냈지 않겠나. 요즘 세상에 그런 짓(노조원 탈퇴 강요)하면 당장 난리가 난다.

- 단협을 2번(2007,2010년)이나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데?
= 2007년은 내가 맡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2010년은 일방적 해지가 아니었다. 당시 노사간에 실무교섭을 70여차례 했고 본교섭도 10차례가 넘었다. 적어도 80번 이상 교섭했지만 너무 진전이 없었다. 그래서 해지 통보를 했다. 절대 일방적 해지는 아니다. 경영진도 빨리 교섭이 끝나기를 바라지 않겠나. 한편으로 보면 '해지'가 노조에 대한 압박 수단이었다. 노조도 좀 성의를 가지고 교섭해 나서달라는 말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게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노조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 굉장히 오판이다. 내가 병원의 2인자 격인데, 그동안 박 전 대표가 우리 병원에 온 적도 없고 어떤한 격려나 간섭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노조가 그렇게(박 전 대표에게 요구) 하는 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또, 유력한 정치인을 거론할수록 병원 명성에는 금이 가게 돼 있다. 노조는 박 전 대표를 실질적 주인이라고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주인이면 왜 간섭하지 않겠나.

- 노조가 14일부터 철야농성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 노조의 압박수단 아니겠나. 사측의 어떤 탄압도 전혀 없을 것이다. 현재 집행부(사측)는 도덕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노조를 대하고 있다. 노조의 쟁의행위가 적법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지나치면 불신과 갈등을 부를 수 있다. 노조가 유연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 노사 갈등이 5년째 이어지고 있고 2월 22일이면 현 단체협약이 만료된다.
= 노사 이견이 많이 좁혀졌다.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사측도 전향적으로 임하고 있다. 직원들 복지를 위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병원 경영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 노조도 좀 유연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타결 가능성이 있다. 성실히 교섭해 타결되도록 노력하겠다.

 
 
▲ "영남대의료원 노조탄압 중단과 노사관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2011.2.10 영남대의료원 1층 로비)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함철호 대표
한편, 대구경북진보연대와 민주노총을 비롯한 10여개 단체는 10일 영남대의료원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단압 중단"과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영남학원의 실질적 오너"라며 "노사관게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인권운동연대 함철호 대표는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냐"고 비판했다. 특히, "여기에는 분명히 배후가 있고 그 배후는 박근혜 전 대표"라며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어떻게 노동자 서민을 학대할 수 있으냐"고 말했다.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도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박탈하고 있다"며 "공공의료체계가 '의료산업'이라는 돈 벌이 위주로 급격히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2011.2.10 영남대의료원 1층)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 "영남대의료원 노조탄압 중단과 노사관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2011.2.10 영남대의료원 1층 로비)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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